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에 도전할 OS, 누구였는가
스마트폰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휴대전화와 컴퓨팅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디바이스라 할 수 있다. PC 시장 초창기에 다양한 OS가 있었던 것처럼, 스마트폰도 초기에는 수많은 기업에서 다양한 OS를 선보였다. 2008년 당시에는 가장 먼저 시장에 자리 잡은 아이폰의 iOS 이외에 다양한 OS가 경쟁했다. 먼저 당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최강자 중 하나였던 노키아의 심비안(Symbian)이 있었고, 이미 PDA폰에 적용되고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Windows Mobile)도 있었다. 2008년 9월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Android OS)가 공개됐다. 스마트폰 전쟁에 참여하려는 업체 입장에서는 어떤 OS를 사용할지가 상당히 중요했다. 애플과 노키아가 독자적인 OS를 사용했던 반면, 삼성전자는 우선 타 회사의 OS를 사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그 시작은 윈도우 OS였다.아이폰의 대항마(?) 등장
2008년 6월,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폰으로 삼성 옴니아(모델명: SGH-I900)을 선보였다. 이 스마트폰은 윈도우 모바일 6.1과 햅틱 UI를 적용한 제품으로, 프리미엄 풀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이자 아이폰의 대항마를 표방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옴니아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08년 11월부터다. 옴니아의 내수용 모델인 삼성 T*옴니아(모델명: SCH-M490)는 디스플레이 해상도를 WVGA(480x800)으로 높였고, 위성 DMB를 탑재했다. 당시 기준으로는 고성능에 메모리 공간도 많았다.값비싼 논란덩어리
삼성 T*옴니아의 출고가는 4GB가 968,000원, 16GB는 1,068,100원이었다. 2022년에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으니 2008년에는 말이 필요 없다. 그럼에도 국내에 아이폰이 정식 출시되기 전에는 스마트폰 단일 모델 중에서는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단점이 있었다. 배터리가 금방 바닥나서 소비자는 배터리 2개와 충전기를 따로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으며, RAM 용량과 대용량 내장 메모리에도 문제가 많았다. 통합메세지함과 같은 SK텔레콤 애플리케이션도 큰 문제로 작용했다.성장하지 못한 옴니아 II
2009년 10월에는 후속작인 옴니아 II 시리즈가 발매된다. SK텔레콤에서는 T*옴니아 II(모델명: SCH-M175), KT에서는 SPH-M8400이, LG유플러스에서는 OZ 옴니아(모델명: SPH-M7350)이 출시됐다. 옴니아 II에서는 프로세서를 자체 모바일 AP로 변경했고, AMOLED 디스플레이와 5MP 카메라도 탑재했다. 하지만 이 스마트폰 역시 문제가 산더미 같았다. 휴대폰에 탑재된 윈도우 모바일 OS는 너무 느리고 무거웠으며, 인터넷 뱅킹과 카카오톡도 사용할 수 없었다. 새로운 삼성 터치위즈 2.0 UI도 불편한 점이 많았다.옴니아에서 갤럭시로
이렇게 삼성 옴니아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는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 해답은 구글 안드로이드였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플랫폼이어서 누구나 소프트웨어와 디바이스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다. 제조사별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0년 4월, 갤럭시 A(모델명: SHW-M100S)를 시작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후 갤럭시 S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의 휴대폰 대표 브랜드는 옴니아에서 갤럭시로 바뀌었다. 이 와중에도 3세대 옴니아가 시장에 판매되기도 했다. 옴니아 7(모델명: GT-I8700)은 삼성전자가 최초로 선보인 윈도우 폰 7(Windows Phone 7) 스마트폰이었다. 하지만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별 힘을 쓰지 못했다. 여기에는 윈도우 폰 7이 사양을 크게 제약한 것도 컸다.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