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코로나19(COVID-19)만큼 2020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 사건은 없을 것이다. 특히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됨에 따라,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는 점이 크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로봇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 5G, IoT(사물인터넷) 등으로 더 강력해진 로봇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에 LG전자, KT 등의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스타트업도 로봇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전시회 ‘2020 로보월드’가 10월 28일, 일산 킨텍스 에서 개최됐다. 31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2020 로보월드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 한국로봇산업협회, 제어로봇시스템학회 공동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총 148개사(400부스)가 로봇 관련 제품들을 선보이며, 로봇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을 전시했다. 2020 로보월드에서 인상 깊었던 로봇들을 살펴보자.
코로나19 시대 속 로봇산업의 새로운 활로 찾는 전시회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많은 오프라인 전시회가 취소되었음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전환을 맞아 적지 않은 규모로 개최되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주최측은 전시장 건물과 전시홀 입장 시 체온을 측정하고 전시장 주요 거점에 방역부스와 방역요원을 배치하는 등 방역 대책을 마련했다.
2020 로보월드 개막식에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문전일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사회·경제적 위기극복의 주요한 수단으로서 로봇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많은 어려움을 겪는 로봇산업계에게 2020 로보월드가 새로운 활로를 찾는 교두보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스마트 인더스트리! 스마트 라이프!(Smart Industry! Smart Life!)'를 캐치프라이즈로 내건 2020 로보월드는 국제로봇산업대전을 비롯해 국제로봇&언택트 컨퍼런스, 국제로봇콘테스트 & R-BIZ 챌린지 등이 진행되었으며, 대한민국 로봇대상 시상식, 로봇산업 규제혁신 현장대화(28일), 국회 산자위원장 정책간담회(28일), 신제품 런칭쇼(30일), 스타트업 투자유치 설명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그 중에서 2020 로보월드의 꽃인 국제로봇산업대전에서는 ▲제조업용 로봇관 ▲서비스용 로봇관 ▲로봇용 부품관 ▲연구기관 홍보관 ▲지자체 홍보관 ▲스타트업 특별관 ▲로봇미래인재관 ▲로봇소재 특별관 ▲산업용 로봇안전관특별관 등에서 다양한 로봇 기술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스마트 팩토리‧유통 위한 첨단 로봇 전시
이번 로보월드 전시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제조업 로봇이 대거 전시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제조공정 자동화에 필요한 'RB3-1200', 'RB5-850', 'RB10-1300' 등의 협동로봇을 전시했으며, 민트로봇은 비용 효율적이면서 실용적 측면을 강조한 산업용 로봇 '팔(Pal) A' 시리즈를 선보였다.
언택트 시대 속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인해 물류 수요가 많아지면서 업무 부담을 줄어줄 물류 로봇도 각광받고 있다. 2020 로보월드에서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지게차 업체 클라크, 물류 자동화 업체 케이엔, 인공지능 기반 물류 솔루션 업체 무샤이니 등과 5G 기반 무인지게차‧물류 로봇 등을 선보였다.
우리의 일상 지키는 방역 로봇과 경비 로봇
전시장 내부에서는 로봇이 관람객 주변을 돌아다녔다. 이 로봇은 실내 자율주행로봇 기업 트위니의 '나르고 Vi-Killer'였다. 이 로봇은 3단계 공기정화 및 살균을 통해 주변의 공기를 깨끗이 해주는 기능이 있다. 로봇이 행사장 방역을 책임진 셈이다.
이번 로보월드에서는 코로나 시국을 맞아 방역 기능을 통해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는 로봇들도 눈길을 끌었다. 일례로,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는 전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동체와 6자유도 머니퓰레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연동해 무인방역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모바일 머니퓰레이터를 선보였다.
순찰, 방범, 안전점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솔루션도 등장했다. 보안 감시 카메라 전문기업 세오가 개발한 보안 서비스 로봇 '아르보'는 각종 센서 및 센서 융합 카메라를 통해 어둡고 좁은 밀폐 공간에서도 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고정식 CCTV 및 IoT 장비와 연동해 이상 감지 문제점을 판단할 수 있다.
식당도, 카페도 더 스마트하게
로봇이 손님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는 것을 넘어 원하는 요리를 만들어주는 로봇도 등장했다. 브이디컴퍼니가 2020 로보월드에 전시한 '쿡봇'은 메뉴를 고르고 식재료를 넣으면 최적의 레시피로 요리를 해주는 로봇이다. 식재료 트레이를 주문한 다음 쿡봇에 트레이를 삽입하고 레시피를 선택하면 로봇이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주며, 세척도 자동으로 진행한다.
또한, 로보터틀은 각종 면요리 매장에 도입 가능한 '누들 솔루션'을 선보였다. 음식을 주문하면 1인분씩 재료가 자동으로 토출되어 로봇이 조리해주는 시스템이다.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코가플렉스는 인식‧제어 기술과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코나 시스템'이 탑재된 '서빙고' 서빙로봇을 전시했다.
어르신 돌봐주는 헬스케어 로봇도 등장
이번 로보월드에서는 노약자를 돌봐주고 도와주는 로봇도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로봇은 티로보틱스의 재활로봇 '힐봇-G(Healbot-G)'였다. 이 로봇은 단계적 근력 보조 조절이 가능한 4축 외골격 로봇으로, 편마비 환자의 보행 형태 개선을 지원해줘 뇌졸중 환자의 원활한 재활을 도와준다.
로보케어의 치매예방로봇 '실벗'도 눈여겨볼만했다. 세계 최초의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단체용 치매예방로봇, 실벗은 고령자 및 치매의 위험이 있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로봇을 이용한 두뇌 향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로봇팔과 기능별 마사지 장치를 결합한 마젠타로보틱스의 'JUMURZIO'도 여러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더 많은 영역에서 로봇과 함께 하기
전시장 한 켠에서는 '스마트팩토리 협동로봇 활용 프로젝트관' 부스가 마련됐다. 이 부스에서는 인간의 손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협동로봇을 실생활에 활용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만나볼 수 있었다. 협동로봇으로 청바지에 브러쉬 워싱 작업을 하거나, 케이크에 생크림을 입히고 드립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보니 로봇과 함께하는 생활이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 로보월드 2020에서는 다양한 볼거리가 이어졌다. 교육용 로봇 업체 미니로봇은 댄스로봇과 드론을 활용한 댄스공연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수중로봇 회사 아이로는 수심 50m에서도 완전방수로 자유롭게 헤엄치는 로봇물고기 'MIRO'를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