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조은혜 기자] 노이즈 캔슬링 기술 자체는 20세기 중반에도 있었지만 1980년경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가 젠하이저에게 승무원을 위한 노이즈 감소 헤드폰 제작을 문의하면서 본격적으로 음향기기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보스(BOSE)에 의해 본격적으로 상용화됐으나, 현재는 여러 음향기기 브랜드에서 노이즈 캔슬링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 가장 높은 인지도는 보스와 소니의 제품인데, 최근에는 보스와 소니뿐 아니라 타 제조사에서도 노이즈 캔슬링에 주목해 여러 제품들을 내놓는 추세다. 이번 기사에서는 노이즈 캔슬링 시장에서 대표적인 제품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제품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약 2주간 걸쳐 사용해본 후기도 담았다. 가격은 7월 30일 오픈마켓 최저가 기준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스
보스 QC35 II
QC35는 2016년 출시된 이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노이즈 캔슬링 무선 헤드폰 시장에 서 소니 WH-1000XM3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다. 후속 모델인 QC35 II는 이러한 QC35에 구글 어시스턴트/노이즈 캔슬링 조절 버튼이 추가됐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구글 어시스턴트를 호출해 텍스트 수신, 답변, 음악 재생, 전화 걸기 등의 작업을 음성으로 실행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효과는 매우 뛰어난 편이었다. 귀를 다 덮는 오버이어 형태의 헤드폰이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소음은 어느 정도 감쇄됐는데, 패드 부분이 부드럽고 폭신한 가죽이라 귀에 닿는 느낌이 매우 좋았다. 5시간 연속 착용해도 귀가 아프지 않았으며 안경을 쓴 상태에서도 편안했다. 배터리 지속 시간도 길어 한번 완충하면 약 20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전원을 켜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활성화하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소음 차단이 이뤄진다. 당장 옆에서 사용하고 있는 에어컨의 구동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다. 그 정도는 보스의 전용 애플리케이션 ‘Bose Connect’ 및 물리 버튼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음색은 고음부터 중저음까지 무난하다는 평이 많으며, 개인적으로 저음 성향을 좋아하는 편인데 크게 아쉬운 부분 없이 만족스러웠다.
헤드셋인지라 야외에서 착용하기엔 아무래도 눈에 띄고 걸리적거릴 수 있는데, QC35 II의 경우 이어컵의 크기가 크지 않고 가벼워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후속 모델의 국내 출시는 아직 미정이다. 색상은 블랙과 실버 중 선택할 수 있고, 가격은 499,000원이다.
어서 와, 청력 맞춤형은 처음이지?
델핀 누라폰
누라폰(Nuraphone)은 세계 최초의 청력 맞춤형 헤드폰이다. 사용자마다 다른 청력을 자동으로 측정한 후, 그 값을 분석해 사용자의 청력에 가장 최적화된 음질로 음악 등 음성파일을 재생시킨다고 한다.
사용하려면 전용 앱이 필수다. 스마트폰과 페어링 후 전용 앱을 켜면, 히어링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약 1분간 SF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전자음을 들려주는데, 이 과정을 통해 개인별 청력을 측정한다. 일련의 음들을 귀로 전달하고, 이 음들이 반사되어서 나오는 아주 작은 소리들(귀음향 반사음)을 측정하는 원리다.
이후 개인별로 히어링 프로필과 이를 토대로 그림이 생성되며, 중립 버전(기본)과 맞춤형 버전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5명에게 테스트하니 모두 히어로 프로필이 달랐는데, 대부분 중립보다는 자신의 히어링 프로필을 선호하는 것이 다소 놀라웠다.
각자의 청력이 다른만큼 저마다의 히어링 프로필도 다르다. 저음이 강한 쪽을 좋아하는 편인 기자는 PC사랑의 다른 기자(밸런스를 선호하는 편)의 히어링 프로필은 다소 밋밋하게 들렸다.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저역의 생동감을 제공하는 ‘몰입모드’ 등의 기능과 대표적인 고음질 코텍인 aptX HD 코덱도 채택했다.
전용 앱을 통해 좌/우측 터치 버튼의 기능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터치 버튼은 각각 음악 재생을 조작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 있다. 착용하거나 벗을 때 전원이 자동으로 ON/절전모드로 변하는 기능도 유용했다.
기능만큼이나 디자인도 독특하다. 오버이어 헤드셋과 커널형 이어폰이 합쳐진 듯한 형태로 노이즈 캔슬링을 더불어 귀 안쪽까지 막는 디자인이 가해져 이중삼중으로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느낌이다.
