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지난 2016년 2월, 대전 격투 게임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 최신작 ‘스트리트 파이터 5(이하 스파5)’가 출시되었다. ‘스파5’는 처음 출시했을 당시 등장 캐릭터도 16명에 불과했으며, 스토리 모드도 없는 등 콘텐츠 부족으로 비난을 샀다.
다만 그동안 대전 격투 게임은 정식 넘버링이라도 버전 업이 나오면 부제를 붙여 패키지를 다시 출시하는 방식이었지만, ‘스파5’는 처음 버전으로도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로부터 ‘스파5’가 출시된 지 어느덧 4년이 지났다. 처음 선언한 대로 ‘스파5’는 매년 시즌제로 진행되었고 시즌도 5까지 진행되었다. 2018년 2월에는 시즌 1~2의 DLC 캐릭터가 기본으로 포함된 ‘스트리트 파이터 5: 아케이드 에디션(이하 스파5 AE)’이 출시되었고 2020년 2월에는 시즌 1~4의 DLC 캐릭터는 물론, 추가 복장과 스테이지 등이 추가된 ‘스트리트 파이터 5: 챔피언 에디션(이하 스파5 CE)’이 출시되기에 이른다.
제목은 ‘스파5 AE’, ‘스파5 CE’로 변경되었지만, 초기 버전으로도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플레이가 가능했다. 다만, DLC 캐릭터는 별도 구매를 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비록 부제를 붙인 패키지를 내놓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처음 버전으로도 계속 즐길 수 있다는 약속은 지키는 데 성공한 셈이다. 구성 자체는 그 어떤 대전 격투 게임보다 혜자스러운 ‘스파5 CE’에 대해 소개해본다.
2,000가지 이상 콘텐츠 추가
‘스파5 CE’는 ‘스파5’ 본편은 물론, 본편에서 시즌 4까지 발매된 콘텐츠 2,000가지 이상을 수록했다. 이 중에는 추가 캐릭터는 물론, 복장, 스테이지, 칭호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스파5’를 자주 즐기지 않는 게이머라도 접대용으로 하나 장만하면 괜찮을 정도로 완벽한 구성이다.
등장 캐릭터는 ‘스파5’의 16명보다 2배 이상 많아진 40명이다. 기존 버전까지의 캐릭터는 ‘스트리트 파이터 3’의 보스 캐릭터인 ‘길’까지 포함해 39명이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4’의 보스 캐릭터인 ‘세스’가 ‘스파5 CE’ 출시와 함께 추가되면서 총 40명이 완성되었다.
등장 캐릭터가 총 16명이었던 본편은 캐릭터 수가 적은 것보다 상징과도 같았던 ‘스트리트 파이터 2’의 12명 캐릭터 중 7명만 나왔다는 것에 대한 비난이 더 많았다. 하지만 시즌이 지나면서 나머지 캐릭터가 추가되면서 ‘스파2’의 등장 캐릭터 12명 라인업이 모두 완성되었다.
다만, ‘스파5’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과거 작품에 나왔던 캐릭터라도 기존과 다른 새로운 복장을 하고 있다. 새로운 느낌도 있지만, 기존 모습을 원했던 게이머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과거 복장이 ‘노스텔지어’라는 이름으로 별도 구매를 해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파5 CE’에서는 별도로 판매했던 ‘노스텔지어’ 복장까지도 모두 포함되어 있어 기존 팬이라도 위화감 없는 모습으로 즐길 수 있다.
새로운 V 스킬 2 추가
‘스파5 AE’에서 ‘스파5 CE’로 넘어오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V 스킬 2’가 추가된 것이다. ‘스파5’에서 ‘스파5 AE’로 넘어올 때도 ‘V 트리거 2’가 추가되면서 캐릭터마다 전략이나 플레이가 크게 변경되었는데 여기에 ‘V 스킬 2’까지 추가되어 같은 캐릭터라도 총 4가지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스파5’가 초창기 캐릭터 플레이 개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V 스킬 2’과 ‘V 트리거 2’ 추가로 좀 더 다양성이 늘어난 점은 환영할만하다. ‘V 스킬 1’과 ‘V 스킬 2’의 성능과 모션은 전혀 다른데, ‘스파5’에서 ‘V 스킬’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보다 다채로운 플레이로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도 커졌다.
