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 하나로 흥망성쇠 맛본 온라인 게임계의 풍운아 - IT 기업의 숨은 족보 이야기 14 웹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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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 하나로 흥망성쇠 맛본 온라인 게임계의 풍운아 - IT 기업의 숨은 족보 이야기 14 웹젠
  • PC사랑
  • 승인 2009.07.1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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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과 선(禪)의 서양식 발음을 합성한 말. 선의 경지에 올랐다는 의미로 IT 기업의 선두, 글로벌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뜻.

뮤온라인
www.muonline.charislaurencreative.com


‘뮤’라고 불리는 미지의 대륙을 무대로 펼쳐지는 영웅들의 이야기. 국내 최초의 3D MMORPG다. 이용자는 흑기사, 흑마법사, 요정, 마검사, 또는 다크로드를 선택해 혼란에 빠진 뮤 대륙을 구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공격과 타격감이 특징이다.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많은 몬스터를 죽이느냐를 경쟁하는 <악마의 광장>, 마법 해골에게 빼앗긴 절대무기를 얼마나 빨리 되찾아오느냐를 판가름하는 <블러드캐슬>, 뮤를 하는 게이머들끼리 1:1로 서로 겨루는 <카오스 캐슬>, 게이머들끼리 팀을 짜서 겨루는 <환영사원> 등의 지역이 있다. 웹젠은 이 작품으로 코스닥과 나스닥에 나란히 상장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명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10년 동안 꾸준히 순위권을 지키는 근성을 보여주고 있다.

UP 최초의 3D 온라인 게임.
DOWN 자동 사냥과 현금 거래.

2000년
4월 웹젠 설립 
2001년
2월 <뮤 온라인> 비공개 테스트
5월  <뮤 온라인> 공개 테스트
11월  <뮤 온라인> 상용화 서비스
12월 <뮤 온라인> 문화관광부, 전자신문사,    스포츠조선 공동주최 ‘200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상(온라인부문) /
 특별상(그래픽부문) 수상 
2002년
7월 <뮤 온라인> 대만 인스리아와 라이센스 계약   체결
9월 중국 현지 합작 법인 나인웹젠 설립
 <뮤 온라인> 라이센스 계약 체결
11월 <뮤 온라인> 대만 상용화 서비스
 한국능률협회 주최 ‘한국벤처기업대상’   중소기업청장상 수상
12월 <뮤 온라인> 한국일보 주최
 ‘제2회 디지털 이노베이션 대상’ 종합대상 수상

델피아이


델피아이는 1인칭 액션게임 <나이트로 패밀리>를 개발해, 세계적인 게임유통업체인 THQ를 통해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 등에 수출한 업체다. 2003년부터 본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선 웹젠은 2004년 5월 델피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업권을 40억 원에 인수하고, <나이트로 패밀리>의 PC와 엑스박스, 온라인게임 판권과 <파르페스테이션> 등의 판권을 얻는다. 귀여운 캐릭터가 직업군을 선택한 뒤 장비와 아이템 등을 갖추고 던전으로 진입해서 전투를 벌이는 <파르페스테이션>은 웹젠의 게임 다양화 시도로 호평을 받았다. 한동안 회사 내부 사정으로 개발이 중단되었다가 다시 업그레이드 계획이 진행 중이다.

UP 게임 퍼블리싱 업체로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출발점.
DOWN 다양한 게임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함.

2003년
2월 <뮤 온라인> 중국 상용화 서비스
 <뮤 온라인> 일본 게임온과 라이센스 계약 체결
5월 코스닥 상장
6월 <뮤 온라인> 태국 뉴에라와 라이센스 계약 체결
7월  무선게임업체 ‘플럭스’ 인수
10월 ‘Venture Korea 2003 벤처기업대상’    벤처기업부문 산업포장 수상
12월 나스닥 상장
2004년
2월 <뮤 온라인> 일본 상용화 서비스
5월 <뮤 온라인> 필리핀 디지털 미디어    익스체인지와 라이센스 계약 체결
 개발사 ‘델피아이’ 자산 인수
7월 대만 현지 법인 ‘웹젠 타이완’ 설립 /개발사   ‘ROG’ 자산 인수
12월 딜로이트 투쉬토마스 선정 ‘2004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속 성장기업 500’ 7위

