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과거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음성인식 기능 그 자체에 집중한 소형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구글 홈 미니’나 ‘카카오 미니’, ‘SK텔레콤 NUGU’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초기 제품들은 대체로 음질보다는 가격 접근성에 포커스를 둔 탓에 음악 감상용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부가적인 기능도 부족했다.
하지만 AI 스피커 시장이 성숙해진 지금은 음질이 강조되거나 터치 디스플레이를 품은 제품도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렇게 AI 스피커의 종류가 늘어나게 된 것은 구글의 공로가 크다. 구글은 직접 개발한 AI 스피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자사의 음성 인식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구글 스피커에만 종속시키지 않고 서드파티 스피커 제조사에게도 허락했기 때문이다.
소형 AI 스피커로 만족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최신 AI 스피커를 소개한다.
드비알레 음향 기술에 무선 충전을 더하다
벨킨 사운드폼 엘리트 Hi-Fi AI 인공지능 스피커 + 무선 충전기
제원
스피커: 풀 레인지 35mm 드라이버, 70mm Push-Push 우퍼 x2
마이크: 음성 제어용 원거리 마이크 2개
색상: 블랙/화이트
음성 인식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호환 OS: iOS, 안드로이드
블루투스: 블루투스 5.0
와이파이: Wi-Fi 802.11b/g/n/ac(2.4GHz/5GHz)
부가기능: 10W 무선 충전
크기: 162x162x168.5mm
무게: 1.25kg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 기업 벨킨은 한동안 스피커 분야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벨킨은 CES 2020을 통해 2종의 스피커를 발표하며, 스피커 시장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었다. 벨킨이 공개한 새로운 스피커 2종에는 기존과 다른 컨셉이 적용됐다.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그중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제품은 벨킨 최초의 구글 어시스턴트 스피커이자 프랑스 명품 오디오 브랜드 ‘드비알레’의 협력으로 탄생한 ‘벨킨 사운드폼 엘리트 Hi-Fi AI 인공지능 스피커 + 무선 충전기(이하 사운드폼 엘리트)’다.
사운드폼 엘리트의 구성품은 전원 어댑터와 스피커 본체다. 어댑터는 프리볼트 사양이며, 별도의 플러그를 구하면 해외에서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어댑터를 본체에 연결해보니, 마치 어댑터와 본체가 일체형인 것처럼 뛰어난 일체감을 보여줬다. 이는 사소하지만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더하는 부분이다.
사운드폼 엘리트의 본체는 마치 애플 홈팟이 연상되는 외형을 지녔으며, 패브릭 소재와 무광의 플라스틱이 만나 고급스럽고 유니크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측면에서 바라본 디자인도 우아하다. 특히, 패브릭 바디와 무선 충전기의 각도가 서로 다른 점이 포인트다.
전원을 켜고 이 제품의 시그니처 기능인 무선 충전을 테스트해봤다. 아이폰 11 프로를 올리자 즉시 충전이 진행됐다. 참고로 사운드폼 엘리트는 최대 10W까지의 무선 충전이 가능하며, 아이폰의 고속 무선 충전 규격인 7.5W도 지원된다.
또한, 스마트폰을 대각선으로 거치해도 충전 상태를 알리는 LED에 불이 들어올 정도로 인식률이 높았으며, 일부 무선 충전기에서 발생하는 고주파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음질은 어떨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크롬캐스트 기능으로 유튜브 뮤직을 재생했다. 우선 사운드폼 엘리트처럼 작은 체급의 스피커에서 제법 탄탄한 저음역대가 구현된다는 점에 감탄했다.
저음역대의 비밀은 드비알레의 대표 구성인 ‘Push-Push 듀얼 우퍼’에서 찾을 수 있다.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Push-Push 듀얼 우퍼는 강력한 저음을 제공하면서도 진동이 적다고 한다. 실제로 우퍼에 손을 대보니 진동이 꽤 약한 편에 속했다. 따라서 침대 헤드 같은 곳에 두어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음악을 제어하는 방법도 다양했다. AI 스피커답게 음성으로 음악을 제어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 연결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의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터치 센서를 통한 조작도 지원된다.
사운드폼 엘리트는 드비알레의 음질과 벨킨의 무선 충전 기술이 더해진 AI 스피커다. 무선 충전 기능을 갖춘 고음질 AI 스피커를 원한다면,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399,000원이다.
