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안 볼 때 딴 짓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낙서 했다가 빨 리지우는아이들의태블릿펜다루는솜씨가예사롭지않다.

선생님이 한명씩 확인해 주는 시간에 아이들도 서로 답을 맞춰보 느라야단이다. 태블릿 PC 모니터들이선풍기처럼휙휙돌아간다.
“다풀었어? 화면좀돌려봐”
“잘모르겠어. 아, 여기 2도들어갈수있잖아.”
중간에 계속 PC가 말썽이라는 아이도 있다. 제 탓이 아니니까 더 억울한 표정이다. 문제 봐주기도 바쁜 선생님은 PC를 손봐야 할 때도적지 않다. IT 교단에 서려면 선생님도 배우고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아니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칠판 앞에 나와서 문제 풀기다. 출석번호가 겹치는 날 수학수업이 있으면 식은땀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전통이 어디 가 랴. 선생님의 호출에 아이는 분필 대신 노트북용 펜을 들고 칠판 화면에 답 을 적는다.
아는 문제였는지 쉽게 풀어나가며 여유롭게 웃음을 지었다. 혹 시나 수업시간에 인터넷에서 엉뚱한 짓을 하는 아이는 없는지 눈을 동그 랗게 뜨고 찾아봤다.
풍선 터트리기 게임 이후에 미련을 못 버렸었는지 도형 그리기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만 한 명보았을뿐이다.

재미있으니 집중력 높아
수업이끝나고, 교실맨뒤에앉아있는아이에게갔다. 수업내내집중하는모습이인상적이었던 가은이다.
“교과서보다 컴퓨터로 하는 게 더 좋아요. 재미도 있고 지우기가 너무 편해요. 저는 지우개를 좀 많이 쓰는 편이었 거든요. 마우스로 한 번만 누르면 지워지니까 귀찮지가 않아요.
가방도 많이 가벼워 졌어요. 컴퓨터 수업이 있는 날은 필통만 가져온 적도 있어요.
전 배우는 과목 중에 수학이 제일 좋아요. 수업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가는 것 같 아요.
”올해처음디지털수업을경험하고있는가은이는태블릿PC를아끼는인형마냥품에꼭안았다. 가은이와이야기를나누고있는데남자아이가할말이있는듯다가왔다. 수학을잘못한다는휘호다.
“저는 수학이 어렵긴 하지만 제일 좋아요. 예전엔 수학 시간이 진짜 안 지나가요. 그런데 요즘은 잘 몰라도 그냥 재미있으니까 잘듣게되요.
” 그래도 가끔 딴 짓 한다는 휘호는“
그건 진짜 졸릴 때 어쩌다 한번이에요. 컴퓨터야 집에서도 맨날 하는데요. 굳이 학교에서다른걸할필요가없어요. 컴퓨터로공부를하니까재미있어요, 요즘은공부가제일좋아요.
” 뒷말에 힘을 주는 것을 보니 그 말이 꼭 하고 싶었나 보다. 표정이 어찌나 해맑은지 수업이 진짜 재미었구나 하는 생각이절로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