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열이면 소리가 반
게임은 스토리텔링, 그래픽, 콘텐츠,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이 집약된 종합 문화콘텐츠다. 기자 개인적으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토리, 그래픽, 그리고 소리라고 생각한다. 캐릭터들의 목소리부터 효과음, 배경음, OST까지, 소리가 게임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히 크다. PC 사운드의 명가 사운드블라스터에서 새로 게이밍 브랜드 ‘사운드 블라스터 X’를 론칭했다. 온전히 게임에 최적화된 ‘사운드 블라스터X H5’(이하 H5), 그리고 H5를 더욱 강력하게 서포트해 주는 앰프이자 외장형 사운드카드 ‘사운드 블라스터X G5’(이하 G5)를 조합해 보자. 지금까지 즐겼던 게임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게임을 즐길 때, 특히 FPS나 어드벤처 게임에 집중할 때 중요한 것은 게임 내 효과음이다. 적이 어디서 다가오는지, 전방의 트럭 뒤에 숨어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자 할 때, 오감 중 가장 먼저 청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한 때 5.1채널, 7.1채널 스피커가 대유행했던 것도 게임을 비롯해 음악, 영화 등의 콘텐츠를 즐길 때 더욱 뛰어난 공간감을 얻기 위해서였다.일반적으로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이 소리에서의 공간감을 느끼기 더 수월하다. 이는 기기의 성능 차이도 있지만 귀가 소리를 모으는 범위도 영향을 미친다. 아래의 귀 구조도를 참조하자. 이어폰은 오픈형과 커널형 모두 외이도(Ear Canal)의 바깥쪽에 유닛을 고정하는데, 이는 소리를 고막(Ear Drum)에 더 가까운 위치에서 소리를 내 주는 방식이다. 이는 여러 소리를 구분해 듣는 것에는 좀 더 유리할 수 있지만, 소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귓바퀴(Outer Ear)를 활용하지 못한다. 게다가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고막에 가까운 곳에서 직접 소리를 내기 때문에 고막에 데미지를 누적시켜 청력이 저하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귀 전체를 덮는 헤드폰의 공간감이 더 우수한 것은 소리를 귓바퀴 전체에 전달시켜 귀가 능동적으로 소리를 받아들여 고막에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비슷한 성능의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해 같은 영화를 보게 되면 그 차이를 조금 알 수 있다. 물론 다이나믹 드라이버가 탑재된 수십만 원대의 고가 이어폰은 그 공간감도 귀 속에 제대로 전달해 준다. 하지만 아무래도 유닛에서 공간감을 만들어 전달하는 것과 귓바퀴에서 자연스럽게 모아서 전달하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전문가급 게이밍 헤드셋
사운드 블라스터X H5
▲ 왼쪽 유닛의 하단에 3.5mm 단자가 모여 있다. 사진 상으로 위쪽 포트가 메인 케이블 포트이고, 아래쪽 포트는 마이크 연결 포트다. 평소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떼어놓을 수 있고, 헤드폰-마이크 분할 케이블도 연결해 둘 필요가 없다. 다만 메인 케이블이 약간 짧은 편이어서 연장을 위해 사용하는 건 관계없다.
▲ 메인 케이블에 달려 있는 리모콘. 스마트폰에 연결했을 때 전화를 받고 끄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측면 다이얼로 볼륨 조절, 상단의 스위치로 마이크를 on/off할 수 있다. 평소 스마트폰보다는 PC에 연결해 두는 경우가 많고, 볼륨 역시 앰프에서 조절하는 것이 간편하다. 리모콘의 경우 마이크 기능 on/off 스위치만 신경 쓰면 된다.
▲ 유닛에 탈부착할 수 있는 마이크는 주변의 소음을 감소시켜 사용자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전달해 준다. 영화나 음악을 감상할 때는 마이크를 분리시켜 오리지널 헤드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 외부에서 착용하는 것보다는 실내에서 소리를 제대로 듣고 싶은 사람들이 찾을 만한 헤드폰이다.
▲ H5는 유닛이 귀 전체를 덮는 이어컵 디자인이다. 무척 부드러운 재질의 헤드밴드는 탄력이 좋아 기자처럼 머리가 큰 사람도 조이지 않게 착용할 수 있고, 버릇처럼 유닛을 양쪽으로 들어 올려도 곧 제자리를 찾아온다. 컵이 큰 편이어서 착용하면 적어도 오픈형 이어폰을 착용한 만큼의 차음성은 확보할 수 있다.
