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이 필요한가. 전원 on부터 배터리 완전 방전까지, 할 수 있는 모든 테스트를 거쳐 1등 스마트폰을 뽑아본다. 브랜드가 달라도, OS가 달라도, ‘스마트폰’이란 대전제 아래 형제가 된 그들 중 으뜸과 버금을 가려 보자.
으레 새 휴대폰이 출시되면 확인해 보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과거 폴더형 스마트폰이 신기했던 시절에는 전화번호가 몇 개나 저장되는지, 문자메시지를 두 명에게 동시에 보낼 수 있었는지 등이 중요한 선택의 척도였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작은 PC의 역할을 수행해 디자인과 활용 편의성, 배터리 지속시간 등 살펴보는 항목들이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
마침 SMART PC사랑 내 사무실에 2년의 통신사 노예계약을 연장한 사람들이 있어 그들의 최신 스마트폰을 빌렸다. 기기마다 스펙과 형태가 다르고 OS도 다르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그저 ‘쓰기 좋고 예쁜’ 스마트폰이 아닌가. 기능 하나 추가에 기기가 바뀌는 국내 업체들의 작전은 여전하지만, 어쨌든 최신 제품이라는 믿음으로 공평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기마다의 특성으로 볼 수 있는 각종 편의 기능은 배제하고 기기 성능, 그래픽 성능, 카메라, 배터리 등 스마트폰 공통적 성능 위주로 테스트했다. 본 벤치마크에 사용된 스마트폰은 애플, LG, 팬택의 최신 스마트폰들이 선택됐다. 삼성전자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다음 페이지에서 설명한다.
테스트 항목
※ 모든 테스트 결과는 같은 테스트를 3회 진행한 결과 중 중간 값을 선정했다.
기기 종합 성능 - Geekbench 3
APU의 성능을 단도직입적으로 보여 주는 벤치마크 앱이다. 긱벤치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 등 각종 모바일 기기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앱보다는 ‘Antutu’가 좀 더 범용적으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antutu의 3D 항목만 따로 체크할 수 있어 객관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 다행히 모든 모바일 기기에 공통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APU 코어 테스트 프로그램 긱벤치가 본 테스트용 프로그램으로 제격이었다.
그래픽 성능 - 3Dmark
대표적인 그래픽 성능 측정 프로그램. SMART PC사랑도 각종 PC 하드웨어를 테스트할 때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모바일 기기의 활용 증가에 따라 제작사인 퓨처마크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성능도 체크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출시해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말이다.
얼마 전 삼성전자, HTC 등 몇몇 스마트폰 업체들이 벤치마크 프로그램에서 높은 점수가 측정되도록 조작되도록 테스트 앱이 구동될 때 최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4’의 경우 기본 GPU 클럭이 480GHz인데, GL벤치마크를 구동할 때 동작 클럭이 532MHz로 작동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결국 퓨처마크는 앱 내에서 볼 수 있는 기기별 테스트 결과 중 삼성전자와 HTC 제품을 모두 삭제했다. 본 테스트에서 삼성 갤럭시 시리즈를 포함하지 않은 이유다.
배터리 성능 - 유튜브
배터리 성능을 체크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은 같은 영상을 같은 환경에서 재생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체제와 달리 iOS는 어떤 영상이든 mp4 확장자로 인코딩해야 한다. 정식 인코딩이 아니라도 몇몇 영상 재생 앱을 사용해 인코딩 없이도 재생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기본 내장 비디오 플레이어를 사용하는 것보다 배터리 소모 속도가 빨랐으며, 파일의 코덱 문제로 재생이 안 되는 문제도 있었다.
가장 객관성에 가깝다는 결론은 두 운영체제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앱 ‘유튜브’였다. 테스트 제품에 유튜브 앱을 설치하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의 풀버전을 재생하는 것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환경은 사무실 내 Wi-Fi를 제한하고 테스트 중인 한 대의 스마트폰만 연결해 통신망에 대한 변수를 최소화했다.
가장 객관성에 가깝다는 결론은 두 운영체제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앱 ‘유튜브’였다. 테스트 제품에 유튜브 앱을 설치하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의 풀버전을 재생하는 것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환경은 사무실 내 Wi-Fi를 제한하고 테스트 중인 한 대의 스마트폰만 연결해 통신망에 대한 변수를 최소화했다.
카메라 성능 - 각 기기별 카메라
화소수는 다르지만 세 제품 모두 전면과 후면 카메라를 지원한다. 이 중 전면 카메라는 셀카, 화상 전화 등 서브 카메라의 이미지가 강해 화소수가 높은 후면 카메라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른 테스트들과 달리 카메라 성능에 대한 테스트 결과는 별도의 과정이나 상세한 이야기 없이 여기서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다.
