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입학 시즌이 지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5월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등 여러 모로 선물 고를 일이 많은 달이다. 게다가 결혼 시즌이기도 하다. 가까운 사람의 결혼이라면 축의금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소셜 미디어로 이런 고민을 해결해 보자.
가지고 싶은 품목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가격대의 어떤 브랜드가 적당한지 결정해야 한다. 어지간한 쇼핑은 거의 온라인에서 다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물건 고르기는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동네 상점에서 팔지 않는 물건이라도 웹 검색을 하면 나오게 마련이다. 심지어 과거에는 구하기조차 힘들었던 해외 판매 상품들도 인터넷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2012년 4/4분기 현재 온라인 쇼핑 거래금액이 8조 8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시장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은, 달리 표현하면 고민해야 할 영역도 넓어졌다는 의미다. 누군가 내 필요와 취향에 맞게 상품을 대신 추천해주고,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와 큐레이션이 트렌드가 되면서 전자 상거래에도 믿을만한 사람의 조언이나 추천을 바탕으로 내 취향과 필요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파워블로그나 카페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필요가 일치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구매 후기등의 정보 공유나 공동구매가 소셜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특화된 서비스로 제공되면서 ‘소셜 커머스’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소셜 커머스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모든 전자 상거래 형태를 의미한다. SNS 상의 사용자간 상호작용을 통해 상품의 구매 또는 판매 과정을 지원 혹은 직접 중계하는 형태의 모든 서비스가 이에 포함된다. 소셜 커머스는 2005년 야후에 의해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당시의 개념은 장바구니나 구매 후기 등 사용자가 작성한 쇼핑 관련 정보가 공유되면서 이뤄지는 온라인 상의 상거래 및 정보 교환 형태를 의미했다. 이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등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외연이 점차 발전, 확장되어 오늘날에는 구매정보 공유, 공동구매는 물론, 기존 전자 상거래의 소셜 웹 최적화와 광고 방식, 그리고 소셜 미디어 내에 입점하는 방식까지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공동구매 방식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셜 커머스는 주로 ‘공동구매’와 같은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반값할인’, ‘원어데이 쇼핑’ 등으로 알려진 공동구매 형태의 소셜 커머스는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으며 급성장했다. 사실 공동구매 방식은 소셜 커머스의 한 형태일 뿐이다. 공동구매 방식은 하루에 제한된 수량의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고 일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구매 단가를 대폭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1,000명 이상이 구매하면 50%를 할인해 주는 식이다. 할인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소비자들은 SNS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상품 정보를 홍보하게 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이런 공동구매 형태의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들은 ‘소셜 커머스’라기보다는 ‘Deal of the Day’ 모델에 가깝다. 이메일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등록된 사용자들에게 매일 한 가지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상품의 할인 폭이 크기 때문에 판매업체 입장에서는 별로 이익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도나도 입점하는 이유는 이런 공동구매 방식의 서비스에 노출될 경우 해당 기간 동안에는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되기 때문에 SNS를 통한 구전 효과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마땅한 마케팅 수단을 찾기 어려운 소규모 판매자들 입장에서는 좋은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공동구매 방식의 서비스들로는 ‘그루폰(//www.groupon.kr)’이나 ‘티켓몬스터(//www.ticketmonster.charislaurencreative.com)’, ‘쿠팡 (//www.coupang.com)’ 등이 있다. 그루폰은 2008년 미국 시카고에서 창립한 세계적인 공동구매 서비스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5개국 300여 개의 도시에 진출해 2010년에는 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쿠팡은 국내의 대표적인 업체로 2012년 상반기에만 2천 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소셜 커머스 업체들은 2010년 이후 큰 호응을 받으면서 급성장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구매 조건이 크게 까다롭지 않게 설정되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비해 SNS를 통한 사용자들의 구매정보 공유가 활발히 일어나지는 않는다. 관련 업체에 따르면 국내에서 SNS를 통해 공동구매 사이트에 유입되는 비율은 5% 미만이라고 한다. 이렇게 상품과 관련한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다 보니 국내 서비스와 관련해 신뢰의 문제들이 불거지기도 한다. 또 할인 폭이 워낙 커서 실제 제품보다는 서비스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에 편중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상품 정보의 선정 과정에서 허위 광고가 적발되기도 하고 일부 판매업체가 소비자를 차별 대우하는 등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는 경우도 적잖이 발생했다.
국내 대표 공동구매 소셜 커머스 사이트 ‘쿠팡’.
