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부터 의심스러웠던 타이틀
디클래시파이드는 E3 2012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첫 공개부터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소니가 2012년 6월, E3에서 진행한 발표에 따르면 2012년 추수감사절 시즌에 해당 게임을 PS Vita(이하 비타) 독점으로 발매한다고 밝혔다. 즉 첫 공개부터 발매까지 5개월 정도 밖에 기간이 남지 않은 샘이다. 그런데 소니는 어떠한 트레일러의 공개도 없이 게임의 로고만 공개했다.
그로부터 약 2달 뒤 소니는 독일의 게임쇼 게임스컴을 통해 디클래시파이드의 트레일러를 공개했고 비타 게이머들은 더 큰 절망에 빠졌다. 30프레임의 낮은 프레임, 스마트폰 게임보다 못한 그래픽, 그리고 개발사가 니힐리스틱이라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이다.니힐리스틱은 어떤 개발사?
니힐리스틱 소프트웨어는 1998년 3월에 설립된 미국의 비디오게임 개발사이다. 문제는 이들이 출시한 게임들의 퀄리티이다. 2000년부터 12년간 출시한 게임들 중에서 메타크리틱 기준 70점을 넘는 작품이 단 하나 밖에 없었고 나머지 게임들은 모두 50~60점의 낮은 점수를 얻었다.이번 리뷰에서 다루는 디클래시파이드는 메타크리틱 33점으로 대단히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메타크리틱 매체 리뷰 중 긍정적인 평가를 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결국 니힐리스틱은 디클래시파이드의 실패와 함께 2012년에 폐업했다.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개발사가 TPS로 개발되다가 취소된 스타크래프트 : 고스트를 담당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아마 출시됐더라도 블리자드의 흑역사로 남지 않았을까 싶다.빈약하고 부족한 게임 모드
우선 캠페인 모드는 블랙 옵스 1과 2 사이에 벌어진 일을 다루며, 액티비전이 직접 스토리의 검수를 진행했다는 소식으로 기대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캠패인 모드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것으로 유명했다.그런데 디클래시파이드의 캠패인 모드는 빈약하다. 스토리 상으로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다루는 것은 물론 볼륨 자체가 대단히 작다. 10개의 캠페인으로 구성되는데 3~5분 정도면 캠페인 하나를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이다.오죽하면 발매 당시 게임샵에서 디클래시파이드를 구매하고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길에 캠페인을 모두 클리어해 다시 게임샵으로 돌아가 디클래시파이드를 매각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멀티플레이 역시 문제가 많았다. 전통적인 콜 오브 듀티와 달리 최대 8인까지만 동시에 매칭이 가능했고 맵의 크기도 꽤 작았다. 그렇다고 맵의 종류가 다양한 것도 아니라 오래 즐기기는 어렵다.또한, 멀티플레이에 봇과 함께 싸우는 오프라인 모드가 없다는 점도 문제이다. 이 게임이 발매된 2012년은 LTE가 한창 보급 중일 때로 지금보다 쾌적한 와이파이를 잡기가 어려운 시기였다. 이동 중에 오프라인 멀티플레이라도 됐다면 즐길 요소가 약간은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블랙 옵스 시리즈의 상징인 좀비 모드가 없는 것도 상당한 마이너스이다. 특히, 캠페인 모드와 멀티플레이 모드 둘 다 빈약한 볼륨을 보이고 있기에 그 부재가 더 크게 느껴졌다.소니는 북미 시장에서 비타를 구원했을지도 모를 이 게임에 더 투자를 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비타는 지금쯤 그래도 괜찮았던 게임기로 평가받고 있지 않을까?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