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5만 화소 풀프레임 DSLR, 니콘 D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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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5만 화소 풀프레임 DSLR, 니콘 D810
  • 정환용기자
  • 승인 2014.09.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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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고 싶은 돈의 액수가 아니라 니콘의 풀프레임 DSLR D810으로 촬영한 사진에 들어가는 픽셀의 숫자다. 7360 x 4912 사이즈로 촬영한 사진들은 그 해상도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 몇 년이나 DSLR을 다뤄 왔지만, 이처럼 ‘묵직한’ 녀석은 처음이다. 화질도, 성능도, 그리고 가격마저.
 
사실 DSLR을 리뷰하기는 쉽지 않다. 필요할 때마다 기자 소유의 DSLR을 사용하곤 있지만, 현장 촬영이나 제품 촬영을 할 때 보통은 크롭 바디면 충분하기도 하고 그 이상의 성능을 가진 카메라가 있어도 그 성능을 제대로 뽑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히 ‘화질이 좋다’고만 표현하기에 니콘의 신작 D810은 전작 D800과 대비해도 성능의 향상이 꽤 있는 편이다. 기존 기종보다 포토다이오드에 축적되는 빛의 정보량이 두 배 많고 로우패스 필터가 제거돼 선예도가 향상된 ‘EXPEED 4’ CMOS 센서, 최대 유효화소수 3635만 화소, 선막의 이동으로 인한 기기의 진동을 막아 주는 신 기능 전자 선막 셔터 등 이름만 들으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때문에, D800과 D800E에 이은 후속작 D810을 리뷰하는 기준은 ‘주관적’이다. 어떤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기자가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을 최대한 날 것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 멋진 결과물을 가져오기에 기자의 촬영 실력은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DSLR 카메라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자주 사용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고들어 D810의 속내를 들여다보도록 하겠다.
 
 

 

 

 

전작 D800과의 비교 사진. D810으로 넘어오며 AF/M 스위치에 버튼이 추가되고 측광 모드 선택 다이얼이 메뉴로 들어갔다. 인포메이션 내에서 설정을 잡을 수 있는 ‘i’ 버튼도 추가됐다. 다른 부분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제원
이미지 센서 : EXPEED 4
센서 크기 : 1:1 풀프레임
유효화소수 : 3635만 화소
최저 감도 : ISO64
최고 감도 : ISO12800
확장 감도 : ISO32 ~ 51200
최고 셔터스피드 : 1/8000초
연사 : 최대 초당 7매(DX 포맷, Ch 모드)
초점 방식 : 위상차 AF
초점 영역 : 51개
초점 영역 모드 : 싱글, 다이내믹(9, 21, 51포인트), 3D 트래킹, 그룹 영역, 자동 영역
내장 플래시 : 약 91,000픽셀, 가이드 넘버 약 12
동영상 : 풀HD 60fps
동영상 기록 : 최대 29분 59초
파일 형식 : MOV
영상 압축 : H.264/MPEG-4AVC
화면 크기 : 3.2인치
화면 화소 : 122.9만 화소
입출력 : USB3.0, HDMI 단자, 3.5mm 스테레오 미니 잭(마이크 입력, 헤드폰 출력), 10핀 터미널(리모트 컨트롤, GPS)
배터리 : EN-EL15 1개(보조배터리 팩 MB-D12 사용시 2개 ? 별매)
배터리 수명 : 약 1200프레임
부가 기능 : 방진?방습, RAW 파일 지원, HDMI 출력, SD-CF 듀얼 슬롯
동작 환경 : 온도 0~40℃, 습도 85% 이하
크기 : 146 x 123 x 81.5 mm
무게 : 약 980g(배터리 및 SD카드 포함, 바디 캡 제외)
 
 
뷰파인더 내부. 하단에 좌측부터 초점 영역, 셔터 속도, 조리개, 밝기 정도, 노출, ISO, 잔여 촬영 컷 수.

