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전자책 시장의 태동기와는 달리 이제는 ‘갤럭시탭 S6 Lite’처럼 가성비 좋은 태블릿 PC가 많이 등장했다. e-ink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전자책 리더기 역시 출시 주기가 짧지는 않지만, 꾸준히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따라서 전자책에 적합한 디바이스는 제법 다양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자책 콘텐츠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국내 최대 전자책 연합인 ‘한국 이퍼브’가 결국 해체되었으며, 아직도 전자책보다 종이책으로 먼저 출시되는 신간이 많다. 또한, 절판된 책이나 전자책 유통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경우는 시간이 흘러도 전자책으로 등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종이책을 직접 스캔해 전자책으로 만드는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복합기에 내장된 스캐너로 책 한 권을 온전히 스캔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스캔방의 경우 페이지에 따라 비용이 부과되기 때문에 책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번의 구매만으로 집에서 종이책을 간편하게 스캔할 수 있는 북스캐너는 어떨까?
스마트한 Wi-Fi 북스캐너
CZUR ET18 Pro
이번 기사에서 사용된 ‘CZUR ET18 Pro(이하 ET18 Pro)’는 북스캐너 전문 기업인 ‘더무제’가 유통 중인 비파괴 북스캐너다. 참고로 비파괴 방식의 북스캐너는 책을 재단하지 않고도 스캔할 수 있어 스캔 후에도 종이책의 상태가 온전히 보존되는 것이 특징이다.
ET18 Pro는 국내 유통 중인 CZUR 북스캐너 중 최상위 라인업에 속하는 제품인 만큼 가장 높은 화소를 지원하며, Wi-Fi 기능이 더해진 것이 특장점이다. 만약 Wi-Fi 기능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1,600만 화소 렌즈를 품은 ‘ET16 Plus’나 접이식 구조로 공간 활용성이 뛰어난 ‘AURA’ 시리즈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개봉에 앞서 제품 패키지를 먼저 살펴봤는데, 마치 100만원 대 플래그십 헤드폰의 패키징이 연상될 정도로 포장에 공을 들인 것이 눈에 띄었다.
본체는 LED 스탠드가 연상되는 디자인을 지녔다. 스캔을 하지 않을 때는 LED 조명을 통해 실제 LED 스탠드처럼 활용할 수 있다. 크기는 일반적인 복합기/스캐너보다 현저히 작은 편이며, 무게도 가벼운 노트북 수준인 1.5kg이기 때문에 한 손으로도 쉽게 들 수 있다.
작동 원리는 상단 조명 옆에 위치한 1,800만 화소 CMOS 센서가 책을 읽는 방식이다. 이 센서와 본체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영상녹화도 가능하다.
본체에 내장된 조명 외에도 자석 방식으로 달라붙는 빛 번짐 방지 사이드 조명을 추가 장착할 수 있는데, 이 사이드 조명은 중국 내수 제품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이드 조명과 A/S까지 고려한다면 국내 유통 제품이 해외직구보다 합리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의 구성품으로는 책을 올려두는 스캔패드, 풋페달, 핑거버튼, 전원 어댑터, USB 케이블, 핑거 코츠가 제공된다.
쉽게 설치하고 쉽게 스캔한다
설치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필요한 케이블을 스캐너와 PC에 연결하고 스캔패드를 펼친 뒤 ‘CZUR Korea’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사용 준비가 완료된다.
테스트를 위해 smartPC사랑 5월호 기사를 스캔해보니 스캐너에서 3줄의 레이저가 책을 향해 조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책의 곡면을 분석해 평면으로 보정하기 위한 용도다.
스캔 과정은 꽤 수월했다. 본체 상단의 디스플레이와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스캔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핑거 코츠로 책을 펼치고 페달을 밟을 때마다 스캔이 진행됐으며, 속도는 한 페이지당 약 1.5초 만에 완료될 정도로 쾌적했다. 참고로 핑거 코츠를 착용하지 않아도 스캔이 가능하지만, 최상의 결과물을 원한다면 핑거 코츠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smartPC사랑은 유광의 종이를 사용하는 잡지인데, 스캔 결과물을 보니 광택으로 인해 빛 번짐이 심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상단 조명을 끄고 사이드 조명만 켠 상태로 스캔하니 훨씬 깔끔한 결과물이 출력됐다.
이어서 진행된 테스트는 전용 소프트웨어의 기능이다. 양면 스캔모드를 설정한 뒤 스캔을 진행해보니 양쪽 페이지가 별도의 파일로 정상 분리됐으며, 책 페이지만 깔끔하게 보정됐다. 필요에 따라 단면 스캔모드나 양면 병합, 영역지정 스캔 등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스캔된 파일은 jpg 포맷으로 저장되지만, 이를 PDF 파일로 묶어서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PDF로 내보내기 전에 스캔된 페이지들을 먼저 볼 수 있으며, 만족스럽게 스캔되지 않은 특정 페이지만 다시 스캔할 수 있어 편리했다.
강력한 OCR 기능이 제공되는 점도 인상적이다. OCR이란 ‘광학 문자 인식’을 뜻하는데, 이 기능을 통해 스캔된 책에서 텍스트만 따로 추출할 수 있다. OCR 기능은 한국어뿐만 160여개의 언어가 지원되기 때문에 해외 서적을 자주 접한다면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영문 서적을 ‘검색 가능한 PDF’ 형식으로 저장한 뒤 아이패드 프로 4세대를 통해 읽어봤다. 특정 문단을 찾아 원하는 페이지를 빠르게 찾을 수 있으며, 영한 사전을 일일이 검색하는 번거로움이 줄어 쾌적한 독서가 가능했다.
10GB 클라우드와 스마트폰 앱이 제공된다
CZUR 라인업 중 ET18 Pro에만 제공되는 클라우드 기능은 어떨까? 스마트폰으로 스캐너 본체 하단에 위치한 QR 코드를 읽은 뒤 CZUR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CZUR Cloud’에 가입하니 10GB의 저장공간이 무료로 제공됐다. 스캐너의 Wi-Fi 설정과 클라우드 계정 연동이 완료되면 PC 없이도 책을 스캔할 수 있다.
PC 없이 간단하게 스캔하기에는 좋지만, iOS용 애플리케이션을 기준으로 한국어 OCR이 지원되지 않는 점과 유니버설 앱이 아니라는 점은 아쉽다. 이는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점이다보니 추후 업데이트로 해결될 여지도 남아있다.
마치며
Wi-Fi가 더해진 비파괴 북스캐너 CZUR ET18 Pro를 통해 비파괴 북스캐너를 체험해봤다. 책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손쉽게 스캔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했다. 또한, 책 외에도 문서나 명함, 신분증 등을 일반 스캐너보다 빠르게 스캔할 수 있어 활용도가 폭넓은 것도 장점이다. 전자책 스토어에서 갈증을 느끼고 있다면 비파괴 북스캐너를 고려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