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소니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HMZ-T2’
‘나만의 영화관’은 어떤 느낌일까. 내 방에 대형 스크린과 빔 프로젝터를 설치한다고 그 맛이 날지는 기자도 설치를 해보진 않아서 그건 모르겠지만 이 것 하나는 분명하다.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Z-T2가 나만의 영화관을 만들어준다는 사실 말이다.
박지성 기자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영상은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려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생각한다. ‘집에 언제가지?’. 아, 다시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750인치의 초대형 가상 스크린
소니가 선보인 HMZ-T2.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의 일종인 HMZ-T2는 소니의 영상기술과 사운드 기술이 집약된 최고의 디스플레이다. 1280×720의 HD해상도와 16:9의 화면비율, 2개의 OLED HD화면, 2개의 화면으로 실현되는 True 3D, 5.1채널의 버추얼 서라운드 시스템은 영화를 감상하기 위한 최상의 스펙을 자랑한다.
특히 20m거리에서 보이는 750인치 가상 스크린 사이즈는 마치 혼자 영화관에 있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화면 구석을 보기위해서는 눈동자를 굴려야 할 정도. 45도의 넓은 시야각과 일반 가정용 TV의 14배의 큰 대형 사이즈로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게 무척 아쉬울 따름.
양쪽 눈에 맞춰진 두 개의 고해상 HD OLED패널은 각각 5단계로 자신의 눈동자에 맞춰 좌우로 조절할 수 있어 누구나 최적화된 시선으로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Tru-Black기술의 적용으로 일반 LCD화면에서는 표현하지 못하는 짙은 블랙과 선명한 콘트라스트를 표현한다.
빛 가리개로 몰입감 향상
HMZ-T2의 강력한 무기는 바로 True 3D 입체영상. 이 기능이 없었다면 리뷰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선 3D영상을 제대로 즐기려면 외부 빛을 간섭을 차단해주는 빛 가리개(Light Shield)는 필수다. 어두운 영화관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하는 주위 사람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방해받았던 사실을 생각하면 짜증이 밀려온다.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빛은 영화 감상의 방해꾼이자 최대의 적이다.
고무 재질로 된 빛 가리개는 디스플레이와의 결속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이 단점이지만, 자신의 본래 임무인 빛 차단에는 완벽한 임무 수행을 보여준다.
생생한 5.1채널 버추얼 서라운드 시스템
사운드도 영화 감상 시 무시할 수 없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청각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은 공포영화를 볼 때 소리만으로도 오싹해지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HMZ-T2는 5.1채널의 돌비 서라운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볼륨 조절이 가능한 이어폰 단자를 지원해 사용자가 좋아하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박력 있게 울려 퍼지는 입체 서라운드 사운드를 전해준다. 또 음악이나 게임, 영화, 표준 서라운드 등 다양한 음향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 마치 현실 세계에 있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생생한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헤드폰은 필수다. 소니 MDR-MA900은 당신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다.>
2011년 선보인 HMZ-T1과의 큰 차이점은 바로 이 이어폰 단자. 전작에서는 헤드폰이 제품 자체에 장착되어 있어 착용하기에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를 과감하게 없애고 이어폰 단자를 통해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고성능 헤드폰을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빛도 차단했고, 성능 좋은 헤드폰도 마련됐으니 이제 3D영화 감상만 남았다. 영화는 ‘어메이징-스파이더맨’. 화려한 영상미와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소니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고 싶었다.
편안한 착용감과 인체공학적 설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디스플레이는 두 개의 뒷면 헤드 밴드와 전면 지지대를 통해 무게가 분산되기 때문에 크게 무겁다는 느낌은 없다. 특히 전면 지지대로 렌즈와 눈의 거리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안경을 쓰고도 큰 불편함 없이 착용할 수 있었다.
기자는 잠을 청하기 전 침대에 누워 HMZ-T2를 착용하고 영화를 감상하다가 그대로 잠에 취했을 정도다. 다음 날 아침, 어머니가 방에 들어왔다가 기겁을 하고 나가셨다는 말에 다시 한 번 놀라운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HMZ-T2는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아니다.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이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거리를 거닐 수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 집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온전히 내 시간을 영화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디스플레이의 최고의 장점이다. 특히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비교를 거부하는 완벽한 3D효과
HMZ-T2는 Side By Side 방식과 Over-Under 방식의 3D영상을 지원한다. 2개의 눈에 맞춘 독립적인 렌즈는 바로 이 3D 입체 영상을 가장 이상적으로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3D 영상을 감상할 때 착용하는 셔터글라스 안경이나 편광 안경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만큼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교를 위해 최신 3D모니터에서도 같은 영화를 감상했다. 차이는 명백했다. 3D모니터도 훌륭한 3D효과를 보여주었지만 몰입감을 느끼기엔 2%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니의 디스플레이는 편광 안경의 도움 없이 렌즈를 통해 눈으로 직접 3D효과를 느낄 수 있어 훨씬 더 리얼한 느낌이다. 디스플레이 기기 안에서 스파이더맨이 직접 뛰어다닌다고 할까?
스파이더맨이 쏘아대는 거미줄과 타워 크레인을 통해 도심 한복판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은 마치 내가 스파이더맨이 된 듯이 들썩거렸다. 특히 타워가 무너지면서 떨어지는 파편을 피하겠다고 움직이는 모습에 이 디스플레이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양한 AV기기들과의 완벽한 호환
HMZ-T2는 HDMI를 통해 다양한 AV기기들과 연결할 수 있다. HMZ-T2의 프로세서 유닛은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PS), 컴퓨터, TV등, HDMI 케이블과 연결할 수 있는 모든 기기의 입력신호를 받아들여 머리에 착용한 디스플레이로 보내준다. 착용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으므로 미리 리모컨이나 게임 패드를 주위에 놓고 대강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디스플레이 메뉴와 방향키 버튼은 쉽게 찾을 수 있다.
<HMZ-T2는 프로세서 본체를 통해 다양한 AV기기와 연결할 수 있다. 고화질 3D영상을 감상하기 위해 소니 블루레이 플레이어 BDP-S490과 함께했다.>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영상에 의해 시력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영상은 약 20m 떨어진 곳에서 보이는 효과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소니는 어둠속에 익숙해지는 인간의 암순응 작용을 감안해, 시청 중 색의 온도가 점차적으로 떨어지면서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자동조절기능(Picture Auto Control)을 탑재했다.
하지만 TV나 모니터등과 마찬가지로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눈에 무리가 갈 수도 있으니 과도한 사용은 자제하기 바란다.
*제원
부피 : 187mm×104mm×254mm(헤드마운트 본체)
180mm×36mm×168mm(프로세서 본체)
케이블 길이 : 3.5m
무게 : 330g(케이블 미포함)
600g(프로세서 본체)
입출력 : HDMI Input/Output
HMD 출력 1
디스플레이 : OLED패널 ×2
해상도 : 1280×720(HD)
화면비율 : 16:9
가상스크린 : 16m×9m(20m 거리에서)
시청시야 : 45 degree
비디오 : 패널 드라이브 모드(Standard/Clear), 24p True Cinema, 비디오 SBM, 암순응에 따른 색온도 자동조절, 퓨어 이미지 리얼라이저(포레임 노이즈, 블랙 노이즈, 모스키토 노이즈 제거)
오디오 : A/V Sync 지원, AAC 6ch, Dolby 6ch, Leaner PCM 2/6ch, 가상 서라운드(6ch)
전력 : 220 V AC, 60 Hz
소비전력 : 15W/0.25W(대기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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