다만, 왼쪽 귀는 1시간 정도 착용해도 거뜬했는데 오른쪽 부분에 통증이 있어 장시간 연속 착용은 무리였다. 각자 귀 모양이 다른 만큼 실제로 구매에 앞서 착용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독자적인 충전 단자를 사용해 전용 케이블을 잃어버리면 이를 새로 사야 한다. 가격은 485,000원이다.
현존 최고의 ANC 코드프리 이어폰 소니 WF-1000XM3
지난 7월 11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 코드프리 이어폰으로, 전작 WF-1000X의 후속 모델이다. 혹평을 받았던 전작과 달리 현존 최고의 노이즈 캔슬링 코드프리 이어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착용감은 좋은 편이었다. 2~3시간 연속 착용도 거뜬했으며, 무게도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탑재했기 때문인지 이어버드의 크기는 저가 제품들보다도 큰 편이다. 터치형인 조작 버튼은 전용 앱을 통해 기능을 바꿀 수 있다.
음질은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은 편이다. 손실 압축 음원의 음질을 높여주는 디지털 사운드 강화 기술인 DSEE HX도 적용됐다. 통화 품질은 애플 에어팟보다는 아니지만, 코드프리 이어폰 중에서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차가 많이 오가는 8차선 도로 옆 인도를 걷는 도중에도 양쪽 이어버드를 통해 상대방과 원활한 통화가 가능했다. 다만, 사람이 많은 곳(지하철 환승 구간)이나 스마트폰을 가방 안에 넣고 핸즈프리 통화를 할 경우 끊김과 통화불량 문제를 겪었다.
노이즈 캔슬링은 코드프리 이어폰치고는 꽤 훌륭한 편이었는데, 소음 차단을 가장 중요시한다면 아무래도 헤드셋 쪽이 낫다. 전용 앱을 다운로드하면 노이즈 캔슬링의 정도와 버튼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앱 자체에서 굉장히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꽤 직관적이라 길 한가운데에서도 불편함 없이 조작할 수 있었다. 사용자의 동작을 감지하고 노이 즈 캔슬링을 자동 조절하는 기능도 유용했다.
배터리 효율은 전작보다 개선돼 완전 충전 시 일반 모드에서 최대 8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하루 동안은 배터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귀에서 빼내면 음악 재생을 멈추고, 다시 착용하면 재생하는 기능도 매우 편리했다.
충전 케이스는 USB 타입 C로 충전할 수 있고, 꽤 고급스럽다. 흠집에 조금 약한 편이다. 딱히 험하게 쓰지 않았는데도 케이스에 자잘한 흠집이 한 개씩 생겨 속이 쓰렸다. 색상은 블랙과 골드 2가지, 가격은 299,000원이다.
프로 선수들이 즐겨 찾는 유선 이어폰
보스 QC20
출시된 지 햇수로 6년이나 된 제품이지만, 아직까지 현역으로 인기 있는 유선 이어폰이다. 국내에서는 ‘배그 프로 선수가 사용한다’라는 이야기에 힘입어 게임 유저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배틀그라운드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정리해놓은 해외 사이트를 보면 약 100명 중 20% 이상이 QC20을 착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변 소음을 차단해줘 보다 원활한 사플이 가능하고, 유선 제품이라 소리와 화면의 싱크가 밀리는 현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착용감도 꽤 좋은 편이며, 부드러운 실리콘 팁이 귓바퀴 안에 '착'하고 밀착돼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도 귀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마이크는 달려있지만 PC방에서 쓰면 주변 소음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별도로 스탠드 마이크를 구매해 사용하는 게 좋다.
3.5mm 이어폰 잭으로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위한 전력이 공급되지 않기에, 충전식 리튬이온배터리가 따로 장착됐다. 아무래도 휴대용으로는 거추장스럽다. 배터리는 마이크로 5핀 케이블로 2시간 충전해 16시간을 연속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전원이 없으면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작동하지 않지만 음악 감상은 가능하다.
노이즈 캔슬링은 우수한 편이다. 오른쪽 이어폰 속에 각각 2개씩 들어가 있는 마이크가 외부 소음과 이어폰 자체 소음을 잡아준다. 컨트롤러의 버튼을 한번 눌러주면 주변 소리, 대화 등을 들을 수도 있는데 울림이 심해 귀에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음질의 경우 보스 특유의 베이스가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 모델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341,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