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라고 무시하지 말라
스마트폰과 함께 동봉되는 번들 이어폰은 무료로 제공하는 만큼 고가는 아니다. 간혹 LG전자의 G5나 V20처럼 유명 음향기기 브랜드와 협업해 20~30만 원 상당의 프리미엄 이어폰을 번들 이어폰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보통 5만 원 이하의 제품을 사용한다.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공짜라 하면 싸구려라는 인식이 강해 번들 이어폰도 좋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이어폰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으며 일부는 값이 좀 나가는 이어폰 못지않은 성능을 보여준다고 평가받기도 한다.번들 이어폰 3대장
가장 잘 알려진 번들 이어폰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브랜드인 삼성, 애플, LG의 제품들이다.삼성은 자사의 이어폰 시리즈 ‘EO’를 번들 이어폰으로 제공한다. 현재는 ‘EO-EG920’를 갤럭시 S6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세미오픈형 타입으로 커널형처럼 귓속으로 들어가지만 커널형에 사용되는 실리콘 이어캡이 없는 독특한 외형이다. 이중 돔 방식의 진동판을 채택해 중저음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애플도 마찬가지로 세미오픈형 이어폰인 ‘이어팟’을 제공한다. 아이폰5 출시 당시 함께 공개됐으며 번들 이어폰답지 않은 성능으로 현재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소리를 구현하는 면에 있어선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착용감에 따른 호불호가 강하며 커널형은 아니기 때문에 차음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LG는 V10까지 ‘쿼드비트’ 시리즈 이어폰을 제공했다. 쿼드비트는 10만 원대 이어폰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는 소문이 돌면서 품귀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어느 정도 거품이 있었지만 번들 이어폰임을 고려했을 때 고성능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고, 이후 3세대까지 출시되며 꾸준히 호평을 받았다. 현재는 쿼드비트 시리즈가 아닌 프리미엄 음향기기 전문 기업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제작한 이어폰을 G5와 V20의 번들 이어폰으로 제공하고 있다.음질의 시작은 파일 포맷부터
음악을 듣기 위해선 음악 파일이 필요하다. 요즘은 대체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재생되는 음악이 어떤 파일인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이 파일 포맷이 결국엔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재료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이어폰을 사용해도 저음질의 음원을 사용하면 질 낮은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MP3 파일이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MP3 플레이어나 휴대폰에 지원되는 포맷 종류만 봐도 수많은 음원 파일 포맷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자가 사용하는 MP3 플레이어 ‘코원 M2’는 MP2, MP3, WMA, OGG, FLAC, APE, WAV의 총 7가지의 오디오 파일 포맷을 지원한다. 각 파일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MP3
MP2와 MP3는 MPEG-1 Audio Layer-2, MPEG-1 Audio Layer-3라고도 불린다.MPEG-1은 멀티미디어의 표준을 개발하는 동화상 전문가 그룹 MPEG가 만든 동영상 및 멀티미디어의 규격이다. 그중 오디오 규격에는 Layer-1, Layer-2, Layer-3가 있고 각각 MP1 MP2 MP3라고 말한다. 3가지 모두 손실된 오디오 압축 코덱이며 MP3가 음악 파일 포맷으로 널리 알려진 것에 비해 MP3의 전 세대인 MP2는 조금 낯설 수 있는데 여전히 오디오 방송에서 주요 포맷으로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대중화된 MP3는 PCM(펄스 부호 변조,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전송한 후 수신할 때 다시 아날로그 신호로 변경하는 방식) 오디오 데이터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전부 잘라내 용량을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MP3 파일 내에서도 비트 전송률에 따라 품질이 달라진다. 32kbps에서 320kbps까지 다양하게 나뉘는데 보통 음악 서비스 사이트에서 지원하는 MP3 비트 전송률은 128kbps/192kbps/320kbps 세 가지다. 128kbps와 192kbps은 실제로 구분하기 힘들지만 비트 전송률이 2배 정도 더 큰 320kbps와의 차이는 확실히 느껴진다.MP3가 손실된 압축 파일이라는 것 때문에 음질이 좋지 않다는 논란이 있지만 320kbps와 무손실 음원과의 차이를 잡아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 이유는 원음에서 잘라낸 오디오 정보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인 20Hz~20,000Hz를 벗어나는 영역이고 강한 소리에 묻혀 들을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분을 하지 못 할 뿐이지 음질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FLAC