화소수는 다르지만 세 제품 모두 전면과 후면 카메라를 지원한다. 이 중 전면 카메라는 셀카, 화상 전화 등 서브 카메라의 이미지가 강해 화소수가 높은 후면 카메라 위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른 테스트들과 달리 카메라 성능에 대한 테스트 결과는 별도의 과정이나 상세한 이야기 없이 여기서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다.
결과적으로 세 제품 모두 카메라 성능은 중간 이상을 넘지 못했다. 10점 만점에 세 제품 모두 4점에 가까운 5점을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 맑고 화창한 오후에 야외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가만히 서 있는 피사체를 촬영한 결과물은 10점에 가까웠지만, 실내에서 조도가 형광등 정도로 낮거나 피사체가 움직임이 많을 때는 만족스런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다. 작은 스트로보에서 뿜어지는 빛의 양도 한계가 있었다. 아이폰의 파노라마 촬영, Gx의 촬영 후 SNS 공유 등 재미있는 기능들은 제법 카메라 티를 냈지만, 결국 손톱만 한 렌즈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물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내에서 아무리 정성껏 찍어도 결과물을 PC로 옮겨 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간혹 줌까지 가능한 카메라 렌즈를 장착한 스마트폰도 보인다. 문제는 렌즈가 아니라 이미지 센서다. 카메라는 전적으로 전화기의 부가 기능 중 하나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은 좋은 렌즈가 달린 스마트폰을 사지 않고 좋은 카메라를 산다. 필요 이상의 욕심은 만족보다 불평을 가져온다는 뜻이다. 그런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하는 사용자들에게 조용히 속삭이고 싶다. “그냥 카메라를 한 대 사세요.”
시스템 정보
아이폰 5s
Geekbench를 이용하면 PC의 속성처럼 스마트폰의 시스템을 알 수 있다. 아이폰 5s는 iOS 7.0.4, 1.3GHz의 A7 APU, 1GB의 메모리를 가졌다.
LG Gx
LG Gx의 시스템. 안드로이드 4.1.2를 구동하고 있고 퀄컴 QCT 1.73GHz 프로세서와 1.76GB의 램을 장착하고 있다.
베가 시크릿 업
베가 시크릿 업의 CPU가 동작 클럭이 가장 높다. 퀄컴 2.27GHz 프로세서와 1.82GB의 메모리로 스펙은 세 모델 중 최강이라 할 수 있다. OS는 안드로이드 4.2.2를 돌리고 있다.
테스트 1. APU 성능 테스트
LG Gx
팬택 베가 시크릿 업
애플 아이폰5s
Geekbench 3 테스트 결과. 위부터 종합 점수, 정수 연산, 부동소수점 연산, 메모리 연산 점수를 뜻한다. LG Gx는 싱글 코어 619점, 멀티 코어 1821점으로 스마트폰 중에서도 점수가 낮은 편이었다. 시크릿 업이 멀티 코어 2,267점으로 나쁘지 않은 점수를 얻은 것에 비하면 스펙다운의 결과를 여실히 볼 수 있다. 아이폰 5s는 64비트 연산 덕분인지 싱글 코어, 멀티 코어 모두 상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싱글 코어 1,413점은 LG Gx의 두 배가 넘는다.
테스트 2. 그래픽 성능 테스트
LG Gx
팬택 베가 시크릿 업
애플 아이폰5s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길 때의 성능을 알아보는 3Dmark 테스트. 모바일에 맞춰 PC 버전의 엔트리 레벨인 ‘아이스 스톰’을 일반, 익스트림, 무제한 등 3단계로 나눠 제공하고 있다. 본 테스트에선 가장 높은 부하가 걸리는 무제한 모드로 측정했다. 우측 하단에는 지금까지 테스트한 제품들의 종합 점수도 알 수 있어 자신의 기기가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졌는지 비교해볼 수 있다.
Gx의 그래픽 8,229점, 피직스 13,019점, 총점은 8,962점으로 세 제품 중 가장 낮았다. 총점의 하단에 퓨처마크의 센스가 표기된다. ‘평범한 정도이긴 한데, 최신 기종과 비교해 보면 좀 안타까움’이란 뉘앙스를 풍기는 듯하다. 아이폰5s가 그래픽 18,826점/피직스 8340점/총점 14,715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시크릿 업이 그래픽 17,146점/피직스 12,748점/총점 15,925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시크릿 업의 CPU 동작 클럭이 높은 만큼 물리 연산 점수가 매우 높아 총점에서 2위 아이폰 5s를 앞섰다.
번외로 아이스 스톰의 세 가지 단계를 모두 실행해 봤다. 아이폰 5s와 시크릿 업은 일반 레벨과 익스트림 레벨 모두에서 ‘Maxed out!’이 나왔다. 이것은 ‘본 테스트를 진행하기에 당신의 스마트폰 성능이 높으니 상위 단계의 테스트를 진행하라’는 의미다. Gx만이 익스트림 레벨에서 시크릿 업 무제한 레벨 테스트 결과와 비슷한 점수를 보였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많이 하는 사용자라면 잘 알 것이라 믿는다.
