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게이밍 노트북에 성능과 휴대성은 양립할 수 없는 존재였다. 나름 휴대성이 뛰어난 게이밍 노트북은 20mm이하 두께에 2kg 미만의 무게를 지녔지만, 성능 면에서는 1~2단계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성능이 뛰어난 게이밍 노트북은 무게가 4kg 이상에 육박하고 심지어 수랭 쿨러가 달린 제품도 있었다.하지만 엔비디아에서 Max-Q라는 기술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게이밍 노트북 제품군이 추가됐다. Max-Q는 기존 모바일 그래픽 칩셋보다 동작 클럭은 낮지만, 전력 소모는 50% 이상 절감해 전성비가 높아졌다. 상위 제품군인 1080, 1070, 1060에 적용되고 Max-Q 방식의 제품군 명칭은 지포스 GTX 1080 Max-Q 식으로 명명된다.Max-Q 게이밍 노트북은 2mm 이하 두께에 고성능을 지녀 성능과 휴대성을 모두 갖춘 게이밍 노트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다.이번에 소개할 Max-Q 게이밍 노트북은 ASUS ROG Zephyrus GX501(이하 제피로스 GX501)로, 지포스 GTX 1080 Max-Q를 탑재한 최상위 성능과 휴대성을 겸비한 게이밍 노트북이다.
서풍이 불어오다
제피로스는 우리나라 말로 ‘서풍’이다. 말 그대로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뜻하는데, 우리나라 게이머라면 서풍이라는 단어에 불현 듯 떠오르는 것이 바로 ‘창세기전 외전: 서풍의 광시곡’일 것이다.서풍의 광시곡은 하루아침에 귀족에서 범죄자가 된 주인공 ‘시라노 번스타인’이 자신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과 업에 맞서 결국 세계를 바꾸는 영웅이 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Max-Q 기술이 탑재된 게이밍 노트북은 기존 투박하고 무거웠던 이미지에서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처럼 변하게 됐다.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게이밍 노트북에 새로운 바람,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의미로 ASUS에서 제피로스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독특하고 뛰어난 디자인
제피로스 GX501은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으로 구성돼 지포스 GTX 1080 Max-Q를 탑재하고도 2.24kg에 불과한 무게를 실현했다. 또한, 두께는 17.8mm 정도로 그 어떤 게이밍 노트북보다 얇으며 이는 일반 노트북 두께 수준이다.
▲ 기존 ROG 게이밍 노트북 디자인이 투박해 보일 정도로 세련된 디자인이다. 상단에는 제피로스 각인이 고급스럽게 새겨져 있다.
▲ 테두리는 엣지 디자인으로 멋을 더했다.
뚜껑을 열면 일반 노트북과 달리 키보드가 아래에 배치됐는데 이는 상단에 방열판을 달아 열을 배출하기 위함이다. 실제 제피로스 GX501을 구동하면 상단이 매우 뜨겁기 때문에 키보드를 하단에 배치한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키패드가 어디에 있나 의아할 수도 있는데 터치패드 위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터치패드가 키패드로 변경된다. 키패드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 키보드는 아래에 위치했으며, 위에는 스피커가 아닌 방열판이다.
뚜껑을 열면 생기는 또 다른 특이점으로는 하판이 들리는 것이다. 정확히는 하판에 있는 얇은 마그네슘판이 들어 올려지는 것인데 이를 통해 밖의 차가운 공기를 많이 흡기해 냉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판에 있는 4개의 나사를 제거하면 마그네슘판을 떼어내 사이에 낀 이물질이나 쿨링 팬을 청소할 수 있다.
얇은 두께임에도 다양한 포트를 제공한다. 왼쪽에는 전원, HDMI 2.0, USB 3.0 x2, 3.5mm 스테레오 잭이 달려있고 오른쪽에는 선더볼트 3(디스플레이 포트 및 USB 3.1 Gen 2 포함), USB 3.0 x2가 달려있다. 유선 랜 포트는 없기 때문에 무선으로 연결해야 한다.
▲ 왼쪽에는 전원 단자, HDMI 2.0 단자, USB 3.0 단자 x2, 이어폰 단자가 있다. 오른쪽에는 선더볼트 3 단자와 USB 3.0 단자 x2가 있다.