고음질에 대한 수요가 늘자 원음 전용관을 만들어 FLAC 파일을 지원하는 음악 서비스 사이트들이 많아졌다. FLAC는 MP3와 마찬가지로 오디오 데이터를 압축한 파일이지만 손실이 아닌 무손실 포맷이다. 30~50% 정도 압축되며 (손실 압축 파일의 경우 80% 정도가 압축된다.) 효율적으로 오디오 데이터를 압축하기 위해 특수 설계된 파일이다. 무손실 음원이기 때문에 원본 파일 복구도 가능하다.FLAC 수요가 적었던 과거에는 지원 기기가 미미했지만 요즘은 대다수의 음향기기에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원하지 않는 기종이 있으니 음원 파일 구매 시 반드시 지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인데 아이폰에서 FLAC 파일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FLAC 재생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설치해야 한다.음악 서비스 사이트들은 FLAC 파일(16bit)을 MP3 파일 보다 비싼 900원(2016.12.9 기준)에 판매하고 있다. 그럼, 고음질로 음악을 듣기 위해 FLAC를 따로 살 필요가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무손실 압축 파일 FLAC와 손실된 압축 파일 320kbps MP3의 차이를 구분하기는 힘들다. 본인이 사용하는 음악 재생 기기와 이어폰/헤드폰으로 동일 환경에서 두 음원 파일을 들어보고 차이가 확실히 느껴진다면 FLAC 파일을 이용해도 좋지만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면 굳이 돈을 더 들여가며 FLAC 파일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음질만 고려한다면 차이도 미세하고 용량도 훨씬 큰 FLAC가 불리하지만 MP3보다 재생 시 필요한 자원이 적기 때문에 배터리 절약에 도움이 된다.WAV(WAVE)
CD 안의 음원을 컴퓨터로 옮기면 WAV 파일로 복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D 음질로 이야기되는 WAV는 비압축 파일이다. 압축을 거치지 않고 소리를 그대로 하나의 파일로 만든 PCM 오디오 데이터로 주로 프로그램 구동음이나 일반 녹음 시 많이 사용된다. 용량은 FLAC 파일 보다 약 두 배 정도 높으며 비트 전송률은 1,411kbps가 일반적이다.WMA, OGG, APE와 AAC
WMA는 Windows Media Audio의 약자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손실 압축 포맷이다. 64~65kbps를 대체로 사용하는데 그만큼 용량이 MP3의 절반 수준으로 작다. 음질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낮은 비트 전송률을 고려해 만든 포맷으로 MP3의 128kbps 파일과 비슷한 음질을 제공한다.음원 파일에서 OGG의 정확한 명칭은 Ogg Vorbis이다. OGG 자체는 오디오 파일이 아닌 오디오 데이터를 넣어 둔 상자로 음악은 물론 영상과 자막 파일도 넣을 수 있는 멀티미디어 컨테이너 포맷이다. OGG 안에 저장되는 오디오 코덱이 바로 Vorbis이다. (FLAC도 OGG 코덱에 포함돼 있다.) Ogg Vorbis는 MP3의 유료화로 특허권 문제가 생기자 MP3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500kbps까지 지원하며 MP3보다 압축률이 높고 음질도 더 좋지만 안정성 문제와 배터리 소모량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APE는 무손실 오디오 압축 코덱인 몽키스 오디오(Monkey's Audio)의 확장자 이름이다. 표준 코덱이 아닌 독자 코덱이며 인지도가 FLAC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이외에도 AAC(Advanced Audio Coding)라는 손실된 압축 포맷이 있다. MP3를 상당 부분 개선한 포맷으로 동영상 사이트나 음원 사이트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지원한다. 애플의 기본 오디오 포맷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들어보자
이번 기사에서 사용할 제품은 LG의 번들 이어폰 쿼드비트2다. 스펙을 자세히 보자면, 커널형에 다이나믹 유닛의 드라이버, 음압은 97dB/mW, 임피던스는 24옴, 주파수 대역은 20 ~ 20khz다. 1세대에 비해 저음과 고음을 개선했고 특히 고음을 자연스럽게 출력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가격은 2만 원대다.다른 고성능 이어폰과의 비교를 위해 3만 원 후반의 브리츠 P270(이하 브리츠)과 15만 원대의 JVC HA-FXT200(이하 JVC)도 함께 들어보았다. 브리츠는 10mm 드라이버 유닛, 음압 100dB/mW, 임피던스 32옴, 주파수 대역 20 ~ 20khz이고, JVC는 5.8mm 티타늄, 5.8mm 카본 유닛에 음압 105dB/mW, 임피던스 12옴, 주파수 대역 6 ~ 26khz이다.청음은 데스크톱 MSI 990FXA-GD65 메인보드에 내장된 Realtek HD Audio(ALC892) 사운드와 스마트폰 LG G3를 이용했다. 테스트 음악은 댄스곡 방탄소년단의 ‘피 땀 눈물’, 레이디 가가의 ‘John Wayne’, 록 음악 Halestorm의 ‘I Like It Heavy’이다.쿼드비트2와 브리츠의 가장 큰 차이는 드라이버 유닛이다. 음압과 임피던스는 음질을 책임지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살짝 제쳐두고 본다면 브리츠는 10m의 대형 네오디뮴 유닛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단한 저음을 출력하고 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어폰의 드라이버는 크기가 클수록 저음에 유리하며 섬세한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그렇다고 더 큰 드라이버를 탑재한 브리츠가 무조건 쿼드비트2보다 더 좋은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브리츠가 저음이 훨씬 잘 들리고 공간감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쿼드비트2는 상대적으로 보컬의 목소리가 더 깔끔하고 선명하게 들린다. 결국엔 가격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개인이 직접 들어보고 더 만족스러운 소리를 선택해야 한다.그럼 가격대를 크게 올려 15만 원대의 JVC는 어떨까? 브리츠와 쿼드비트2가 각각 장단점이 달라 호불호가 갈린다면 중고음을 위한 5.8mm 티타늄 유닛과 저음을 위한 5.8mm 카본 유닛을 탑재한 JVC는 저음역대부터 고음역대, 선명도는 물론 공간감까지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마치며
번들 이어폰은 저렴한 편에 속하며 그 가격대에 맞춘 설계로 음질의 한계가 분명 존재하지만 이는 10만 원 이하의 저가 이어폰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좋고 나쁜가는 청음 후 결정되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각 다르다. 번들 이어폰인가 아닌가를 떠나서 비슷한 가격대의 이어폰에서 소리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에는 오디오 파일 포맷이 있으며 MP3 128kbps에서 320kbps으로 바꿔도 더욱 풍성한 소리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버튼이 3개라 이전곡으로 가는 기능이 없는게 단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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