썬 온라인 (Soul of the Ultimate Nation)
sunonline.hangame.com


‘절대국가의 영혼’이라는 이름을 가진 게임. 우리나라에선 앞글자만 따서 <썬 온라인>이라고 부른다. MMORPG의 장점과 콘솔과 패키지 RPG의 장점을 극대화한 독특한 형태의 배틀존을 운영해 개성 있는 전투와 스토리를 구성한다. 진행 방식에 따라 미션, 헌팅, 이벤트로 구분된다. 미션 맵에서 이용자는 게임에 들어있는 스토리대로, 헌팅 맵에서는 캐릭터 성장에 초점을 맞춰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화려하고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이 자랑이다. 캐릭터도 무척 사실적인데 여자 캐릭터들의 의상이 선정적이어서 18세 이상 등급이 매겨지기도 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음악감독 하워드 쇼어가 OST를 제작하는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게임 제작에 참여해 국내외에서 관심을 받았다. 현재 <썬: 월드에디션> 버전을 서비스 중이며 한게임에서 만날 수 있다.

UP 화려한 그래픽과 개성 강한 캐릭터.
DOWN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과 차별성이 없다.

2005년
1월 미국 현지 법인 ‘웹젠 아메리카’ 설립
 <뮤 온라인> 필리핀 상용화 서비스
2월 영국 ‘리얼 타임 월드’와 <APB> 전세계   퍼블리싱 계약 체결
 웹젠 CI 변경
3월 <뮤 온라인> 2005 Q1 국가고객만족도 게임   MMORPG 부문 1위 수상
5월 <뮤 온라인> 베트남 FPT텔레콤과 라이센스   계약 체결
7월 <헉슬리> 미국 하드코어 게이머 매거진 주최   ‘E3 2005 베스트 온라인게임’ 선정
9월 <썬 온라인> 비공개 테스트
10월 <썬 온라인> 차이나조이2005 기대 게임으로 선정
 환경 미디어 주최 ‘2005 대한민국 친환경 기업’   대상 수상
11월 <헉슬리> 게임산업개발원 주최 ‘2005 플랫폼   다변화 우수게임 공모전’ 문화부 장관상 수상
 <썬 온라인> 지스타 주최 ‘2005 베스트 콘텐츠’   대상 수상
12월 <썬 온라인> 중국 더나인사와 라이센스 계약 체결
 <뮤 온라인> 미국 K2 네트워크와 라이센스   계약 체결

헉슬리
huxley.webzen.com


FPS의 전투시스템과 MMORPG의 성장 시스템을 잘 버무린 게임이다. 최대 5천 명이 동시에 접속해 플레이할 수 있으며 4명이 한 팀을 이루는 전술적 행동단위인 분대 전투를 지원하다. 게이머 1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4인의 분대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팀워크 플레이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캐릭터의 얼굴 표정과 눈빛 등의 생김새부터 무기, 방어구 아이템 등 전술적인 부분까지 자신의 개성을 살린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또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진화된 전투 시스템으로 두 장르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올해 1월 공개 테스트를 끝낸 <헉슬리: 더 디스토피아>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이전 버전에서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하고 FPS의 요소를 강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UP MNORPG와 FPS 장르를 합친 보기 드문 장르.
DOWN 콘텐츠가 부족하고 서버 렉이 잦다. 업데이트가 부족한 것도 아쉽다.

2006년 
2월 미국 RED 5 스튜디오 신작 게임 전세계   퍼블리싱 계약 체결
7월 <헉슬리> 미국 Play 매거진 주최 ‘E3 2006   어워드’ MMO Game of the show No.1 선정
10월 <Soul of the Ultimate Nation>과 <일기당천>   차이나조이2006 기대게임으로 선정
11월 <썬 온라인> 상용화 서비스
12월 정보통신부 주최 ‘제1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정보통신부장관상 수상
 <썬 온라인> 문화관광부, 전자신문사,    스포츠조선 공동주최            
  ‘2006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기술, 창작상   부분 게임사운드상 수상
2007년
2월 <헉슬리> 중국 더나인과 라이센스 계약 체결
4월 <썬 온라인> 대만 상용화 서비스
5월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 주최 ‘제1회   한류대상’ 기업부문 수상
 <썬 온라인> 중국 상용화 서비스
9월 <헉슬리> 비공개 테스트
10월 <썬 온라인> 일본 게임온과 라이센스 계약 체결

