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값 내린 SSD가 시장에서 화두다. 하드디스크를 대신할 장치로 빠른 속도를 내세우고 있다. 이미 쓰고 있는 구형 PC는 물론 새로 장만하는 PC의 체감 성능을 높이는데 어떤 부품보다 효과가 크다. 용량으로 따지면 여전히 하드디스크와 비교 못할 수준이지만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값으로 인해 시스템 구동용 저장장치로 부담이 많이 줄었다.
하드디스크에 비해 무척 많은 제조사가 SSD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고 있다. 몇몇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거의 같은 구성인데, 인텔 삼성 OCZ 등이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신뢰성을 내세우는 인텔, 고성능을 앞세운 삼성, 대중적인 가격대에 포진한 OCZ가 각각 특화한 시장을 이끄는 중이다. 다양한 제품이 나와 경쟁하니 소비자들은 반길만한 상황이다.
SSD가 급격한 관심을 모으는 까닭은 상대적인 성능이다. 분명히 하드디스크보다 SSD가 빠르다. 체감 성능은 얼마나 차이 날까? 1TB 7200rpm 하드디스크와 인텔 520 시리즈 SSD 120GB를 비교해봤다.
수치상으로도 무시 못 할 성능 격차를 보인다. 사실상 지금 방식 하드디스크 속도는 한계에 다다른 지 오래다. 반면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여전히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 단순 읽기 쓰기 속도는 최적화된 상태에서 테스트로 나타나는 결과에 불과하다. 실제로 쓰면서 이 속도가 나오길 기대할 수는 없다. 체감하는 성능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셈이다.
사람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속도는 부팅할 때다. 시스템용으로 둔 저장장치 속도에 따라 부팅 시간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POST 과정을 제외한 부팅 시간은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를 쓸 때 약 1분가량 걸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SSD를 저장장치로 쓰는 울트라북이 대거 등장하면서 부팅 시간을 9초대로 줄였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PC를 쓰면서 체감하는 차이는 어떨까? 가장 많이 체감하는 것은 부팅할 때처럼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다. 특히 신경 많이 쓰는 분야가 게임이다. 게임을 읽어 들이는 시간은 얼마나 날까.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리그오브레전드를 대상으로 게임 실행 시간을 비교했다.
부팅 시간 비교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는 게임을 실행하기 위해 읽어 들이는 정보가 막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격차를 보인다. 읽어 들이는 정보가 많을수록 처리 속도 차이가 심하게 드러나는 셈이다.
날이 갈수록 덩치를 키우고 있는 사진을 불러오는 속도는 얼마나 차이 날까? 최근 니콘에서 내놓은 D800은 135포맷임에도 무려 3600만 화소를 집적했다. 최대 해상도는 7360×4912픽셀에 이른다. RAW 형식이 차지할 파일 크기는 무려 45MB다. 이런 거대한 사진 데이터를 읽어들이려면 저장장치 속도도 무시 못 한다. 이를 비교하기 위해 어도비 포토샵 CS 5.1 실행과 동시에 총 4.32GB에 달하는 RAW 파일 100개를 읽어 들여 봤다.
부팅 시간, 게임이나 프로그램 구동 시간, 파일 읽기 시간 등 전체적으로 SSD가 큰 격차를 두고 하드디스크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특히 읽어 들이는 용량이 클수록 격차가 벌어져, 프로그램을 여럿 설치하고 시스템 글꼴 등을 추가하면서 계속 느려지기 마련인 부팅 시간도 시간이 지나면서 SSD와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물론 SSD는 이것 말고도 장점이 많다. 저전력 소모, 무진동, 무소음, 충격으로부터의 신뢰성 등은 하드디스크에 비할 바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체감하는 요소는 빠른 속도다. 단지 테스트 수치상으로만 빠를 뿐인 몇몇 부품 간 성능 차이와 달리 SSD와 하드디스크 사이 성능 차이는 수치상으로보다 체감 상으로 더 크게 느낀다. 올 봄에는 체감 성능을 확 끌어올려주는 SSD로 쾌적한 PC 환경을 꾸며보자.
인텔은 520 시리즈 SSD의 A/S 기간을 5년으로 설정해 신뢰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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