 
D800에선 인포메이션 화면에서 설정을 따로 잡아야 했지만 D810에 추가된 ‘i’ 버튼으로 기능 제어가 수월해졌다. 물론 하단의 10개의 기능 중 일부는 외부 버튼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캡션 : 좌측의 입출력 포트. 커버가 통합에서 3단으로 분리됐다. 헤드폰?마이크 포트, USB3.0 포트, HDMI 포트를 사용할 수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SD카드와 CF카드를 함께 장착할 수 있다. 두 메모리의 용량이 다르다면 용량이 작은 쪽에 jpg, 큰 쪽에 RAW 파일을 저장해도 되고, 순서대로 저장해도 된다. L 사이즈의 경우 촬영 후 저장에 약간의 딜레이가 생기니 SD카드의 속도는 class 10 이상, SDXC 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CF카드는 120MB/s 이상의 속도를 확보해 주자.
 
 
원형의 뷰파인더는 라이브뷰 촬영을 할 때나 장노출 사진을 찍을 때 아이피스 셔터를 닫아 최소한의 빛 유입도 방지할 수 있다. 야경을 많이 찍는 사진가들에게 유용할 듯.

 
캡션 : 상단 우측의 커맨드 다이얼은 사진 품질, 초점 영역, ISO, 화이트밸런스 버튼이 상단에, 싱글-저속-고속 촬영, 정숙-정숙 연사-타이머-미러 업 촬영 모드 다이얼이 하단에 배치돼 있다. 빠르게 연사를 해야 하거나 조용해야 할 때 재빠른 변경이 가능하다.
 
 
테스트 렌즈
3600만 화소가 넘는 카메라를 테스트하기 위한 렌즈는 보통 단렌즈를 사용한다. 그러나 풀프레임 바디 카메라를 사용할 정도면 단렌즈 하나만 사용하진 않을 터. 최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지 또한 중요하다. 이에 기자가 평소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70-200mm F2.8 망원렌즈와 함께 기자의 취향에 딱 맞는 광각 렌즈를 사용하기로 했다. 망원렌즈는 니콘, 광각렌즈는 토키나 제품을 사용했다.
 
 
니콘 AF-S NIKKOR 70-200mm F2.8G ED VR II
24-70mm 렌즈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망원렌즈. 70mm부터 시작해 가까운 피사체를 촬영할 순 없으나, 공개된 행사장에서 사진사들이 몰리는 상황에선 일반 줌렌즈보다 더욱 먼 거리에서도 촬영할 수 있는 렌즈가 필수다. 또한, 제품 촬영에도 24mm 화각보다 멀리 잡아 선예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할 때가 많다. 이 렌즈는 조리개 2.8 고정으로 실내 촬영에서도 충분히 밝다. 최저가 230만 원대.
 
토키나 AT-X 16-28mm F2.8 PRO FX(니콘F마운트)

기자로서의 주요 촬영 장소는 제품 발표회나 박람회 현장이다. 제품이나 모델 하나에 집중한 사진은 일반 렌즈로 충분하지만, 사진으로 공간감을 표현하기 위해선 보다 넓은 화각이 필요했다. 단지 짧은 거리 뿐 아니라 비구면 렌즈를 사용해 왜곡을 최소화한 광각 렌즈를 선택했다. 서드파티인 토키나의 16-28mm 렌즈는 16mm 거리로 촬영할 때 렌즈 전면 기준으로 110도에 가까운 범위를 담아 준다. 최저가 91만 원대.
 
ISO 해상도 테스트
실내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충분한 빛의 양이다. 스트로보가 없는 상태라면 같은 조명에서 ISO 수치를 높여 빛을 많이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 수치가 높아지면 사진의 화질이 떨어지고 노이즈가 생긴다. 노이즈의 한계점을 보기 위해 ISO100부터 차례로 수치를 높이며 촬영했다. 맥도날드 대란 당시 어렵게 손에 넣은 마리오 형님이 모델이 돼주셨다. 촬영 조건은 형광등, 조리개 2.8, 거리 200mm는 고정, 셔터스피드는 ISO 증가에 따른 밝기 조절을 위해 1/30초부터 조금씩 높였다.
 
