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25만원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게이밍 헤드셋에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유무선 연결, 뛰어난 음질, 우수한 공간감, 편안한 착용감은 기본이고 화려한 RGB LED, 24bit 96KHz 고음질 재생, 3.5mm 연결성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같지만, 이런 특징들은 25만원 정도의 게이밍 헤드셋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앞서 언급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도 있다. 하지만 일부 브랜드의 제품은 전혀 이런 조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한다. 심지어 게임 플레이에 치명적인 딜레이가 큰 제품도 있다. 따라서 가격대와 브랜드만 믿고 게이밍 헤드셋을 구매하면 땅을 치고 후회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기사에서 비교할 로지텍과 커세어 제품은 극단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돈값 못하는 게이밍 헤드셋
로지텍 G PRO X WIRELESS

‘로지텍 G PRO X WIRELESS(이하 로지텍 무선)’는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과연 25만원이라는 가격이 합당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던 게이밍 헤드셋이다.

게이머가 선호하는 RGB LED가 빠진 것은 물론이고 헤드셋 유닛 왼쪽과 오른쪽을 연결하는 케이블이 거슬렸다. 게다가 적용된 케이블도 패브릭이 아닌 꼬인 형태이다보니 게이밍 헤드셋보다는 오래된 음악감상용 헤드셋 같은 느낌이 든다. 아웃도어용으로는 아예 엄두도 나지 않는 디자인이며, 주 타겟인 게이머의 관점에서 봐도 썩 만족스럽지 않다.

포트는 USB Type-C를 탑재했다. 그런데 이 포트는 충전용으로만 사용된다. 즉, USB를 통한 유선 연결이 불가능하다. 이는 게이머에게 있어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다. 충전과 동시에 헤드셋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여전히 무선 동글이 PC에 연결되야하기 때문에 USB 포트 1개가 쓸때없이 낭비된다. 데스크톱 PC 유저라면 그나마 타격이 덜하겠지만, 포트가 적은 게이밍 노트북 유저라면 불편할 것이다.

게다가 USB Type-C 포트로 유선 연결이라도 가능했다면, 별도의 USB Type-C to C 케이블을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프로와 유선 연결도 가능했을 것이다.

또한, 공유기 근처에서 게이밍 헤드셋을 사용하거나 무선 신호 간섭이 심한 곳에서는 유선 연결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로지텍 무선은 무용지물이 된다.

게다가 로지텍 무선은 24비트 96KHz 고음질 재생도 불가능하다. 반면, 다른 대다수의 게이밍 헤드셋은 USB Type-C 포트를 통한 충전과 유선 연결이 지원되며, 일부 제품은 24비트 96KHz 재생이 가능하다.

게다가 3.5mm 포트도 없다. 따라서 닌텐도 스위치나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없다. 사용 가능한 플랫폼이 제한적이기에 자칫하면 다른 헤드셋을 새로 구매해야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무선 7.1, 하이파이, 닌텐도 스위치까지 모두 커버한다!
커세어 VIRTUOSO RGB WIRELESS

