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사랑]한국엡손이 안경 형태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통해 주위 환경을 인식하면서 대화면의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퍼스널 시스루(See-Through) 시어터 '모베리오 BT-100'을 선보였다. 기존 타사 제품과 달리 영상이 반투명으로 떠서 시야를 가리지 않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기존에 출시된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전면에 설치된 LCD 화면을 보는 형태였던 것과는 달리 좌, 우 안경 다리 부분에 내장된 초소형 프로젝터가 반사유리에 영상을 투사한다. 그래서 외부 환경과 겹쳐 영상을 볼 수 있고, 영상이 양 쪽에서 투사되기 때문에 3D 영상까지 재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량이 많이 나가는 프로젝터가 가운데가 아닌 양 사이드에 배분되어 있어 무게 밸런스도 좋다.

 

제품 이름인 ‘모베리오’는 이동을 뜻하는 무브(MOVE), 이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무버(MOVER), 영화를 의미하는 무비(MOVIE)에 ‘자신만의 공간’의 의미로 접미사 이오(-IO)를 붙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름 그대로 움직이면서 영상을 볼 수 있어 비행기나 기차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원, 해변 등에서 야외활동 중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초소형 프로젝터는 엡손의 빔 프로젝터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해상도는 960×540이며 LCD의 크기는 0.52인치에 불과하지만 시야거리에 따라 화면의 크기가 달라지는 착시 효과가 나온다. 5미터 앞을 응시할 경우 80인치, 20미터 앞을 응시할 경우에는 320인치의 화면을 보는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내장 메모리는 1GB에 불과하지만 2GB의 마이크로SD카드와 32GB의 마이크로SDHC카드를 삽입할 수 있어 블루레이 화질의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무선랜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와이파이에 접속해 유튜브 등의 사이트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을 스트리밍을 통해 볼 수 있다.

 

모베리오 BT-100은 안경 모양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와 콘텐츠를 재생하는 컨트롤러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장된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6시간 동안 연속해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컨트롤러는 조작을 담당하는 여러 버튼 외에도 터치패드가 있어 마우스로 조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문제가 없다. 제품 소개를 맡은 엡손의 윤정민 과장은 무대에 올라와 등 뒤의 화면에 나오는 파워포인트 화면을 자신이 착용한 모베리오에 띄워 프롬프터 없이 화면을 보면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의 안경 다리부분에 이어폰이 달려있어 별도로 연결할 필요가 없으며, 음악만을 듣는 경우를 대비해 오디오 포트를 만들어 놓았다. 돌비 모바일 서라운드를 지원하고 음향은 18가지 이퀄라이져 효과를 즐길 수 있다.

 

엡손 서치헌 이사는 “이번 신제품은 엡손의 빔 프로젝터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향후 프로젝터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 제품을 시작으로 보다 진화된 형태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개선을 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외화감상에 필수인 smi 포맷의 자막파일은 아직 지원되지 않으며, 비디오는 MPEG4와 H.264, 오디오 포맷은 MPEG3와 AAC까지만 지원된다. 영화감상을 위한 인코딩 작업이 필수라는 뜻이다.

 

또한 안드로이드 2.2 OS를 사용하지만 아직 구글의 인증을 받지 못해 구글 플레이에 접속해서 앱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apk 파일을 따로 구해서 설치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안경을 쓰고서 그 위에 모베리오를 착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안경걸이가 기본으로 제공되지만 모든 형태의 안경에 대응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엡손의 스즈키 모토시 대표이사는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들어가 있으며, 현재 240g인 중량을 더욱 가볍게 해 착용감을 높이기 위한 소형화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PC사랑 우재용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