테스트 3. 배터리 성능 테스트
앞선 설명대로 유튜브 앱에서 1시간 이상의 일반 화질 영상을 재생해 배터리 10%, 20%를 소모하는 시간을 측정했다. 본 테스트는 배터리의 잔여 용량에 따라 소요 시간이 조금씩 다르게 나왔는데, 심한 경우 시간차가 10%가 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공통 환경에서 측정했으니 매우 객관적인 결과라 볼 수 있겠다.
앞선 설명대로 유튜브 앱에서 1시간 이상의 일반 화질 영상을 재생해 배터리 10%, 20%를 소모하는 시간을 측정했다. 본 테스트는 배터리의 잔여 용량에 따라 소요 시간이 조금씩 다르게 나왔는데, 심한 경우 시간차가 10%가 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공통 환경에서 측정했으니 매우 객관적인 결과라 볼 수 있겠다.
LG Gx의 배터리 소모가 가장 컸다. 10% 소모에 19분 26초, 20% 소모에 40분 48초가 걸렸다. 생각보다 짧다는 생각이 들어 100% 충전 후 다시 체크해봤으나 비슷한 결과가 소요돼 전력 소모가 약간 심한 듯했다. 내장 비디오를 재생하는 시간은 20%에 한 시간이 넘게 걸렸으니 스트리밍 데이터 수신에 많은 힘을 쓰는 듯하다. 그렇다고 이 결과가 Gx의 무선인터넷 신호 수신 감도가 약하다는 뜻은 아니다. 무선의 불안정성과 통신사의 차이 때문에 이와 관련한 테스트는 진행하지 않았으니 순수한 배터리 소모로만 받아들이면 되겠다.
시크릿 업의 배터리 소모는 10%에 18분 24초, 20%에 48분 27초가 소요됐다. 앞선 10% 소요시간이 절반 가까이 짧은 것이 약간 의아했으나, 처음 영상을 재생할 때 나머지 영상을 스트리밍하기 위한 데이터 수신으로 인한 소모라 판단된다. 어쨌든 시크릿 업의 배터리는 용량에 관계없이 전력 소모 2위를 기록했다. 단순 배터리 용량만 봐도 시크릿 업은 3,150mAh로 세 제품 중 가장 크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의 배터리 소모 효율이 탈착식 배터리보다 더 좋다는 건 알고 있겠지? 아이폰 5s의 10%/20% 소요 시간은 각 48분 9초, 1시간 12분 14초였다. 세 제품 중 유일하게 1시간을 넘기기도 했다. 다만 이 결과만은 중간 값이 아닌 가장 짧게 나온 시간을 수록했다. 다른 두 제품과 반대로, 앞선 10%보다 나중의 10% 소모가 훨씬 빠르게 체크됐기 때문이다. 랩타임으로 보자면 거의 두 배가 차이난다. 이 결과는 다른 두 테스트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 번은 약 60%, 한 번은 55% 정도로 그 차이가 컸다. 이것을 문제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마치며
원래 계획은 각 제품마다 항목별 점수를 부여해 등수 놀이를 해 보는 것이었다. 기획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제품 고유의 특징과 부가 기능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테스트를 진행하며 Gx, 시크릿 업, 아이폰 5s 모두 제각각의 특징과 장단점들이 보였다. 기자가 5년째 아이폰 시리즈를 사용하며 느꼈던 불편한 점이나 개선사항들을 시크릿 업, Gx에서 찾기도 했다. 결국 디자인부터 요금제까지 모든 사항들을 아우르지 않으면 객관적인 테스트로 점수를 매기는 것은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원래 계획은 각 제품마다 항목별 점수를 부여해 등수 놀이를 해 보는 것이었다. 기획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제품 고유의 특징과 부가 기능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테스트를 진행하며 Gx, 시크릿 업, 아이폰 5s 모두 제각각의 특징과 장단점들이 보였다. 기자가 5년째 아이폰 시리즈를 사용하며 느꼈던 불편한 점이나 개선사항들을 시크릿 업, Gx에서 찾기도 했다. 결국 디자인부터 요금제까지 모든 사항들을 아우르지 않으면 객관적인 테스트로 점수를 매기는 것은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신제품의 출시는 언제나 설레인다. 하지만 때로는 애플처럼 변함없이 1년 1제품 정책을 고수하는 고집도 필요하고, 때로는 삼성처럼 1년에도 신제품을 수십 개씩 만들어내는 융통성도 필요하다. 그 사이에서 자신에게 잘 맞는 스타일의 스마트폰을 찾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고, 이런 사용자를 위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소비자들의 계속되는 불만에도 고집을 꺾지 않고 아집으로 물들어 간다면, 그 리액션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은 기업도, 소비자도 모두 알고 있어야만 한다.
smart PC사랑 | 정환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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