조달청 납품 PC, 객관적인 성능 검증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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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납품 PC, 객관적인 성능 검증 필요하다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6.03.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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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종합 성능 분석하기
PC를 판매하는 업체에서 개인 소비자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에 수십 대, 혹은 중견기업에 백여 대를 납품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기업이 클수록 한 번에 구매하는 규모가 커진다. 이 중 가장 큰 규모로 납품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정부를 상대로 조달청에 납품하는 것이다. 가장 최근의 입찰 공고가 x86 아키텍처 기반에 동작 속도 2.1GHz 이하의 제품으로 수량이 1천 대, 추정 가격은 77억 원에 달한다.하지만 공급자 계약 절차를 보면 입찰부터 계약까지의 과정 중 PC의 성능이나 상태를 점검하는 항목은 빠져 있다. 구매 담당자 역시 PC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명확하지 않아 객관적 성능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적게 잡아도 억 단위가 오가는 거래, 그것도 세금이 사용되는 곳에서 주먹구구식의 거래가 이뤄지면 안 된다.

PC간 성능비교의 정확한 기준이 없어

조달청을 통해 나라장터 쇼핑몰에 등록돼 있는 PC 항목을 보면 여러 목록 중 데스크톱 컴퓨터가 보인다. 30개가 넘는 업체들이 나라장터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 2012년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이후 대기업은 여기에 지원할 수 없다. 지난해 대기업이 PC 시장에 다시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데스크톱 쇼핑몰 리스트 중 한 업체를 클릭해 판매 중인 제품들을 살펴봤다. 조립 PC 특성상 다양한 업체의 부품을 사용해 소비자 입장에서 넓은 스펙트럼의 사양을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업체의 부품이 사용되는 만큼 정확한 정보와 사양을 비교하기가 어렵다. 조립 PC의 장점은 업무의 정도와 형태에 따라 입맛대로 사양을 선택해 효율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한 데 있다. 하지만, 다양한 PC 중 정말 좋은 성능의 제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정부 입장에서 업무의 정도와 형태에 맞는 PC를 구입하게 위해선 조금 더 명확하고 확실한 성능 비교의 기준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객관적 성능 지표 필요하다
국가기관에서 구매하는 수량은 보통 100대 단위인데, 나름의 기준에 따라 성능의 차이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가 고성능, 혹은 게이밍 PC로 볼 수 있는 정도의 고성능 제품의 수요는 매우 적고, 대부분의 수요는 업무용이다. 현재 나라장터의 종합쇼핑몰에 데스크톱으로 등록된 제품이 약 1,300여 개, 이 중 약 30%가 판매가 80만 원 이하의 제품들이다. 1백만 원을 넘는 제품은 이보다 많은 40% 정도였으나, 제품 단가가 높을수록 개인구매보다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i7-4790과 4GB RAM, GT730 등이 조합된 PC의 가격이 120만 원을 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 PC들이 제 값을 하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조합에 따라, 가격대에 따라 성능 변화의 폭이 무척 큰데다가, 같은 제품을 사용해도 브랜드가 다르면 성능도 조금씩 달라 정확하고 절대적인 성능 지표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각종 벤치마크 프로그램도 CPU, VGA 등 개별 성능을 파악하는 용도여서 종합지수처럼 PC의 종합 성능을 파악하려면 다수의 프로그램을 종합해야 한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한 명의 심사위원으로 여겨 5개 프로그램의 점수를 합산하는 것도 형평성이 떨어진다. 
결국 PC의 종합 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하나의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 현재 PC의 종합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데, 벤치마킹 컨소시엄 BAPCo의 프로그램 ‘SysMark 2014’가 PC 종합성능지수를 나타내 주는 적절한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다. 오피스, 미디어, 데이터/재무분석 등 3개 항목으로 표준 점수 대비 PC 성능 점수를 나타내 준다. 2개 항목이 업무 관련 프로그램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어 국내 조달청에 등록되는 PC의 테스트 프로그램으로 적절하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BAPCo의 홈페이지에선 프로그램 설명과 함께 몇몇 PC의 스펙과 해당 PC의 테스트 결과를 볼 수 있다.

 
▲ 현재 최신버전은 SysMark 2014다. BAPCo 홈페이지에서 조건에 맞춰 구매할 수 있다. 설치는 일반 프로그램 설치와 같다. 
▲ SysMark를 실행하면 위와 같은 창이 뜬다. 삼성, MS, 소니, HP, 인텔, 도시바 등 많은 업체들이 이 프로그램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Office Producitivity(업무 프로그램 성능), Media Creation(그래픽 프로그램 성능), Data/Financial Analysis(사무 차트 처리 속도) 등 3가지 테스트 항목이 보이고, 각 테스트 결과를 저장할 수 있다. 아래에 2개의 체크 항목이 있는데, 오른쪽 Process Idle Tasks 항목은 PC의 백그라운드 프로그램을 모두 강제로 멈춰 idle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이 항목은 테스트가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해제하는 것이 좋다. 
▲ SysMark 2014의 테스트는 표준 PC 시스템에 1000점의 기준 점수를 주고, 테스트 PC의 결과를 상대적인 수치로 분석해 나타내 준다. 3개 항목의 개별 점수와 종합 점수를 볼 수 있어 업무용 PC의 종합 성능을 판단하기 좋다. 현재 나라장터 쇼핑몰에 등록된 PC의 숫자가 매우 많고 앞으로도 계속 추가돼 담당자의 업무가 늘겠지만, 적어도 객관적 성능 지표를 통해 부당한 가격에 거래돼 세금이 낭비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 국내 정식 출시된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영문판을 사용해야 하는 것은 단점이다. BAPCo 홈페이지에선 Sysmark 2014로 테스트한 다양한 시스템의 결과 점수를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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