NHN 게임스
www.nhngames.com


2008년 4월 NHN 게임즈가 웹젠을 인수한다는 설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NHN과 웹젠은 NHN의 미국법인 NHN USA가 <헉슬리>의 미주, 유럽 지역 배급을 맡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같은해 9월 NHN 게임스는 웹젠의 지분 23.7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었다. 웹젠의 사업 방향은 변하지 않았지만 NHN 퍼블리싱사업그룹 출신 김창근이 전문 경영인으로 취임하고 김남주는 개발자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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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썬 온라인>일본 상용화 서비스
5월 <헉슬리> NHN USA와 미주 유럽 라이선스 계약   체결
 웹젠 타이완 5월 <미니파이터> 대만 내 상용화   서비스
6월  헉슬리 공개 테스트
9월  NHN 게임스로 최대 주주 변경
10월 김창근 대표이사 취임
12월 <헉슬리> 2008 대한민국 게임 대상 ‘게임   그래픽 부문’, ‘게임 사운드부문’ 2개 부문 수상

앞으로의 계획


<뮤 온라인>은 자체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세계 100여 개국, <썬: 월드에디션>은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썬: 월드에디션>은 2010년 글로벌 서비스 완성을 목표로 꾸준히 수출되고 있고, 5월 말에는 NHN USA와 북미, 유럽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헉슬리: 더 디스토피아>는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이며, 지난 6월 4일 북미에서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를 실시해 현지 게이머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캐주얼 게임 <파르페 스테이션>은 2011년 공개를 목표로 액션 MMORPG 형태로 변신 중이다. <T-Project>는 2010년 첫 공개를 목표로 북미 ‘Red5 스튜디오’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일기당천’ 등 중단되었던 프로젝트 역시 사업성 검토 뒤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2009년 
1월 <헉슬리: 더 디스토피아> 신규 스크린샷 공개
4월  글로벌 포털 티저사이트 공개
5월 <썬: 월드에디션> 글로벌 진출. 북중미, 영국   퍼블리싱 계약 체결
6월 <헉슬리: 더 디스토피아> 북미 1차    비공개테스트(CBT)를 실시

비하인드 스토리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을 웹젠이 몸소 실천하고 있다. 9년 동안 수많은 게임들이 개발되었지만 맏형인 <뮤 온라인>을 따라갈 동생들이 없다. 기대가 컸던 차기작 대부분이 호평은 받았지만 더딘 업데이트와 부실한 운영으로 실망을 안겼다. 

<뮤 온라인>으로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웹젠은 벤처 열풍이 불었던 2000년 초반 열정 넘치는 3명의 개발자가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된다. 창업멤버이며 2대 CEO인 김남주는 미리내소프트에서 일하던 중 하이텔 게임동호회 출신인 조기용을 만난다. 둘은 같은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다가 3차원 슈팅 게임을 만들기로 마음을 모은다. 1999년, 그들은 애니메이션 효과와 섬세한 그래픽을 들어간 4가지 게임을 개발하지만 생각 외로 반응은 좋지 않았다.

2D가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그들의 전략은 먹혀들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에는 3D 게임을 돌릴 만한 PC를 가진 유저들도 찾기 힘들었다. 새로운 게임 개발에 목말라 있는 이들은 전략을 수정해 시장에 팔릴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로 한다. 1999년, 마지막 창업 멤버인 송길섭이 합류하며 웹젠의 틀이 갖추어졌다. 3명은 3D 게임 개발에 의견을 모으고, 회사를 설립한다. 2000년 4월, 예술의 전당 앞에 10여 평 남짓한 사무실을 얻고 ‘웹젠’의 이름을 걸었다. 웹젠의 주목적은 게임개발이지만 회사를 세운만큼 경영자가 필요했다. 김남주는 미리내소프트에서 3년간 근무한 뒤 외국계투자회사에서 투자심사역으로 일했던 이수영을 적임자라 판단하고 경영을 맡겼다.


2008년 10월부터 웹젠을 이끌고 있는 김창근 대표.

온라인 게임시장을 뒤 흔든 <뮤 온라인>

‘스타워즈 마니아’였으며 어릴 때 꿈이 태권V를 만드는 것이었을 만큼  SF에 심취해 있던 창업멤버 3인방은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SF 판타지를 콘셉트로 잡았다. 그리고 여러가지 자료를 조사해 전설의 대륙, 뮤(MU)를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월요일에 출근해서 토요일에 퇴근하는 생활을 8개월 동안 하며 <뮤 온라인>에 총력을 기울였다. 물론 잘 해보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들에게는 <뮤 온라인>말고는 기댈 것이 없었다.

