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SK텔레콤이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X-ray) 발생기'를 앞세워 2026년 약 45조원(358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5일,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Nanox Imaging Ltd.)'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으며,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해 한국 내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는 필라멘트 기반 아날로그 방식의 엑스레이 촬영을 반도체의 나노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꾼 차세대 의료 장비 기술이다. 해외에서는 이 기술을 에디슨 전구가 LED로 진화했단 '빛의 혁신'에 견주어 아날로그 방식 엑스레이 촬영을 125년 만에 디지털화한 '보이지 않는 빛의 혁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기기는 아날로그 제품보다 더 선명한 화질을 지니고 있으며,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한다. 방사능 노출 시간을 1/30으로 줄임에 따라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는 비접촉 엑스레이 촬영도 가능하다. 또한, 1회 촬영당 비용이 10% 수준에 불과해 소형 의원이나 의료 부담이 큰 국가에서 엑스레이/CT 촬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나노엑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발생기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으로,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인 후지필름, 폭스콘 및 요즈마그룹 등 유력 투자회사가 나노엑스에 투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나노엑스의 기술 잠재력과 혁신성을 확인하고, 초기투자(Seed Round)에 참여했다. 이번 나스닥 기업공개 사전투자(Pre-IPO)에도 참여하며 이 회사의 2대 주주가 됐다. 누적 투자액은 2300만 달러(약 282억원)다.
또한, SK텔레콤은 나노엑스 지분 투자 외에 사업도 직접 나선다. SK텔레콤은 나노엑스로부터 차세대 영상촬영기기의 한국, 베트남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해당 국가의 사용 허가 절차를 거쳐 기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SK텔레콤과 나노엑스는 한국을 차세대 장비의 글로벌 생산 기지로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첨단 바이오 회사와도 협력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나노엑스의 반도체 FAB이 한국에 건설되면 차세대 의료 사업 개화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ICT 및 첨단 기술로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양사 철학이 맞닿아 있다"며, "차세대 의료 기술과 5G, AI를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란 폴리아킨(Ran Poliakine) 나노엑스 CEO는 "수 년간 연구한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강력한 동반자를 얻게 돼 기쁘다"며, "누구나 의료 장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인류를 괴롭히는 질병을 줄인다는 비전을 SK텔레콤과 함께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