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닌텐도는 2016년 11월, ‘패미컴 미니’를 출시한 바 있다. 패미컴 미니는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레트로 게임기가 손바닥만 한 귀여운 사이즈로 돌아왔으며, 이를 실제로 즐길 수 있다는 점으로 많은 게이머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심지어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해외 직구로 구매하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패미컴 미니가 미니 레트로 게임기에 대한 수요를 입증하자 더 많은 미니 레트로 게임기가 등장했다. 패미컴 미니의 후속작인 ‘슈퍼 패미컴 미니’, SNK의 ‘네오지오 미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클래식’, 보글 보글 등의 인기 아케이드 게임을 작게 만든 ‘마이 아케이드’, 2020년 3월에 출시 예정인 ‘PC엔진 미니’ 등 미니 레트로 게임기의 춘추 전국 시대가 펼쳐졌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게임기는 ‘수퍼 겜보이’, ‘슈퍼 알라딘보이’라는 이름으로 삼성전자에서 공식 수입하기도 했던 메가 드라이브의 미니 버전이다. 참고로 메가 드라이브는 세가에서 출시한 게임기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소닉 더 헤지혹’의 전설이 시작된 기종이기도 하다.
높은 완성도를 지닌 하드웨어
메가 드라이브 미니는 메가 드라이브를 아주 훌륭하게 재현했다. 국내 정식 발매판으로 즐겨본 경험이 있다면 삼성 로고와 알라딘 보이 로고가 없다는 점 외에는 차이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심지어 실제로 작동하지는 않지만, 왼쪽 하단에 있는 볼륨 슬라이드도 움직일 수 있어 메가 드라이브를 즐긴 이들이라면 아주 만족할 것이다.
또한, 초회 예약판 한정으로 소닉 더 헤지혹의 게임 카트리지가 동봉되는데, 이를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 장착할 수도 있다. 물론, 이 카트리지는 목업이기 때문에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
게임기의 포트는 현대적인 포트로 바뀌었다. 전원 어댑터는 마이크로 5핀 어댑터로, AV 단자는 HDMI로 바뀌었다. 게임기의 패드 역시 USB 방식이며, 이는 일부 PC 게임에서 호환되기도 한다. 게임 패드는 2개가 동봉되는데, 메가 드라이브의 패드보다는 약간 작다.
버튼의 감각은 기존 패드와 거의 유사하지만 십자키는 살짝 뻑뻑한 느낌이 든다. 기존 메가 드라이브 패드에 없던 ‘모드’ 버튼이 추가됐다. 이 버튼은 게임 플레이 중 메인 화면으로 돌아가거나 상태 저장을 위해 사용되는 버튼으로 세게 눌러야만 작동한다.
추억을 Respect 하다
다양한 종류의 미니 레트로 게임기가 출시됐으나 그 평가는 기종마다 상당히 엇갈리는 평이다. 특히, 기종을 국내에 정식 발매된 기종으로 한정 짓는다면 좋은 평을 받은 제품은 찾기 어렵다. UI가 좋지 않거나 내장된 게임의 개수가 적은 것 등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메가 드라이브 미니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대단히 잘 만들어진 편에 속한다. 우선 메인 메뉴의 UI부터가 상당한데, 폰트부터 싸 보였던 모 미니 레트로 게임기와는 확연히 비교된다.
또한, UI에서 커서를 움직일 때의 반응속도도 빨라서 답답함이 없다. 메인 메뉴의 BGM도 ‘베어 너클’ 시리즈와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의 음악을 작곡한 Yuzo Koshiro가 작곡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게임은 총 42개가 수록됐다. 게임을 장르별, 출시 시기별로도 정리할 수 있고 게임을 장식장에서 고르는 것처럼 게임 패키지의 사이드 라벨을 볼 수도 있다. 또한,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게임인지에 대한 설명도 확인할 수 있는데, 한글로 되어있다 보니 이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록된 게임들은 메가 드라이브를 대표하는 게임인 ‘소닉 더 헤지혹’, ‘건스타 히어로즈’, ‘골든 액스’, ‘대마계촌’, ‘뿌요뿌요’ 등이 있으며, 액션 게임인 ‘스토리 오브 도어’는 한글판으로 수록됐다.
게다가 메가 드라이브 미니만을 위해 제작된 신작 게임인 ‘다리우스’나 ‘테트리스’가 포함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수록 게임은 국가마다 다소 상이한데,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쉬 플러스’나 ‘유유백서 마강통일전’과 같은 게임은 국내 정식 발매판에서는 즐길 수 없다.
게임은 상당히 쾌적하게 돌아간다. 인풋렉이나 느려지는 현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메가 드라이브 미니는 ‘SEGA AGES’ 시리즈와 ‘세가 3D 복각 프로젝트’ 등으로 알려진 ‘M2’가 참여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위화감이 드는 부분은 없었다.
부가 기능으로는 다른 미니 레트로 게임기처럼 게임 플레이 도중 상태 저장을 하거나 브라운관 모니터의 느낌을 살려줄 CRT 필터, 게임 화면 밖의 배경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 등이 제공된다. 이 배경 설정 기능은 3가지밖에 제공되지 않아 다소 아쉽다.
마치며
메가 드라이브 미니는 추억에 대한 존경이 무엇인지를 잘 담아낸 게임기이다. 특히, 국내 정식 발매판의 가격은 79.800원인데, 패드가 2개 기본으로 동봉되어 일본판보다 오히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 게임기 자체의 퀄리티는 물론 가성비까지 좋게 출시된 셈이다.
미니 레트로 게임기의 특성상 수록 게임의 구성이 개인마다 반갑거나 아쉬울 수 있긴 하다. 예를 들어 기자의 경우는 ‘슈퍼 알라딘보이’와 함께 구매했던 ‘소닉 더 헤지혹 3’가 제외된 점이 아쉽다.
그러한 점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메가 드라이브 미니는 미니 레트로 게임기가 갖춰야 할 자질을 모범적으로 보여준 최고의 미니 레트로 게임기라 생각된다. 메가 드라이브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게이머라면 메가 드라이브 미니와 함께 90년대의 행복한 기억을 리플레이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