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품은 AI 스피커
구글 네스트 허브
제원
스피커: 풀 레인지 40mm 드라이버
마이크: 음성 제어용 원거리 마이크 2개
색상: 블랙/그레이
음성 인식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
호환 OS: iOS, 안드로이드
블루투스: 블루투스 5.0
와이파이: Wi-Fi 802.11b/g/n/ac(2.4GHz/5GHz)
부가기능: 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크기: 178.5x118x67.3mm
무게: 480g
대부분의 AI 스피커는 사용자의 음성만으로 명령을 받고 음성으로 피드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식률이 완벽한 것은 아니기에 AI 스피커가 사용자의 의도와 다르게 명령을 인식하기도 한다. 또한, 주간 날씨 예보 같은 정보는 소리보다 직접 보는 것이 더 편리하다.
이에 구글은 7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구글 네스트 허브(이하 네스트 허브)’를 올 4월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네스트 허브는 마치 7인치 태블릿 PC와 패브릭 재질의 AI 스피커가 결합된 것 같은 외형을 지녔다. 특히, 네스트 허브의 뒷면을 보면 더욱 그렇다. 볼륨 버튼과 마이크 음소거 버튼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치 실리콘이 적용됐는데, 구글의 ‘G’ 로고가 심플하게 각인됐다.
전원을 연결하고 세팅을 진행했다. 네스트 허브도 일반적인 구글 어시스턴트 스피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세팅 과정을 거친다. iOS나 안드로이드 기기에 ‘구글 홈’ 앱을 설치하고 와이파이를 잡는 방식이다.
세팅이 완료되니 역시 7인치 디스플레이에 시선이 쏠린다. 해상도는 1280x720이다. 최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해상도이기에 전원을 켜기 전부터 그리 기대하지 않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제법 깔끔한 화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최소 밝기와 최대 밝기의 차이가 꽤 크다는 점인데, 덕분에 침실에 두고 사용하기에도 적합하다. 또한, 주변 환경에 따라 화면 색상을 자동 조절하거나 조명이 어두울 때 시계만 표시하는 기능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답게 디지털 액자 기능을 지원하는데, 기능이 제법 본격적이다. 슬라이드쇼의 속도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게티 이미지’, ‘구글 어스’ 등의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기본 이미지가 제공된다. 물론 이외에도 직접 촬영한 사진도 디지털 액자로 감상할 수 있다. 구글 포토를 사용해 클라우드로 업로드된 사진이라면 말이다.
이어서 음성 인식 기능을 테스트해봤다.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인 만큼 인식률이 우수했다. 사용자의 음성이 실시간으로 디스플레이에 표시되기 때문에 AI 스피커가 요청을 정확히 이해했는지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오케이 구글, 유튜브에서 고양이 영상 틀어줘’라고 말하니 기자가 애청하는 고양이 유튜버의 영상이 재생됐다. 날씨를 물으니 한 주간의 예보가 화면에 가득 찼다. 화면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아주 편리했다.
터치가 가능한 점에도 주목하자. 화면 이곳저곳을 터치해보니 안드로이드 OS와 닮으면서도 더 간소화된 UI가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추가 앱 설치 같은 건 불가능하지만, 계산기나 영양 정보, 음식점 검색 등 이 AI 스피커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튜토리얼이 다양하게 제공됐다.
터치 디스플레이는 IoT와 함께하면 더욱 빛을 발휘한다. ‘구글 홈’에 등록된 IoT 기기라면, 네스트 허브의 터치만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네스트 허브는 AI 스피커에 왜 디스플레이가 필요한지에 대한 해답을 모범적으로 보여준 기기다. 디지털 액자와 겸용으로 활용하고 싶거나 영상도 함께 감상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네스트 허브의 가격은 115,000원이다.
기타 앰프를 닮은 AI 스피커
마샬 스탠모어 II 보이스
‘스탠모어 II 보이스’는 마샬의 베스트셀러 블루투스 스피커인 ‘스탠모어 II’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더한 제품이다.
마치 기타 앰프를 닮은 스탠모어 II 특유의 아이코닉 디자인이 그대로 적용되어 집안 어느 곳에 두어도 조화롭게 어울린다.
음악 재생에 제법 공을 들인 것도 인상적이다. 스피커 상단에 위치한 아날로그 컨트롤을 사용해 트레블과 베이스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재생과 일시정지 버튼이 존재한다. 드라이버는 2개의 클래스 D 앰프 트위터와 하나의 클래스 D 앰프 우퍼가 적용됐다.
최대 음압은 1m 거리에서 107dB이다. 지하철이 다닐 때의 소음이 100dB인 것을 고려하면 출력이 꽤 강력한 편이다. 또한, AI 스피커 중 흔치 않게 3.5mm 입력이 가능한 점도 주목할 점이다.
음악 재생이 주된 용도라면 고려할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가격은 69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