당시 생겨나던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은 명문대나 대기업 출신들이 세운 회사가 많았다. 때문에 자금과 학연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구조였다. 하지만 김남주와 송길섭은 고졸자였고, 조기용도 대학 중퇴였다. 서로를 의지하고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것 밖에는 길이 없었다. 훗날 학력과 관계없이 대작 게임을 만든 이들의 성공 이야기는 책으로 엮어져 나오기도 했고, 드라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국내 최초 ‘풀 3D 롤플레잉게임’ <뮤 온라인>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뮤 온라인>는 등장부터 화려했다. 10개월간 베타서비스를 마친 뒤 유료화를 시작한 첫 달 수입만 30억 원에 달했다. 3년간 투자한 개발비를 한 달 만에 회수하며 바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당시 온라인 게임 강자였던 리니지를 바짝 추격하며 2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국내 온라인 게임 분야 5위에 들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업계 최고의 조건으로 대만과 중국 진출에 성공하며 국내 게임업계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뮤 온라인>은 PC방의 단골 메뉴이며 웹젠의 주 수입원이다. 

<뮤 온라인>으로 쾌속순항을 하는 도중 2002년 창업 멤버와 이수영 대표 사이에 분열이 일어난다. 웹젠의 1대 CEO인 이수영 대표는 발레리나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 말고도 <뮤 온라인>의 성공 주역, 전신 마비에 걸린 검사와 결혼, 500억 원대의 갑부 등으로 늘 화제를 몰고 다녔다. 벤처계의 신데렐라 이수영은  2002년 9월 횡령 사건에 휘말렸다. 발레리나 출신의 여성 CEO가 주주총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경영권 박탈이 부당함을 알리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4년 4월 30일 웹젠은 <뮤온라인>의 성공으로 코스닥에 이어 나스닥까지 상장했다.

“2002년 당시 코스닥 심사에 들어가면서 회사 대여금에서 문제가 발생했던 거예요. 하지만 ‘코스닥위원회에서 등록 심사를 담당하는 믿을 만한 사람이 ‘이수영 사장이 사임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종용하는 바람에 일단 서류상으로 제가 대표이사직을 내놓고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엔지니어 중 최연장자를 대표이사로 앉혀서 코스닥 등록 서류 심사를 받았던 거죠”
-2004년 이수영 전 대표의 신동아 인터뷰에서- 

함께 일을 시작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새도 없이 이수영 전 대표는 웹젠을 떠났고 김남주는 울며 겨자먹기로 대표직을 맏게 된다.  

내부에 혼란이 있긴 했지만 <뮤 온라인>의 인기는 계속되었다. 16개월 만에 코스닥 상장이라는 명예로운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웹젠은 나스닥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1,000억 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런 좋은 날들만 계속되면 좋겠지만 유저가 많아지고 게임에 욕심이 생기면 꼭 생겨나는 것이 아이템 현금 거래다. <뮤 온라인>도 이를 피할 순 없었다.

초반부터 불법 아이템 거래자와 관련 업체를 고소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또 특정 장소에서만 같은 몬스터가 반복해 등장하는 문제도 있었다. 당연히 특정 장소만 지키면서 자동 사냥을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 게임의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아이템이나 캐릭터 키우기에만 몰두하는 ‘꾼’만 늘어났다. 이를 막기 위해 여러 수단을 도입했지만 돈이 되지 않자 게이머는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 
정상의 자리에 빨리 올라갔던 탓일까.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웹젠은 2004년부터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5,000억 원을 호가하던 시가총액은 약 3000억 원대로 주저앉았고, 2005년엔 매출액이 반 토막이 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웹젠은 차기작에 몰두한다. 웹젠의 둘째 <Soul of the Ultimate Nation(썬 온라인)>은 2005년 세계 3대 게임쇼 중에 하나인 E3에서 먼저 선을 보였다. 당시 웹젠은 한국 업체로는 최대규모인 253평의 부스를 확보해 2005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평가받은 <썬 온라인>, 엑스박스 진출로 화제를 모은 <헉슬리>,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특징인 <위키>와 <파르페스테이션> 등을 선보였다. 행사장 안 식당의 식탁보가 웹젠 게임들로 만들어졌을 정도니 얼마나 많은 비용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헉슬리>와 <썬 온라인>은 해외 언론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음악감독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썬 온라인>은 시연 영상으로 업계와 유저에게 호응을 얻었다. 100억 원이라는 홍보비를 쏟아 부으며 심혈을 기울인 만큼 <와우>에 대적할 수 있는 게임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2006년 9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썬 온라인>은 중국과 대만, 일본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자리를 잡아가는 상태다. 하지만 <썬 온라인>은 국내에서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다.