다만, 새로 추가된 ‘V 스킬 2’가 캐릭터 사이의 밸런스를 크게 좌우하는 문제도 생겼다. 기본 성능 자체가 강력한 데 ‘V 스킬 2’도 강력해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 된 캐릭터가 있는 반면에, ‘V 스킬 2’가 기존 ‘V 스킬 1’만도 못한 성능이라 있으나 마나인 캐릭터도 있는 상황이다. 이는 추후 캐릭터 간 밸런스 조절과 함께 변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이라면 ‘V 리버설’과 ‘CA(크리티컬 아츠)’는 추가 버전이 없다는 것이다. ‘스파4’의 경우,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 4’가 되면서 ‘울트라 콤보’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 ‘스파5 CE’는 ‘CA’가 여전히 1개뿐이다. 물론, 5를 의미하는 ‘V’를 중요하기 생각하는 만큼 ‘V 스킬’과 ‘V 트리거’가 2가지씩 있기 때문에 ‘CA’가 1개인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V 리버설’도 다른 버전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된다. 위기의 순간을 빠져나갈 수 있게 한 ‘V 리버설’이지만, 몇몇 캐릭터는 오히려 쓰는 것이 독이 되는 시스템이라 사용을 자중하기도 한다. 선택한 ‘V 스킬’에 따라 ‘V 리버설’도 모션이나 성능이 변했으면 플레이 방식에 좀 더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었을 것 같다.
기존 게이머에 대한 배려 부족
‘스파5 CE’는 이렇게만 보면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다. 문제는 그동안 시즌 1부터 계속 즐겨왔던 게이머에게는 아쉬운 버전업이라는 것이다. 꾸준히 파이트머니를 모아서 캐릭터를 추가하거나 시즌 패스를 구매했던 게이머의 경우, 유료 복장을 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유료 복장까지 구매해왔던 게이머라면 더더욱 아쉬움이 가득할 것이다.
물론 버전업 업그레이드 키트를 구매하지 않으면 되지만, 시즌 3 패스까지 꾸준히 구매하다가 시즌 패스 4를 기다렸던 게이머의 경우에는 시즌 1~4 전체가 추가되는 버전업 업그레이드 키트 가격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게이머들은 기존 게이머들이 새로운 캐릭터를 파이트머니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미션이나 대전으로 얻는 파이트머니 비용을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파이트머니는 대전에서 50, 1주일마다 변경되는 특수 미션에서 최대 5,000을 얻을 수 있지만, 캐릭터 사용권은 1명에 10만 파이트머니이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현질로 구매할 수밖에 없다.
‘스파5’를 하지 않았거나 초창기에만 하다가 그만뒀던 게이머라면 ‘스파5 CE’는 상당히 혜자로운 게임이다. 게다가 4년간 쌓아온 ‘스파5’의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반면, 계속 ‘스파5’를 즐겨왔던 게이머에게는 기존 시스템 버전업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
마지막을 향한 여정
물론 ‘스파5 CE’만 놓고 보자면 엄청난 혜자 게임이 맞다. 그러나 창렬이라고 불린 ‘스파5’를 구매했던 게이머를 위한 배려는 없는 업데이트이다. 오히려 이것 때문에 기자처럼 원래 꾸준히 즐겼던 플랫폼에서 아예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았던 플랫폼으로 옮긴 게이머도 있을 정도이다. 그나마 두 플랫폼이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점이 다행이긴 하다.
사실 ‘스파5’나 ‘스파5 CE’는 별개의 게임이 아니다. 버전업을 통해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최신 버전인 ‘스파5 CE’의 시스템으로 즐길 수밖에 없으며, 기존 ‘스파5’의 시스템은 이제 즐길 수 없다. 과거 버전을 즐기기 위해서는 PS4 패키지로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즐기는 방법밖에 없다. 하다못해 아케이드 모드에서는 버전 선택이 가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튼 ‘스파5 CE’는 ‘스파5’의 최종 버전이다. ‘스파5’는 2020년까지 지원을 하겠다고 한 게임이기 때문에 더 이상 버전업은 없다. ‘스파5’로 치러졌던 ‘캡콤 프로 투어’도 2020년이나 2021년이 마지막이 될 것이고 후속작인 ‘스트리트 파이터 6’로 바턴을 넘길 예정이다. 따라서 늦게나마 ‘스파5’를 즐기고자 하려는 게이머라면 완전판인 ‘스파5 CE’로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