쇼핑 사이트와 SNS를 연계한다
SNS에 직접 입점하는 방식을 취한다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내에 직접 입점해 판매가 이루어지는 방식은 가장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자체 결재수단인 ‘Facebook Credit’을 출시하는가 하면, 외부 상거래 사이트에 사용자의 취향 정보 등을 공유하는 등 쇼핑 분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화되고 있지 않지만 페이스북 내에서 iframe을 통해 쇼핑몰을 개설하고 항공권이나 영화 티켓 등을 직접 판매하는 형태로 서비스가 이루어지면서 ‘f-commerce’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트위터 역시 검색 기반 광고 플랫폼을 선보이는가 하면, 브라질 등지에서는 트위터 사용자 간 실시간 직접 거래 플랫폼인 Plu$tter가 활성화되기도 했다. 이런 형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페이스북이 이미 6억 명 이상의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입점하는 형태이니만큼, 지인 네트워크를 통한 추천 및 구전 효과의 영향력은 앞서 언급한 두 가지 형태에 비해 훨씬 높을 수 있다.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도 36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직접 입점 형태의 소셜 커머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 이하 서브콤)는 비교적 가장 최근에 발생한 개념으로, 말 그대로 정기 구독료를 지불하면 제품을 주기적으로 배송 받게 되는 일종의 큐레이션 서비스다. 사실 정기적인 대가를 지불하고 상품을 받아보는 형태의 상거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우유나 신문 배달을 비롯해 정기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소모품 등의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던 거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서브콤은 이런 전통적인 구독 방식에 최근 떠오르고 있는 큐레이션 트렌드를 접목한 모델이다. 서브콤은 제품 정보나 구입 절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거나,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최신 트렌드나 제품 출시 소식을 알아내기 위해 검색을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개인 쇼핑 플래너인 셈이다. 또한 ‘알아서’ 구성해 보내오는 박스를 풀어보는 과정에서 소비자는 즐거운 고객 경험을 제공 받게 된다.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매달 새로운 상품을 접하는 동안 귀찮게만 여겨지던 구매 패턴이 소소한 재미로 바뀐다. 이런 사용자 경험을 위해 서브콤 서비스들은 제품 패키지에 고객의 이니셜을 각인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제공한다. 그러나 서브콤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고객과의 지속적인 상호관계를 맺으면서 더욱 맞춤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서브콤 서비스들은 소비자들에게 구독을 위해 간단한 프로필과 취향 정보를 요구하며, 이를 바탕으로 맞춤 상품을 제공한다. 그리고 매달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취향 정보를 조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개인화된 취향 정보와 반복적인 상호작용은 고객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으로 자리 잡는다. 판매업체에 있어서, 서브콤은 앞서 언급한 공동구매 방식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도록 한다. 판매 업체가 직접 진행하는 마케팅 활동에 비해 거부감이 적은데다, 실제 필요를 전제로 한 소비자들이라는 점에서 제품에 대한 수용이나 피드백의 적극성이 높다. 또 일반적으로 반복 구매가 필요한 상품군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판매 업체의 매출 지속성과도 연결 지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 전문 서브콤 서비스인 Birchbox, 시간이 없는 남성들을 위한 남성 패션 아이템 전문 서비스인 Trunk Club, 그리고 육아 중인 엄마들을 대상으로 전문가가 추천하는 어린이 교구와 교육 노하우를 제공하는 Kiwi Crates가 대표적인 서브콤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화장품 전문 서브콤인 글로시박스(//www.glossybox.charislaurencreative.com)가 주목을 끌고 있으며 이외에도 비비박스(BBbox), 팻박스(PetBox) 등 최근 들어 다양한 분야의 서브콤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소셜 커머스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서브콤은 이런 변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브콤은 믿을 수 있고 전문성이 있는 누군가로부터 진심 어린 조언과 도움을 받고 싶은 소비자의 요구에서 생겨난 상거래 형태이다. 따라서 서비스 운영 업체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양질의 제품을 확보하고 선별하지 않으면 고객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또한 제대로 된 고객분석을 통해 만족도 높은 맞춤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특히 정밀한 고객 분석을 통한 맞춤화는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기존 고객 기반의 사용자 피드백 뿐만 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방대한 사용자들이 쏟아내는 소셜 데이터들을 분석해 다양한 고객 요구를 파악하는 ‘빅 데이터’와의 접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고객 취향이나 구매 의사를 분석해 이를 새로운 상품 발굴이나 사용자 취향 분석에 활용하려는 시도들은 이미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빅 데이터 분석으로부터 얻은 결과들과 고객 개인의 소셜네트워크 이력을 비교 분석해 정밀한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미 아마존(Amazon)이나 넷플릭스 같은 대형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은 고객의 페이스북 활동 이력(‘좋아요’나 친구 관계) 정보를 구매 이력과 함께 분석해 개인화된 상품 추천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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