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2형 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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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2형 맥북
  • 정환용 기자
  • 승인 2015.07.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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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단순함, 장점일까 단점일까

‘에어’와 ‘프로’로 나뉘었던 애플의 노트북 라인업에 하나가 더 생겼다. 지난 4월 키노트에서 공개된 12인치 크기의 신제품 ‘맥북’이 그것이다. 차세대 라인업을 표방하며 라인업 분류를 위한 접미사조차 없앤 맥북은, 이름처럼 제품 전체적으로 단순해졌다. 물리 입출력 장치라고는 왼쪽의 USB-C 포트, 오른쪽의 3.5파이 오디오 잭이 전부다.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신기하기보다는 당황스러웠다. 충전 포트까지 겸해야 하는 USB-C 포트는 아직까지 활용 범위가 좁고, 결국 확장 젠더가 필수 액세서리가 돼버렸다.

 처음 12형 맥북이 발표된 뒤 시장의 반응은 여느 때보다 불호 쪽의 목소리가 더 컸다. 애매한 화면 크기는 차치하고도 하나 뿐인 입력포트는 거의 대부분의 반응이 불만 쪽으로 몰렸다. 전원 포트를 연결하면 그마저도 사라지고, 확장을 위해선 별도의 젠더를 구입해야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사용이 반 강제되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달가울 수 없다. 920g의 가벼운 무게에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건 반갑지만, 약 40% 낮아진 키보드 구조는 거의 터치에 가까운 입력 감각이 돼 적응에 시간이 걸릴 듯하다. 더 작아졌음에도 여전히 9시간을 견디는 배터리는 확실히 나아졌다.가장 많은 변화는 ‘포스터치’라 불리는 터치패드에 적용됐다. 기존 맥북 시리즈의 하단 클릭 구조에서 완전히 바뀌었다. 키 스위치가 필요했던 기존의 터치패드에서 ‘탭틱 엔진’으로 명명된 기술은, 패드의 어느 부분을 클릭하더라도 같은 느낌의 감각을 구현해 준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선 어디를 눌러도 클릭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으로 대략적인 동작 구조를 알 수 있는데, 단순 클릭 뿐 아니라 압력에 따른 차이를 구분해 구현해 준다.
iTunes나 iMovie에서 영상을 볼 때, FF 버튼을 살살 누르면 2X 속도로, 세게 누르면 60X 속도로 영상을 돌린다. 5단계로 나눠지는 압력의 차이는, 매번 가해지는 탭틱 액션으로 미세하게 그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새로운 맥북의 컬러는 아이폰처럼 실버, 골드, 스페이스 그레이 3가지로 출시됐다. 
키노트 당시에도 그랬고, 제품을 직접 받았을 때도 그랬다. 입력포트가 USB-C 하나뿐인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함을 구현했다기보다는 크기 문제에 맞닥뜨린 개발자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보일 정도다. 최대한 좋게 표현하자면 제목처럼 극한의 단순함을 구현한 것이나, 아직은 USB-C 타입의 메모리도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자에겐 USB 포트 어댑터가 필수였다. 
오디오 단자와 듀얼 마이크는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단 끝부분까지 위치가 올라간 이유는 오롯이 포트의 두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위치에서 조금이라도 더 내려왔다면 아마 포트 아래 부분이 맥북의 하우징에서 튀어나와야 했을 것이다. 애플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라도 툭 튀어나온 아이폰 6를 경험했다면 공감할 수 있을 듯.

확실히 얇아진 두께와 가벼워진 무게는 큰 장점이다. 처음 맥북 에어가 공개됐을 때도 도달하지 못했던 1kg의 벽을 무너뜨렸고, 이젠 백팩이나 커다란 크로스백이 아니더라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울트라북이다. 평균 1cm가 채 되지 않는 두께는 맥북 에어보다 얇아졌다. 적어도 12인치를 채택한 새 맥북의 활용 범위가 전작보다 더욱 넓어진 건 사실이다.

 
기본 1.1GHz, 터보부스트 2.4GHz 속도를 내는 인텔 코어 M 프로세서와 8GB의 메모리로 조합된 성능은 솔직히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OS X 요세미티 관련 앱들의 성능과 최적화를 생각해 보면 그리 나쁜 것도 아니다. 가상화 소프트웨어로 윈도우 8.1을 설치해 사용해도 속도 저하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고성능 게임을 즐기기는 쉽지 않을 듯. 
▲ (좌) 가위형 구조, (우) 나비식 구조
기존의 가위식 메커니즘(왼쪽)에서 두께를 줄이기 위해 개발한 나비식 메커니즘(오른쪽)은 키의 두께를 40% 얇게 만들어준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테스트를 위해 몇 시간 내내 사용해본 바로는, 솔직히 이전의 가위식 구조가 타이핑하기 더 좋은 느낌이 든다. 익숙해진 것이라면 괜찮겠지만, 키 높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어서 마치 터치 디스플레이로 가상 키보드를 두들기는 느낌마저 든다. 익숙해지면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입력할 수 있게 된다.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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