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특정 장르의 게임은 전용 컨트롤러로 즐길 때 더 뛰어난 조작감과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르로는 레이싱 게임을 뽑을 수 있겠으나 리듬 게임에서도 전용 컨트롤러는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리듬 게임 전용 컨트롤러는 진입 장벽이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큰 부피로 인해 컴퓨터 책상 위에 두고 플레이하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또한, 게임마다 다른 입력 방식을 지닌 탓에 하나의 리듬 게임 컨트롤러로 다양한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
10년 이상 다양한 리듬 게임 컨트롤러를 개발 및 출시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기업 Gamo2는 이러한 게이머의 고충을 고려해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리뷰를 통해 살펴볼 Gamo2의 신제품은 기계식 키보드와 게임 컨트롤러가 결합된 ‘K28 키보드 스타일 컨트롤러(이하 K28)’다.
작지만 섬세한 컨트롤러
K28은 대단히 작은 사이즈를 지녔다. 다른 리듬 게임 컨트롤러는 물론 텐키리스 키보드보다 작은 크기다. 따라서 게임을 즐길 때만 모니터 앞에 두고 사용할 수 있고 휴대성도 우수하다. 공간이 부담되던 게이머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컨트롤러의 연결은 USB Type-C 포트를 통해 진행된다. 동봉된 USB Type-C to A나 별도의 USB Type-C to C 케이블을 사용해 다양한 기기와 쉽게 연결할 수 있다. USB Type-C 포트 옆에는 3.5mm AUX 단자가 위치한다. K28의 USB Type-C 포트는 컨트롤러와 DAC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USB Type-C 케이블만 연결해도 컨트롤러의 3.5mm AUX 단자를 사용할 수 있다.
컨트롤러는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처럼 비스듬한 각도를 지녔다. 따라서 장시간 게임을 즐겨도 손목의 피로가 덜하다. 참고로 각도는 높이 조절 다리가 없기 때문에 별도로 조절할 수 없다. 이 컨트롤러의 각도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컨트롤러 사이즈에 맞는 팜레스트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K28은 카일사의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를 사용한다. 취향에 따라 MX 흑축, MX 갈축, MX 적축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 사용한 제품은 MX 갈축 모델이다. 리듬 게임에 적합하도록 낮은 키압과 적절한 구분감을 지녔으며, 체리 갈축 스위치보다는 키압이 낮은 편에 속했다. 윤활 처리는 적용되지 않았지만, 기본 상태로 사용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일반 키보드와 달리 스페이스바가 2개로 나눠진 형태이며, 이에 서로 다른 입력을 할당할 수 있어 폭넓은 리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다.
다양한 리듬 게임에 최적화된 레이아웃
K28은 다양한 리듬 게임에 쉽게 대응할 수 있는 레이아웃을 지녔다. 첫 테스트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이하 리스펙트 V)의 8버튼 모드를 즐겨봤다. 일반 키보드와 달리 FX 버튼에 대응하는 키가 널찍하기 때문에 상당히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K28처럼 스페이스바가 분리된 키보드가 그리 많지 않고 그 중 n-key 롤오버까지 지원되는 제품은 드물기 때문에 리스펙트 V의 8버튼 모드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K28이 꽤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호환성이 좋은 레이아웃을 지닌 것 외에 다양한 프리셋이 제공되는 점도 장점이다. 오른쪽 최상단에 외치한 B44 키와 다른 키를 조합하면 내장된 프리셋을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닌텐도 스위치용 리듬 게임에 적합한 키 세팅이나 키 충돌이 없는 모드, 키보드로 입력되는 모드 등을 쉽게 오갈 수 있다.
키보드 입력 프리셋으로 전환한 뒤 메모장에서 입력 테스트를 해보니 별도의 설정 없이 바로 키보드 입력이 인식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능을 통해 리스펙트 V의 키보드 특화 패턴인 SC 패턴을 시도해 봤다.
SC 패턴은 일반 게임 패드로는 입력할 수 없는 노트가 등장한다. 따라서 기본 프리셋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키보드 입력 프리셋으로 같은 곡을 다시 플레이해 보니 실수로 놓친 노트를 제외하면 모두 정상적인 입력이 가능했다.
리스펙트 V 외에도 스팀으로 출시된 그루브 코스터도 테스트해봤다. 키 세팅을 거치고 나니 그루브 코스터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폭넓은 사용성
K28은 PC외 에도 다양한 플랫폼과 호환된다. PS4, PS3, 닌텐도 스위치와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PS4 Pro와 K28을 연결 후 키 프리셋을 바꾸니 즉시 플레이가 가능했다. 직접 테스트해보니 기존 리듬 게임 컨트롤러와는 달리 작은 사이즈를 지녀 무릎 위에 올린 상태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외에도 콘솔의 입력 체계를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할당하는 것도 가능하다. 컨트롤러 중앙에 위치한 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어떤 키를 할당하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대단히 편리했다.
최근 격투 게임계에서는 히트 박스 컨트롤러가 큰 화두다. 기존보다 더 빠르고 쉽게 콤보를 입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K28은 히트 박스에 최적화된 프리셋도 함께 제공해 이를 통해 격투 게임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마치며
K28이 처음 공개됐을 때 과연 $149의 매리트가 있는 제품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실제로 이 제품을 구매할 금액으로는 플래그쉽 기계식 키보드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생각외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제품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프리셋을 통해 리듬 게임부터 격투 게임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으며, 지원되는 플랫폼도 많은 편에 속했다. 리스펙트 V의 8버튼 유저거나 다양한 리듬 게임 또는 격투 게임을 즐긴다면 고민해봐도 좋을 컨트롤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