해외에서 더 주목받은 것은 <헉슬리>도 마찬가지다. <헉슬리>는 RPG와 FPS가 혼합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게임으로 E3에서 발표된 이후 북미에서 기대작으로 꼽혔다. 유저들에게는 <언리얼 토너먼트 3>와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부가요소로 인해 색다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통했다. 하지만 국내 유저들에게는 역시 사랑을 받지 못했다. MMORPG와 FPS의 장점만을 엮어 만든다고 했는데 유저들이 볼 때는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었다. 더구나 <서든어택>이나 <스페셜 포스>같은 FPS 기존 강자들이 너무 굳게 버티고 있어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E3에 내보냈던 프로모션 동영상을 잘 만들었고, 엑스박스 360으로 나온다는 이유 덕분에 해외 웹진들의 관심을 받아 다행이었다.
 
2008년 웹젠은 내부의 변화를 맞는다. 직원 100여 명을 내보내고, <뮤 온라인>와 <썬 온라인>, 그리고 <헉슬리>의 3개 부서로 구분했다. 블리자드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있는 미국 레드5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 T>만 예전 규모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후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던 <파르페스테이션>은 구조조정과 더불어 개발 중단을 맞는다. 

이러던 중 PC와 엑스박스 360용으로 개발되던 <APB>의 퍼블리싱과 라이선스에 대한 권한을 포기하기도 했다. <APB>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밍스>와 <GTA>를 개발했던 데이빗 존스의 첫번째 MMO 게임으로서, 갱단과 경찰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GTA 온라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GTA>를 연상시키는 플레이 장면으로 <APB>는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다. 웹젠이 2005년 PC와 엑스박스360 플랫폼의 판권 계약을 체결하면서, <APB>는 레드5의 <프로젝트T>와 함께 웹젠의 차세대 성장 동력원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2007년에 게임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2008년 1분기에 예정되었던 첫 클로즈 베타테스트도 차일피일 미뤄졌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지면서 웹젠은 눈물을 머금고 <ABP> 판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ABP>는 EA가 서비스하기로 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든든한 후원자를 등에 업다
2008년 웹젠은 NHN 게임즈에 인수된다. 웹젠은 <썬 온라인>의 부진, <헉슬리>의 실패 등이 이어지면서 대주주의 자리를 NHN 게임스에게 넘겨준 것이다. <뮤 온라인> 하나로 돈을 벌어 너무 많은 게임에 홍보비용을 쏟아 부으니 버티기 힘들었던 것이다. 대작 MMORPG가 필요했던 NHN 게임스와 자금난에 시달린 웹젠의 거래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서로에게는 윈윈 전략이었지만 NHN게임즈와 손잡기 전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많은 인력이 빠져나가 게이머들은 걱정과 우려를 보내고 있었다.

그 뒤 NHN 게임즈의 대표와 친분이 있던 김창근이 전문 경영인으로 부임했고 웹젠은 흑자로 돌아섰다. 인수된 뒤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 없는 상황에서 흑자로 돌아섰단 이야기는 그만큼 웹젠의 경영 구조에 문제가 있었단 소리다. 웹젠 직원이 아이템을 가져간다는 등 경영진이 제대로 운영을 하지 않는 등 회사에 대한 쓴소리가 증명된 셈이다. 대표 취임과 함께 김남주는 본연의 임무인 개발자로 돌아갔다. 그 뒤 <뮤 온라인2>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2009년 1월 결국 웹젠을 떠나게 된다. 조기용과 송길섭은 그보다 한 발 앞서 웹젠을 떠났으니 <뮤 온라인>성공의 주역은 이제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2008년 4분기 영업이익 14억 원을 달성하며 1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 2008년 4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약 4.8%,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72억 원에 영업이익률은 19.77%, 2008년 총 매출액은 284억 원이다.

기자의 말
온라인 게임시장을 흔히들 로또에 비교한다. 시장에 들어가기는 쉽지만 성공은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복권에 당첨되어 본 사람은 그 맛 때문에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다. 웹젠의 <뮤 온라인>이 운았던 게임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웹젠의 행보에서 벼락 부자의 모습을 쉽게 엿볼 수 있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안겨준 <뮤 온라인> 덕분에 ‘다 잘될꺼야’라는 생각으로 차별화되지 않은 게임들을 너무 많이 만들어냈다. 그래도 시도 자체는 반갑다. 최소한 게으르지 않다는 것은 증명한 셈이다. 곧 10살을 맞는 웹젠이 <뮤 온라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또 하나 당부하고 싶은 말. 유저들을 생각해서라도 약속을 지키는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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