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스마트폰 시장은 유독 경쟁이 치열하며, 발전 속도가 빠른 분야이다. 따라서 각 제조사는 항상 새로운 기술을 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무리하게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 종종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기본적인 부분을 놓치기도 한다. 특정 국가에만 낮은 스펙을 제공하거나 단 1회의 OS 업데이트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스마트폰이 쉽게 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국내에 정식 출시된 스마트폰 중 흑역사가 되어버린 제품 5종을 선정해 소개한다. 선정된 제품은 아이폰 3GS와 옴니아2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화된 2009년부터를 기준으로 했다.
삼성전자 옴니아2
삼성전자가 2009년 10월에 출시한 옴니아2는 아이폰 3GS와 경쟁하기 위해 출시된 스마트폰이다. 옴니아2의 일부 하드웨어 스펙은 아이폰 3GS보다 우수했다.
우선 해상도가 800x400으로 아이폰의 480x320보다 높았으며, 아이폰에 없는 전면 카메라나 플래시도 기본 장착됐다. 또한, DMB 기능과 인코딩 없이 DivX 코덱을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옴니아2의 자랑거리 중 하나였다.
그런데 옴니아2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OS가 윈도우 모바일이라는 점이다. 윈도우 모바일은 스마트폰이 아닌 PDA에서 주로 사용하는 OS이다. 해당 OS에서는 카카오톡, 다음 지도와 같은 앱을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또한, 극악한 최적화도 옴니아2의 단점으로 꼽힌다. 터치감이 매우 좋지 않으며, 작동속도가 매우 느린 UI도 그리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게다가 아이폰보다 옴니아2가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무리수 마케팅은 많은 소비자의 분노를 유발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옴니아3를 마지막으로 해당 브랜드를 포기했다.
애플 아이폰 6
애플은 2014년 10월 31일 아이폰 6와 5.5인치의 대형 스마트폰 아이폰 6+를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애플이 처음으로 대형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으며, 디자인이 크게 변화해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폰 6 시리즈는 스마트폰이 휘는 증상으로 홍역을 치룬 바 있다. 이 문제는 유튜버 ‘Unbox Theraphy’가 새로 구매한 아이폰6 Plus를 휘어보는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 한 뒤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6월 19일 기준 1천 1백만 조회수를 넘어간 해당 영상에는 평범한 체격의 성인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별다른 도구 없이 맨손으로 아이폰을 구부려봤는데 힘을 가한지, 10초도 되지 않아 아이폰이 휘었다.
해당 유튜버는 아이폰6 Plus에 이어서 모토롤라의 모토X로도 같은 실험을 진행했는데 모토X가 순간적으로 휘긴 했으나 힘을 풀자 원상태로 복원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폰 6의 벤딩 게이트는 2018년 5월에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스마트폰 전문 외신 GSM 아레나에 따르면 애플이 해당 문제점을 출시 전부터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한편, 애플은 후속작인 아이폰 6S 시리즈에서는 강도가 개선된 알루미늄 7000 시리즈를 사용하기도 했다.
LG전자 옵티머스 3D
최근 2년간 출시된 TV 중 3D 기능이 들어간 제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영화관이 아니라면 딱히 일상 속에서 3D를 접할 일도 찾기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한 때 각 TV 제조사들이 3D 전쟁에 참여해 자사가 지닌 3D 기술의 우월함을 열심히 홍보하던 시절이 있었다. 게다가 2009년에 개봉한 3D 영화 아바타는 3D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LG전자는 2011년 7월 최초로 무안경 3D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옵티머스 3D를 출시했다. 3D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수 있으며, 안경 없이 3D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기기 자체의 스펙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특히, 당시에 출시된 주요 듀얼 코어 스마트폰들은 대부분이 1GB 이상의 램을 지녔으나 옵티머스 3D는 512MB에 불과했다. 게다가 NFC도 없어서 교통 카드 기능으로도 활용이 불가능했다.
한편, LG 전자는 늘어난 램과 NFC를 탑재한 옵티머스 3D 큐브를 출시했으나 이는 해당 라인업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현재 3D 시장이 궤멸한 것과 동일한 이유이다. 3D 콘텐츠가 빈약하여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화웨이 X3
화웨이 X3은 백도어 논란과 화웨이 사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화웨이의 스마트폰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아이폰을 제외하면 성공적으로 정착한 외산폰이 거의 없다. 따라서 만발의 준비와 함께 출시해도 모자를 상황인데 안일한 태도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우선 스펙부터가 글로벌 모델보다 낮은 상태로 출시됐다. X3의 글로벌 버전인 화웨이 아너6은 3GB의 램과 16GB 또는 32GB의 저장 공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X3은 2GB로 줄어든 램과 16GB로 출시됐다.
스펙이 낮은 것도 서러운데 가격도 더 높다. 아너6의 영국 판매 가격은 250파운드로 약 37만 원 수준인데, 국내 출시된 X3의 출고가는 52만 8천 원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에서도 한국 소비자들은 차별을 받아야했다. 아너6의 경우 안드로이드 롤리팝으로의 업그레이드가 제공되었으나 X3은 메이저 업데이트를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아너6의 해외 롤리팝 롬을 직접 구해서 X3에 설치하는 사용자도 있을 정도였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갤럭시 노트7(이하 노트7)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쉽 스마트폰 라인업, 노트 시리즈에 속하는 스마트폰이다. 처음 공개되었을 때는 네이밍에서 의아함을 느끼는 반응도 있었다. 전작이 갤럭시 노트5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갤럭시 S7과 넘버링을 통일시키기 위해 노트7으로 출시했다고 한다.
노트7은 삼성 스마트폰 최초로 홍채 인식 기능을 탑재했으며, 4,096단계의 필압을 인식하는 새로워진 S펜 등을 필두로 2017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삼성전자의 악몽이 시작됐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리콜이 진행되었으나 새로운 배터리마저 폭발이 발생해 결국 빠르게 단종됐다. 노트7 구매자를 위한 보상안도 발표되었다. 우선 갤럭시 S7을 사용하다가 추후 S8이나 노트8이 출시되면 할부금의 절반이 면제되는 조건이다.
결국 노트7은 남은 미사용 부품을 활용해 배터리의 안정성을 재검증한 뒤 갤럭시 노트 FE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