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야제와 연계한 서머 결승전, 강릉 뜨겁게 달궜다
[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젠지가 11번째 우승을 노리던 T1을 결승전에서 3대0으로 완파하고 젠지라는 이름으로 LCK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젠지는 28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아레나에서 열린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 T1과의 대결에서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2017년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삼성 갤럭시를 인수, 2018년 KSV라는 이름으로 LCK 스프링에 참가한 젠지는 젠지라는 팀 이름으로 활동한지 5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2020년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T1에게 0대3으로 패했고 2021년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담원 기아 0대3으로 무너진 뒤 2022년 LCK 스프링 T1에게 1대3으로 패배하면서 준우승만 계속했던 젠지는 네 번의 도전 만에 LCK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 T1의 ‘V11’ 저지한 젠지
LCK 서머 정규 리그에서 17승1패, 세트 득실 +30을 달성하면서 역대 LCK 단일 스플릿 최다 세트 득실이라는 새운 기록을 세운 젠지는 플레이오프에서는 2라운드에서 리브 샌드박스를 잡아내고 결승에 올라왔다.
28일 강릉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T1을 맞이한 젠지는 스프링 결승전 패배에 대한 복수의 칼을 갈고 나왔다. 1세트에서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의 제리가 무려 16킬을 만들어내면서 킬 스코어 19대6으로 압승을 거뒀다.
2세트에서 T1이 제리를 가져가도록 유인한 젠지는 제리와의 맞대결을 최대한 회피했고 T1의 핵심 선수인 ‘페이커’ 이상혁의 레넥톤을 집중 공략했다. 초반에 이상혁을 두 번 연속 잡아낸 젠지는 하단으로 타깃을 변경, ‘구마유시’ 이민형의 제리를 끊어내며 승기를 잡았다. 분위기를 탄 젠지는 교전이 일어날 때마다 승리했고 26분 만에 T1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2대0으로 앞선 젠지는 T1이 회심의 카드로 꺼내든 모데카이저를 집중 공격했다. T1에게 퍼스트 블러드를 내주기도 했지만 ‘피넛’ 한왕호의 신 짜오와 ‘도란’ 최현준의 레넥톤이 ‘제우스’ 최우제의 모데카이저를 연달아 끊어냈다. 드래곤을 연달아 챙기면서 T1이 싸움을 시도하게 만든 젠지는 내셔 남작 지역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고 3대0 승리를 확정지었다.
우승을 차지한 젠지에게는 상금 2억원, 티파니앤코가 선물하는 우승 반지가 주어졌고 결승전 MVP로 선정된 ‘피넛’ 한왕호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브레이슬릿이 주어졌다.
◆ 첫 우승 원동력은 계획적인 리빌딩
젠지가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지도자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젠지는 2022년을 앞두고 프랜차이즈 스타인 ‘룰러’ 박재혁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새로 영입했다.
LCK와 LPL에서 활약하면서 우승은 물론, 월드 챔피언십까지 경험한 베테랑 정글러 ‘피넛’ 한왕호를 영입했고 최고의 개인기를 갖춘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과 돋보이지는 않지만 자기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는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 다양한 챔피언으로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를 주전으로 영입했다.
젠지는 코칭 스태프도 리빌딩했다. LCK에서 맹활약하면서 ‘전설적인 정글러’라는 호칭을 얻었던 고동빈 감독과 ‘마파’ 원상연을 코치로 받아들였다. 감독이라는 직책을 처음 맡았던 고동빈 감독은 스프링에서 준우승을 경험한 뒤 서머 정규 리그 1위에 이어 최종 우승까지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선수 시절 우승보다 준우승이 많았던 고동빈 감독은 우승 경력이 없었던 최현준, 정지훈, 박재혁, 손시우에게 첫 LCK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기면서 선수들을 ‘성불’시킨 감독이 됐다.
◆ 강릉을 뜨겁게 달군 LCK 서머 결승전
2012년 첫 LCK 대회가 열린 이후 결승전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진행됐고 2014년 서머와 2018년 스프링은 부산광역시에서 결승전이 열렸다. LCK는 결승전 유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강릉시의 인프라와 교통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번 결승전을 공동주최하기로 결정했다.
여름 휴가 막바지인 8월 마지막 주에 결승전을 열기로 한 LCK는 사상 처음으로 전야제를 토요일에 개최하고 결승전을 일요일에 개최했다. ‘팬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전야제는 27일 하루 동안 7,500명의 팬들이 현장을 다녀갈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강릉 소재 대학들이 LoL로 승부를 벌였고 LoL 세계관에 기반한 아트워크와 팬들이 직접 제작한 LCK 관련 작품들이 전시됐다. 우리은행을 비롯한 후원사들이 부스를 마련해 팬들을 만났고 결승전에 참가한 젠지와 T1뿐만 아니라 KT 롤스터 등 LCK 팀들이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강릉아레나에서 28일 진행된 결승전도 1만 명의 관객으로 성원을 이뤘다. 7월 29일과 8월 12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 티켓 예매는 순식간에 매진되면서 개최 이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젠지와 T1으로 매치업이 성사되면서 강릉아레나는 팬들로 가득찼다.
한편, 2022 LCK 서머 챔피언으로 등극한 젠지는 오는 10월에 열리는 LoL 월드 챔피언십에 LCK 1번 시드를 부여받아 뉴욕에서 열리는 그룹 스테이지로 직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