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27B750은 지난해 처음 등장해 독특한 모양으로 시선을 모은 비대칭 디자인을 적용했다. 27인치 크기로 1920×1080의 풀 HD 해상도를 가지며 TV 튜너를 내장해 HDTV를 수신할 수 있는 TV 겸용 모니터다.
이 정도 제원은 일반적인 보급형 27인치 모니터와 별반 다르지 않다. T27B750에게 ‘스마트’라는 수식어를 붙인 건 다른 기능이 더해져서다. 먼저 T27B750은 유선이든 무선이든 네트워크에 접속해 인터넷과 통한다. 여기서 스마트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갖가지 기능을 풀어낸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는가 하면 전용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할 스마트 TV모니터? 갈 길이 멀다
삼성전자 스마트 TV모니터 T27B750
수도 있다.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에 직접 접속해 전체 화면으로 감상하는가 하면 전용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아 마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쓰듯 이용할 수 있다. 간단히 생각하자면 전화기에 스마트한 기능이 더해져 스마트폰인 것처럼 TV에 스마트한 기능이 더해져 스마트 TV인 셈이다. 이른바 스마트한 기능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터치 인터페이스가 필수다.
하지만 멀리 떨어져 리모컨을 이용해 원격 제어하는 TV 특성상 스마트 TV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담는 것은 활용가치가 떨어진다. 마우스 커서를 대신할 기능이야 리모컨의 내비게이션 키를 조작해 쓸 수 있지만 웹서핑 등 기능을 쓸 때 리모컨 숫자 키패드를 이용한 입력 방식은 그리 수월한 게 아니다. T27B750의 오른쪽 옆에는 2개의 USB 단자가 있어 USB 방식 유무선 키보드나 마우스를 연결해 문자 입력 등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능을 PC에서 문자 입력하듯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안 된다. 키보드나 마우스 등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반응은 PC 키보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둔하다. 스마트 TV모니터의 인터넷 연동 기능을 주 기능처럼 쓰기 보다는 CF에 나오는 것처럼 TV나 영화 등을 보면서 궁금한 것을 즉석으로 찾아보는 등 보조 기능 정도로 여기는 게 낫다.
와이다이 기능으로 선 없이 화면 공유
지금까지 모니터는 주 모니터로 쓰든 보조 모니터로 쓰든 기기와 직접 케이블로 연결해야 했다. 고정된 장소에서 쓰는 PC라면 그냥 당연한 듯 쓰겠지만 수시로 들고 이동하는 노트북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장소에 따라 모니터와 노트북을 케이블로 연결하기 곤란한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때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인텔의 무선 모니터 연결 기능인 와이다이다. 울트라북 등 인텔 와이다이 기술을 채용한 노트북이라면 약10m 거리 내에서 따로 선을 연결할 필요 없이 무선으로 듀얼 모니터나 클론 뷰를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하게 모니터를 확장해 작업하거나 영화 등 동영상이나 게임을 큰 모니터로 즐길 수도 있고 내 모니터 화면을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보여줄 수도 있다.
이것 뿐 아니다. MHL 케이블로 T27B750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스마트폰 게임이나 동영상 등을 보다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그 밖에도 자체 코덱을 이용해 다른 장치 없이 음원이나 동영상이 든 메모리를 연결해 볼 수 있고 삼성 고유의 AllShare 기능을 갖춘 노트북, 프린터, 카메라 등과 유무선으로 간편하게 자료를 공유해 화면에 표시할 수 있다. 돌비 디지털과 SRS 시어터사운드 HD 음장효과, dts 기술을 더한 7W+7W 스테레오 스피커는 외부 스피커 없이 멀티미디어 환경을 강화시켜준다.
기능과 실용성 사이에서 고민해봐야 할 것
다양한 재주를 품은 만큼 T27B750의 활용성이나 공간 효율 등은 매우 뛰어나 보인다. 적어도 여러 대의 화면 표시 장치를 쓸 필요 없이 T27B750 하나로 대부분 용도에 쓸 수 있어서다. TV 따로 모니터 따로 갖추고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PC를 켤 필요 없이 T27B750 하나만으로 모두 쓸 수 있다. 2개의 HDMI 단자와 D-Sub 단자, 컴포넌트 단자 등으로 PC와 멀티미디어 재생기, 콘솔 게임기 등을 동시에 연결해 쓸 수 있다는 점도 효율을 높여주는 요소다.
그런데 다양한 재주를 품었다는 것으로
T27B750을 좋은 제품, 이상적인 제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기본기와 몇몇 재주의 실용성에 의구심이 생겨서다. 우선 TN 패널을 쓴 화면이 당장 눈에 걸린다. 상대적으로 반응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기 때문에 영상 재생을 주로 하는 TV에 적합한 것이 TN 패널이기는 하나 화질이 너무 떨어진다. 매직앵글로 상하 시야각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화질이나 백색균일도 문제를 보완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큰 모니터임에도 좌우 각도 조절이 안 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디자인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나 TV라면 모를까, 모니터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문제다. 키보드 연결 시 글자 입력 때 상당한 지연이 있는 점은 시급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터치키보드보다 둔감한 반응으로 무언가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 오산이다. 리모컨 반응 각도가 무척 좁다는 것도 단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다. 스마트 기기가 스마트할 수 있는 조건은 다양한 콘텐츠에서 나온다. 유튜브나 티빙 같은 공개된 온라인 콘텐츠 뿐 아니라 앱스토어를 통한 다양한 활용 애플리케이션 공급도 무척 중요한 요소다. 삼성이 독자 앱스토어를 구축하면서 불거진 초기 문제인 셈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개선되기 보다는 다양한 지원육성을 통해 재빨리 확충해야 할 부분이다. 유독 유아용 콘텐츠만 유료화한 것도 속보이는 모양새다.
T27B750의 기능을 보면 스마트한 기기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스마트 기기가 품어야 할 기초적인 요소는 모조리 갖추고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쓸 만한 기능도 여럿이다. 하지만 오랜 노하우를 자랑하는 애플 OS나 오픈 플랫폼으로 폭넓은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OS의 스마트함에는 전혀 미치지 못한다. 삼성이 스마트 TV모니터에 독자적인 환경을 구축한 것은 기술적독립 등 다양한 자랑거리로 말할 수 있지만 ‘제대로’ 스마트한 기기를 구현하는
◆경쟁 제품: 삼성전자 T27A950. 거의 같은 기능을 갖추고 3D 화면을 더했다. 물론 그만큼 비싸다. 대략 10여만 원 차이니 우열을 가리기보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갈린다.
◆장점: 모니터 하나로 TV, PC, 콘솔게임기 등 여러 기기를 쓸 수 있으며, PC 없이 모니터만으로 웹서핑, SNS,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 등 여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단점: 기본 화질이 너무 떨어진다. 인터페이스 편의성을 확장한 것은 좋으나 반응이 둔한 것은 필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줄평
정말 스마트하게 기능 잘 갖췄다만 제대로 스마트해지려면 손볼 곳이 많다.
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