커세어 VIRTUOSO RGB WIRELESS(이하 커세어 버츄오소)는 로지텍 무선의 안티테제라 볼 수 있는 게이밍 헤드셋이다. 이는 제품을 개봉하는 과정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패키징부터가 애플 제품을 보는 것처럼 고급스럽고 섬세했다. 30만원 상당의 제품이라 해도 믿길 정도다. 구성품은 헤드셋 본체, 분리 가능한 마이크, USB 무선 동글, USB Type-C 케이블, 그리고 3.5mm 오디오 케이블이다. USB 무선 동글과 케이블이 헤드셋 본체와 같은 색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중 USB 무선 동글에는 RGB LED까지 적용돼 게이밍 감성을 더한다. 디자인은 어떨까? 커세어 버츄오소는 소니나 오디오테크니카의 고급 헤드폰이 연상될 정도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지녔다. 이번 기사에서 사용된 제품은 펄 컬러의 제품인데, 말 그대로 진주가 떠오르는 새하얀 색감이 적용됐다. 솔직히 이 정도면 스타벅스에서도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제품의 마감이나 디테일도 뛰어나다. 금속과 플라스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은 물론 하이파이 헤드셋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이조절 눈금도 존재한다. 로지텍 무선에도 길이조절 눈금이 있지만, 눈금에 숫자까지 함께 표기된 커세어 버츄오소가 훨씬 직관적이다. 지금까지의 설명만 보면 게이머가 아닌 사람을 노린 것 같지만, 게이머의 니즈도 잘 파악했다. 탈착식 마이크가 적용돼 마이크를 장착하면 훌륭한 게이밍 헤드셋이 된다. 특히, 커세어 버츄오소의 마이크는 디스코드 인증을 획득한 만큼 상대방과 명확한 음성 채팅이 가능하다. 또한, 마이크 끝부분에는 LED가 탑재됐는데, 이를 통해 마이크의 음소거 여부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는 로지텍 무선에는 제공되지 않는 기능이다. 게이밍 감성도 제대로 잡았다. 무선 게이밍 헤드셋임에도 로지텍 무선과 달리 이어컵에 RGB LED가 더해졌다. 헤드셋을 켜보니 커세어의 범선 로고가 아름답게 빛났다. 커세어의 종합 제어소프트웨어 ‘iCUE’와도 호환된다. iCUE는 투박했던 과거와 달리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거쳐 현재는 굉장히 세련된 UI를 지녔다. 다른 iCUE 지원 제품, 또는 일부 ASUS 메인보드의 조명을 함께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커세어 버츄오소의 다양한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EQ나 스테레오/7.1채널 전환 등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커세어 버츄오소의 RGB LED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데, RGB의 색상 값을 숫자로 입력해서 설정하는 것까지도 가능할 정도로 디테일하다. 연결성은 어떨까? 커세어 버츄오소는 다채로운 방법으로 다양한 플랫폼에 연결할 수 있는 게이밍 헤드셋이다. 무선 동글을 통한 연결 시에도 7.1 채널 입체음향이 가능하며, 유선 연결도 가능하다. 특히, USB 케이블 연결 시 충전과 유선 연결이 동시에 작동해 배터리가 없는 급한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24비트 96KHz 고음질 재생이 가능하다. 3.5mm 오디오 잭을 통한 유선 연결도 지원한다. 별도의 3.5mm 케이블 구매 없이 동봉된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으며, 닌텐도 스위치, 오큘러스 퀘스트 2등과도 호환된다. 이 역시 로지텍 무선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커세어 버츄오소는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주는 게이밍 헤드셋이다. 로지텍 무선보다 훨씬 쾌적했던 것은 물론 기자가 사용해 본 25만원 게이밍 헤드셋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25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무선 게이밍 헤드셋을 찾고 있다면 커세어 버츄오소를 추천한다.  

로지텍 라이트스피드가 정말 무선의 제왕일까?
로지텍 잡는 커세어의 무선 기술 ‘슬립스트림’

‘무선 게이밍 기어는 로지텍이 최강’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로지텍의 ‘라이트스피드’는 무선 기술은 얼핏 보면 정말 빛처럼 빠른 기술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세한 부분을 하나씩 따져보면 로지텍 라이트스피드 기술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커세어의 무선 기술인 ‘슬립스트림’이 로지텍보다 우수한 점이 많다. 로지텍 라이트스피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딜레이다. 캐나다 IT 전문매체 'Rtings'의 측정 결과에 따르면 로지텍 무선의 딜레이는 56ms, 커세어 버츄오소는 10ms로 확인됐다. 커세어 버츄오소가 훨씬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실제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 짧은 딜레이가 생명인 리듬 게임을 즐겨보니 커세어 버츄오소로는 노트를 쾌적하게 연주할 수 있었으나 로지텍 무선은 플레이할 의욕이 들지 않을 정도로 딜레이가 심했다. 노트를 누르고 소리가 나기까지의 시간이 길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슬립스트림이 라이트스피드가 우위에 있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슬립스트림은 하나의 동글로 슬립스트림 지원 헤드셋, 마우스, 키보드 3종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지만, 라이트스피드는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자사의 오피스 라인업에서 유니파잉 동글을 강조했던 로지텍이 정작 게이밍 기어에서는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마치며

이번 기사를 통해 25만원 게이밍 헤드셋 2종을 비교해 봤다. 가격대가 비슷함에도 커세어의 성능/기능 등이 로지텍보다 월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커세어가 훨씬 짧은 딜레이와 멀티 페어링 기술을 지원해 ‘무선은 로지텍이 답’이라는 말이 꼭 옳지 않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명한 구매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기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