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고스트 리콘’ 시리즈는 톰 클랜시의 가상 미군 특수부대 ‘고스트’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임이다. 분대 중심의 전략 전술이 특징인 이 게임은 다른 액션 슈팅 게임과의 차별점을 내세우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중간에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시리즈는 무너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갔다. 전작인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는 비평도 많았지만, 오픈 월드 요소를 추가하면서 색다른 재미와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2년, 후속작인 ‘고스트 리콘: 브레이크포인트’가 등장했다. 전작의 요소를 계승하면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호언장담과는 달리 뚜껑을 열어 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잡탕 찌개가 되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브레이크포인트
게이머는 전작에서도 주인공이었던 ‘노마드’(원래 노매드지만, 오역으로 표기됨)를 플레이하게 된다. 주인공은 게이머 임의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성별도 바꿀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전작보다 다양해져 캐릭터를 꾸미는 재미는 있지만, 몇몇 복장은 캐시질을 해야 한다.
전작으로부터 시간이 흘러 현장 지휘관이 된 노마드는 ‘오로아 군도’에 ‘그린스톤’이라는 작전으로 투입되지만, 헬기가 추락하면서 전장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전역하기 전 마지막 임무였는데 생사를 가르는 임무가 된 셈인데, 역시 말년에는 뭐든지 주의해야 한다.
‘브레이크포인트’의 뜻은 현재하고 있던 행동을 강제로 중지하는 것으로 프로그래밍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다. 게임 속에서도 임무 진행을 중지하고 생존해야 하는 것으로 변하는데 작전 수행을 강제로 중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초반 플레이 분위기는 괜찮은 편이다. 제한된 상황에서 적에게 들키지 않고 침투해 쓰러뜨리고 새로운 무기를 얻는 등 서바이벌을 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캐릭터 성장 요소는 다분히 RPG같지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재밌게 했던 사람이라면 반가운 부분이다. 특히 클래스가 크게 4개로 나뉘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집중적으로 육성했는지에 따라 플레이 방식도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럴싸하지만 어수선
하지만 게임을 30분 정도만 진행하면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버린다. 오로아 군도에 살고 있던 정착민들의 피난 동굴이자 온라인 대기소인 ‘에레혼’에 도착하면 수많은 고스트(다른 게이머)가 뛰어다니고 있다. 분명 스토리는 노마드 홀로 임무를 진행해야 하는 건데 그냥 우르르 몰려가서 적들을 전부 소탕할 수 있을 정도로 많다. 게다가 온라인 전용 게임이기 때문에 다른 게이머를 안 보이게 할 수도 없어 서바이벌 분위기가 전혀 안 살아난다.
서바이벌 밀티터리하면 제한된 음식과 장비, 무기 등을 떠올릴 테지만, 그런 거 없다. 음식은커녕 물을 마실 필요도 없고 언제든 들어갈 수 있는 에레혼 상점에서는 장비는 물론, 무기도 모두 구비할 수 있다. 게이머는 밖에 나가서 적들을 쓰러뜨리고 설계도와 파츠를 입수하거나 캐시로 무기를 얻으면 된다. 무기는 마치 와치독 2처럼 주문과 동시에 뚝딱 나온다. 그런데 같은 장비나 무기라도 성능이 달라 파밍 노가다도 있다. 이제는 이게 더 디비전인지 고스트 리콘인지도 애매할 지경이다.
여기에 고스트 리콘: 브레이크포인트는 출시 초반부터 버그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사실 오픈 베타 테스트부터 많은 부분이 이미 지적되었지만, 본편에서는 그보다 더 많은 버그가 출몰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버그는 애교 수준이고 아예 게임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버그도 있어 미션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심지어 메인 스토리도 추후 출시될 DLC를 통해 완결될 예정이기 때문에 싱글 플레이를 즐기는 게이머에게도 원성이 자자하다. 괜히 이 게임이 ‘앤섬’이나 ‘폴아웃 76’과 막상막하의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일부 게이머는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도 이것보단 덜했다고 할 정도니까 말이다.
그나마 최적화는 잘되어 있는 수준이다. FHD 해상도 높음 기준으로 인텔 코어 i5-6600, 지포스 GTX 1060 6GB 정도로도 60프레임을 잘 방어한다. 4K UHD 해상도에 가장 높음 옵션에서도 라이젠 2700X, 지포스 RTX 2080 Ti 정도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유비소프트 상승세 브레이크
유비소프트는 1년에도 다양한 작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작품에 오픈 월드 요소를 넣어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일부 게이머는 이를 두고 유비식 양산형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비소프트의 대표 IP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큰 인기를 얻게 되자 매년 신작이 출시되기도 했다. 어느 정도 퀄리티는 유지했지만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가 크게 실패하기에 이른다. 이후 유비소프트는 전열을 가다듬어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과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로 연타석 히트를 치면서 부활을 알렸다.
이 당시 나왔던 유비소프트의 작품도 준수했다. 이색적인 오픈 월드 레이싱 ‘더 크루 2’, 전작보단 아쉬웠지만 할 만했던 ‘파 크라이 5’, 전작의 혹평을 이겨낸 와치독 2, 오픈 월드를 도입해 IP를 다시 살려낸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 등 모두 다른 감각의 플레이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문제는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이후 하락세를 타고 있다. 전작의 DLC 작품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재탕 요소가 많았던 ‘파 크라이: 뉴던’,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더 디비전 2’의 실패는 유비소프트에 뼈가 아팠을 정도의 타격일 것이다.
여기에 고스트 리콘: 브레이크포인트의 혹평까지 더해져 앞으로 출시될 예정인 ‘레인보우 식스 쿼런틴’과 ‘와치독: 리전’의 흥행도 불투명해졌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당시를 기억하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