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없어 못 만들고, 물건이 없어 못 판다. - TSMC 사슬에서 벗어나려는 반도체 기업들
상태바
공장 없어 못 만들고, 물건이 없어 못 판다. - TSMC 사슬에서 벗어나려는 반도체 기업들
  • PC사랑
  • 승인 2012.05.01 2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슈퍼 ‘을’ TSMC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긴 고객은 어디가 있을까? 그래픽 업계 양대 산맥인 엔비디아와 AMD가 모두 TSMC에 GPU 생산을 맡긴다. AMD GPU는 ATI 시절부터 TSMC의 고객이고 엔비디아는 지포스 뿐만 아니라 테그라 프로세서도 TSMC에서 만든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제품이 TSMC의 공장에서 나온다. 업계에서 어느 정도 이름 있는 팹리스 회사는 전부 TSMC와 갑을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갑을관계는 상당히 특이하다. 생산을 맡기는 원청업체가 갑의 위치에서 큰 소리를 치고 생산하는 제조업체가 쩔쩔매는 한국식 하청 문화와 달리, TSMC에 생산을 맡기는 원청 업체들이 오히려 TSMC에게 자사 제품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정도다. 이렇게 된 이유는 충분한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과 우수한 제조 공정 기술을 모두 갖춘 위탁 생산 기업이 아직 TSMC밖에 없기 때문이다.

TSMC의 화려한 행적
TSMC는 새 제조 공정을 도입할 때마다 수율 문제가 많았다. TSMC 40나노미터 공정의 초기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라데온 HD4770은 아직도 업계에 전설처럼 전해진다. TSMC는 매번 큰문제가 아니라며 고객들을 안심시켰지만 물량 부족 사태는 라데온 HD4000 시리즈에 이어 5000 시리즈와 일부 6000 시리즈, 지포스 GPU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이런 고질병이 28나노미터 공정에서도 여전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있다. 최근에는 TSMC 28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하는 스냅드래곤 S4 시리즈가 일시 생산 중단했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사실이라면 스냅드래곤 S4를 얹은 HTC 원 X, 아수스 패드폰, 파나소닉 엘루가 파워가 출시일을 맞추지 못한다. TSMC 28나노미터 공정에 대한 불안은 이제 막 등장한 지포스GTX680까지 확대됐다.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물건이 없어 못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TSMC를 대신할 방법은 없는가?
3월 셋째 주에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인텔에 전화를 걸어 인텔 기술과 설비로 테그라 프로세서를 생산할 의향이 없는지 물었다. 물론 인텔이 그 제안을 받아들일 리 없다. 아톰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데 ARM 진영을 도울 이유가 없어서다.

답이 TSMC만 있는 건 아니다. IBM, 삼성, 글로벌 파운드리가 연합한 공동 플랫폼은 같은 기술을 써 반도체를 만든다. 이 플랫폼에 맞춰 설계한 반도체는 세 회사 중 어느 곳에서도 만들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금까지 TSMC에서 생산했던 테그라 프로세서를 삼성에서 만들어 샘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파운드리가 단순히 AMD 자회사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위탁 생산 업무에 뛰어들고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 규모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성공한다면, 더 이상 TSMC에만 의존하는 양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TSMC를 대체할 다른 대안이 충분히 많아지는 것이니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