 
 
 
 
 
 
 
 
 
 
 
 
 
 
 
 

ISO200부터 한 단계씩 올린 결과, ISO4000까지는 원본을 확대해도 노이즈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 ISO5000부터는 피사체에 조금씩 노이즈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ISO10000까지 올리자 밝기는 확보됐지만 노이즈가 많이 껴 제품 사진으로 활용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이 정도까지 활용할 일이 많지 않으니, 실내 촬영에서 ISO3200 정도를 최대치로 보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다.
 
 
셔터스피드 테스트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 사진의 밝기를 결정해 주는 것은 ISO와 조리개, 그리고 셔터스피드다. 보통의 맑은 날 야외에선 ISO 100, 조리개 6.3, 셔터스피드 1/125초면 충분하다. 그러나 조명이 일정치 않거나 밝지 않은 실내에선 조리개를 낮게, ISO는 800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 이 설정은 사용자마다 차이가 있는데, 기자는 되도록 ISO는 고정하고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로 밝기를 잡는다. D810을 삼각대에 고정하고 조리개 2.8, ISO 800으로 고정하고 1/125초부터 1/10초까지 12단계의 밝기를 비교했다.
 
 
 
 
 
 
 
 
 
 
 
 
 

형광등을 끈 상태에서 1/125초로 촬영하니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일반적으로는 셔터스피드를 1/60 정도로 고정하고 ISO를 높이면 되지만, 풀프레임 카메라라 해도 ISO 증가로 인한 화질 저하는 피하기 어렵다. 1/20초 이하부터 후보정의 여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단, 삼각대가 없다면 ISO 조절이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내장플래시 테스트
외장 스트로보가 없다면 아쉬운 대로 내장플래시를 써야 한다. 아무래도 디퓨저를 사용할 수 없으니 빛이 한 부분에 집중될 수 있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예전에 임시방편으로 흰 종이를 두세 겹으로 말아 내장플래시에 씌워 광량을 줄이기도 했다. D810의 내장플래시는 광량 조절에 따라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피사체를 비교적 밝게 비춰 준다. 거리 200mm, 조리개 2.8, ISO 800 고정.
 
 
 
 
 

피사체 위의 형광등을 끄고 사무실 뒤편의 형광등만으로 테스트했다. 좌측부터 노출 보정 x, 1eV, 2eV, 3eV 수치다. 빛이 부족해도 3eV까지 끌어올리면 노이즈 없이 매우 밝은 결과물이 나왔다. 이 정도라면 조리개를 좀 더 높여도 선예도에 문제가 없을 듯하다.
 
 
마치며
 

DSLR에 정통한 사용자들은 저마다 카메라 브랜드에 대한 나름의 주장을 가지고 있다. 니콘은 선명하다, 캐논은 색감이 좋다 등등... 맞는 말이다. 완전히 같은 조건 하에 두 대의 카메라를 놓고 테스트한다면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보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카메라를 비교분석하기 위해 구매하지 않는다. 비교는 수단일 뿐, 카메라의 진가는 사용자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100% 발휘될지 허울만 좋아질지 결정된다.
 
300만 원 중후반대에 형성돼 있는 D810은, FX 포맷의 렌즈까지 구비하면 500~600만 원은 우스울 정도로 고가의 장비다. 처음부터 사진 입문자보다는 준전문가 이상의 유저를 위한 제품이다. 기자도 필름 자동카메라 시절부터 사진기를 만져 왔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하지만 올해로 8년째 사용 중인 D80에 대해선 남들만큼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기간도 그렇지만, 기기와 친해지기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D810의 성능이 더해진다면 카메라는 분명 성능 이상의 것을 내준다.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들에게 니콘 D810은 예상 이상의 멋진 사진을 당신에게 보여줄 것이다.
 
 
smartPC사랑 | 정환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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