외장형 앰프·사운드카드
사운드 블라스터X G5
▲ 사운드 블라스터는 좀 더 폭넓고 수준 높은 게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게이밍 브랜드 ‘사운드 블라스터X’를 내놓았다. 헤드폰 앰프이자 외장형 사운드카드인 ‘G5’는 PC는 물론 TV, PS4, Xbox One 등 다양한 기기에 연결해 최대 600ohm의 고 임피던스 헤드셋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상 효과로 서라운드 7.1채널을 지원해 게임 속 환경에서 어떤 방향으로 적이 다가와도 알아채고 머리에 총알을 박아줄 수 있다.
▲ USB로 PC에 연결하고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곧장 사용할 수 있다. 입력은 3.5mm 듀얼 포트와 함께 USB, 광 입출력 단자도 지원한다.
▲ 메인 포트가 있는 측면의 가운데에는 커다란 볼륨 조절 다이얼이 있다. 이 다이얼로 PC의 메인 볼륨을 2 단위로 조절할 수 있는데, 걸리는 느낌이 없는 점은 조금 아쉽다.
▲ 측면 하단에는 다양한 기능 스위치가 자리 잡고 있다. 스카우트 모드는 FPS 게임에서 발걸음 소리, 장전 소리 등 미세한 효과음을 증폭시켜 적의 위치를 수월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SBX 모드는 사운드 블라스터 고유의 서라운드 기술로, 공간감을 더욱 실감나게 키워 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Gain 스위치는 G5에 연결된 헤드폰의 저항 값에 따라 조절해 주면 된다. L 측은 32~150Ω, H 측은 150~600Ω을 지원한다.
H5-G5 조합을 더욱 강력하게
BlasterX Acoustic Engine Pro
▲ G5에 H5를 연계하고, 사운드 블라스터X의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 ‘BlasterX Acoustic Engine Pro’를 설치하자. 앰프와 헤드폰을 인식한 소프트웨어는 H5를 더욱 강력한 음향기기로 만들어 준다.
▲ 데모 테스트를 통해 가상 7.1채널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헬리콥터 아이콘을 드래그하면 해당 위치에서 로터 소리가 들리는데, 위치를 옮길 때마다 헬리콥터가 사용자의 주위를 호버링하는 듯한 효과가 뛰어나다.
▲ 서라운드, 선명도, 베이스 등 다양한 설정으로 H5의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려 보자. 각 항목들은 위의 FPS, 영화, 음악 테스트 음향을 들으면서 최적의 설정을 찾으면 된다. 이 숫자들의 경우 사용자마다 선호하는 취향이 다르다. G5에 3가지 설정을 저장해 두고 상황에 따라 바꿔 사용할 수 있으니, 충분한 시간을 들여 상황에 딱 맞는 설정을 찾아보자.
▲ 위 사진처럼 설정 값을 맞춘 뒤 최근 빠져 있는 드림 시어터의 라이브 앨범 ‘Breaking The Fourth Wall Live’을 감상했다. 약간 과한 정도로 볼륨을 키우니 마이크 맨지니가 기자의 바로 뒤에서 드럼을 두들기는 것 같은 공간감이 몰려왔다. 귀 전체를 울리는 타격음이 거슬리지 않을 만큼 좋았고, 파트별 악기 소리와 제임스 라브리에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헤드폰인 만큼 커널형 이어폰보다 베이스 효과가 약한 점은 좀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옵션에서 베이스 수치를 너무 높이면 소리가 멍멍해진다. 선명도는 음악 감상에선 약간 낮게 설정하는 게 더 나은 듯하다.
▲ 게임은 스토리 모드를 완주하고 타임어택 모드에 열중하고 있는 ‘라이즈 오브 더 툼 레이더’의 마지막 챕터를 진행했다. 실외에서 헬리콥터를 격추시키고 쏟아지는 총알을 피해 사원 안으로 대피하기까지, 헤드폰 전체에서 라라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FPS나 어드벤처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다가오는 적의 발걸음 소리로 선제공격을 하기까지는 꽤나 수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구석에 숨은 상황에서 헬리콥터가 어디에 있는지는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게임 전반에 깔리는 효과음과 음악이 더 잘 들려 몰입도를 높여줬다. 스토리 모드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이미 스토리를 알고 있다는 식상함을 수준 높은 음향이 덮어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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