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과 알은 함께 먹어야 제맛
게임과 영상, 둘 모두를 잡는 고성능 PC
게임과 영상, 둘 모두를 잡는 고성능 PC
일의 특성상 주변의 지인들에게 “괜찮은 PC 한 대 견적 좀 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는다. 때론 ‘내가 기자인가 판매점 직원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어쩌랴, 기자의 일이 그런 것이거늘. 단, ‘싸고 성능 좋은 PC’를 맞춰달라는 부탁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단언컨대, 저렴하면서 성능도 좋은 PC는 지구상에 없다. 그 정도 성능에 만족할 수 있는 사용자가 존재할 뿐이다. 이번 호에 알아볼 추천 PC도 게임과 영상 모두를 소화할 수 있을 만한 고성능이지만, 구입하려면 큰 결심이 필요할 것이다.
기자는 평소엔 FPS 장르를 별로 즐기지 않는다. 유난히 뭔가를 맞추는 것에 재주가 없기도 하고, 게임에 적극 개입하기보다는 방관자의 입장에서 게임 속 이야기를 즐기는 것이 더 재미있기도 하다. 2013년 게임대상(Game Of The Year)을 수상한 ‘라스트 오브 어스’도 싱글 플레이로 스토리를 즐긴 뒤 멀티플레이는 접속조차 해 보지 않았고, ‘비욘드 투 소울즈’나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와 같이 이야기가 중요한 게임을 더욱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 콘솔로 즐기고 있는 FPS가 있다. 위 사진의 주인공은 최근 출시된 FPS의 대표주자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최신작 ‘어드밴스드 워페어’다. 시리즈마다 시대와 배경이 모두 달라 각각의 작품 모두 재미있는데, 이번 작품은 특히나 기자가 좋아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스토리 구조도 탄탄해서 오랜만에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 시네마틱 영상이나 게임 그래픽도 놀랄 만큼 좋아진데다가, 배우 케빈 스페이시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 덕에 몰입감이 더욱 좋은 듯하다. 이 게임은 현재 PS4와 Xbox One 등 콘솔과 PC 버전으로 출시돼 있다. PC 버전으로 하면 조작도 편하고 더욱 좋지만, 기본 요구 사양이 높은 편이어서 쾌적하게 즐기기 쉽지 않다. 게다가 게임 뿐 아니라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는 케이블 TV 드라마를 TV수신카드로 녹화해 보는데, 중간의 광고를 들어내려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이라도 돌리려 하면 PC 성능이 상당히 요구된다.
그래서 이번 호에선 인텔의 고성능 라인업에 새로 추가된 데빌스 캐년 프로세서를 조합해 게임과 영상 분야에서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고성능 PC를 추천해 본다. 4.0GHz 속도의 쿼드코어 프로세서 i5-4790K를 바탕으로 국민오버클럭 세팅까지 포함해 현재 출시된 어떤 게임도, 어떤 프로그램도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는 정도의 성능을 내는 것이 이번 추천 PC의 목표다. 가벼운 문서 작업부터 FHD 이상의 고해상도 그래픽 게임, 여기에 고성능이 요구되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까지 소화할 수 있는 PC의 가격은 약 140만 원. 당장은 높은 가격이 부담되겠지만 사용 기간을 최소 3년으로 계산해도 월 4만 원 정도다. 물론 실제 사용기한은 이보다 길게 가져갈 수 있다.
PC 성능, CPU에서 절반 결정돼
PC의 최종 성능을 결정짓는 것은 CPU 선택부터 이미 절반 이상 결정된다. 성능 체크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CPU를 i3로 선택하면, RAM 16GB에 지포스 GTX980을 조합해봐야 ‘고성능’이라 이름붙이기 어려워진다. 아예 외장 VGA 없이 CPU에 모든 연산을 일임하는 사무용 PC라면 가격이라도 저렴하니 괜찮은 조합이지만, 기자의 PC처럼 제온 프로세서에 GTX750Ti 정도로 만족하면 안 된다는 소리다.