휴대 가능한 게이밍 노트북
커피숍을 가면 노트북을 꺼내놓고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웹서핑을 하는 사람도 있겠고 문서 작성에 열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끔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람도 볼 수 있지만, 가벼운 노트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에는 한계가 있다.휴대성이 뛰어난 1kg 미만 혹은 1kg 초반 노트북 중 ‘리그 오브 레전드’나 ‘피파 온라인 3’를 즐길 수는 있어도 패키지 게임을 상위 옵션으로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이 때문에 커피숍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이 캐주얼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정도다. 3~4kg이 되는 게이밍 노트북에 무거운 어댑터까지 주렁주렁 달고 커피숍에서 즐기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하지만 제피로스 GX501이라면, 무거운 게이밍 노트북을 들고 다니지 않더라도 커피숍에서 풀옵션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를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크기도 일반 울트라씬 노트북 정도기 때문에 넓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놀라운 성능 탑재
제피로스 GX501은 인텔 7세대 코어 i7-7700HQ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Max-Q GDDR5 8GB, DDR4 2,400MHz 16GB를 탑재해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FHD이기 때문에 다소 실망할 수 있겠지만, 주사율이 120Hz이기 때문에 보다 부드러운 게임 화면을 제공한다. 자세한 성능은 테스트를 통해 알아보자.
▲ CPU는 인텔 7세대 CPU인 카비레이크 i7-7700HQ가 장착됐다.
▲ GPU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Max-Q GDDR5 8GB가 장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GPU 클럭은 1297MHz이며, 부스트 클럭은 1436MHz이다. 참고로 기존 모바일용 지포스 GTX 1080의 클럭은 1556MHz이며, 부스트 클럭은 1733MHz이다.
휴대성이 뛰어나니 전원 코드를 빼고 배터리만으로 구동했을 때 어느 정도 성능이 나오는지 확인해봤다. 파이어 스트라이크의 스코어는 11391점이며,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의 스코어는 2828점, 파이어 스트라이크 울트라의 스코어는 1370점으로 측정됐다. 그래픽 스코어는 순서대로 13793점, 3008점, 1309점이다. 이 정도면 전원을 꽂지 않아도 어느 정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배터리만으로 작동했을 때는 약 50분가량 구동된다.
스트리트 파이터 5
대전 격투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 5’는 쾌적하게 게임을 즐기려면 60FPS으로 꾸준히 구동돼야 한다.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는 FHD 해상도에 ‘최대’ 옵션에서도 60FPS을 유지했지만, 배터리로 즐기는 상태에서는 옵션을 ‘높음’(고)으로 맞춰야 60FPS으로 즐길 수 있었다.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는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제피로스 GX501의 성능은 이를 구동하고도 남는다. ‘높음’에서는 73.67FPS, ‘매우 높음’에서는 68.30FPS, ‘울트라’에서는 48.94FPS로 측정됐다. 매우 높음으로 즐겨도 충분할 정도의 성능이다.
총평
제피로스 GX501은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휴대성과 성능을 겸비한 게이밍 노트북을 찾는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반면, 가성비를 따지는 사람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제피로스 GX501은 가장 최상위 제품인 지포스 GTX 1080 Max-Q를 탑재했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상당히 비쌀 수 있다. 좀 더 하위 라인업인 지포스 GTX 1070 Max-Q나 지포스 GTX 1060 Max-Q 제품이 나온다면 가격은 좀 더 저렴해지겠지만, 성능 면에서는 그만큼 타협을 하는 셈이다.생각하는 것보다 게이밍 노트북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기쁠 따름이다.
■ 제원
CPU: 인텔 7세대 코어 i7-7700HQ(2.8~3.8GHz) OS: 윈도우 10 64비트 디스플레이: 15.6인치 FHD 메모리: DDR4 2,400MHz 16GB 그래픽: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80 Max-Q GDDR5 8GB 저장장치: M.2 SSD 512GB I/O 포트: HDMI 2.0 x1, USB 3.0 x4, USB 3.1 Type-C x1, 선더볼트 3, 이어폰 단자 네트워크: 802.11ac 무선랜, 블루투스 4.1 웹캠: HD 카메라 배터리: 50Wh 크기: 379x262x17.8mm 무게: 2.24kg 가격: 약 350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