CPU의 코어 숫자와 동작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 인텔 하스웰 리프레시 프로세서의 베스트셀러 i5-4690은 4개의 코어가 3.5GHz의 속도로 동작한다. 이는 하나의 코어가 주어지는 명령어를 1초에 35억 번 처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CPU는 동작 속도가 빠를수록, 코어의 숫자가 많을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하지만 ‘왜’ 빠른 속도의 CPU가 필요한지는 사실 깊이 생각해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단순하게 접근해 보자. 윈도우의 계산기에서 ‘1+1’을 계산하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 CPU가 하는 일은 계산기 프로그램에 사용자가 입력한 ‘1’과 ‘+’, ‘1’을 각각 받아들여 숫자와 기호의 상관관계를 ‘덧셈’으로 인식한다. 사용자가 ‘=’을 입력하면 CPU는 앞선 수식에 대한 답을 출력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여 ‘1+1’을 계산한 뒤, ‘2’라는 답을 도출해 계산기에 보여 준다. 물론 컴퓨터가 알아서 ‘1+1=2’라는 수식을 사용자에게 먼저 보여주진 않는다.(만약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그 컴퓨터는 오지랖이 넓은 게 아니라 ‘인간, 이 수식의 답을 알고 있나?’라는 인공지능에 유머까지 겸비한 슈퍼컴퓨터일 것이다)
CPU는 이러한 단순 수식 계산은 물론 PC 전반 시스템의 관리, 프로그램의 운영 등 컴퓨터를 컴퓨터답게 만들어 주는 두뇌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들을 동시에 사용할 때, 워드프로세서와 그래픽 툴의 명령어가 엇갈리지 않게 데이터의 입·출력과 업무 분배를 해 주기도 하고, 각 하드웨어가 할 일을 알아서 처리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중앙(Central) 처리(Processing) 장치(Unit)다.
너는 보여줘, 나는 연산할테니
인텔 i7-4790K 데빌스 캐년
쿼드코어, 8스레드 기반의 i7-4790K 프로세서는 동작 속도도 기본 4.0GHz, 터보 4.4GHz로 우수하고 L3 캐시메모리도 8MB로 넉넉한 편이다. 특히 오버클럭 수율이 기본 15% 이상으로 좋은 편이어서 헤비 유저들에게 좋은 교재가 되고 있다. 별도의 CPU 쿨러가 없어도 4.5GHz까지는 바이오스의 배수 변경만으로 가능하다. 내장 그래픽도 하스웰-하스웰 리프레시 라인업 대비 상급 성능을 보이지만, 우리는 외장 VGA를 장착할 것이니 윈도우 내에서 내장 그래픽을 비활성화 시켜놓는 것이 좋다. 40만 원.
인텔 i7-4790K 데빌스 캐년
쿼드코어, 8스레드 기반의 i7-4790K 프로세서는 동작 속도도 기본 4.0GHz, 터보 4.4GHz로 우수하고 L3 캐시메모리도 8MB로 넉넉한 편이다. 특히 오버클럭 수율이 기본 15% 이상으로 좋은 편이어서 헤비 유저들에게 좋은 교재가 되고 있다. 별도의 CPU 쿨러가 없어도 4.5GHz까지는 바이오스의 배수 변경만으로 가능하다. 내장 그래픽도 하스웰-하스웰 리프레시 라인업 대비 상급 성능을 보이지만, 우리는 외장 VGA를 장착할 것이니 윈도우 내에서 내장 그래픽을 비활성화 시켜놓는 것이 좋다. 40만 원.
너는 계산해, 나는 보여줄테니
GIGABYTE 지포스 GTX970 SOC D5 4GB G1게이밍
좋은 투수에겐 반드시 좋은 포수가 있다. CPU의 성능을 더욱 부각시켜줄 수 있는 맥스웰 아키텍처의 지포스 GTX970 정도가 적절하다. 7010MHz 메모리 클럭에 4GB의 용량으로 레퍼런스 대비 11%의 성능 향상을 끌어냈다. 상위 모델인 GTX980보다 베이스 클럭은 떨어지지만, HDMI 4K 출력을 지원하는 것은 동일하다. 대부분의 PC 게임들이 2K 이상의 고해상도를 지원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QHD 이상의 해상도가 FHD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눈으로 확인해 보자. 47만 원
포기할 수 없는 500MB/s의 속도
도시바 Q 시리즈 PRO 256GB
도시바 Q 시리즈 PRO 256GB
드디어 저장장치에도 ‘SSD를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본 사람은 없다’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게 됐다. OS 및 프로그램 설치용 메인 스토리지로 SSD가 HDD의 자리를 완전히 점령했다. 이 말인즉슨, 아직도 C:를 HDD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속도의 맛을 못 본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SSD에서 USB3.0 메모리로의 데이터 이동속도는 느려도 100MB/s 이상이 기본이니, 다른 예산을 깎아서라도 저장장치는 꼭 SSD를 사용하자. PC 사용이 많지 않으면 120GB도 괜찮지만 약간 부족할 수 있으니 240GB 이상을 준비하자. 도시바 Q 시리즈 프로 256GB 17만 원.
RAM: TeamGroup DDR3 4G PC3-12800 x 2ea, 8만 원
메인보드: ASrock Z97 Extreme4, 18만 원
P/S: POWEREX REX III 600W Triple V2.3 , 5만 원
케이스: ABKO NCORE 바이퍼 헬퍼 3.0, 45,000원
합계: 약 140만 원
smartPC사랑 | 정환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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