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2019년, 캡콤은 자사의 간판 IP인 ‘바이오 하자드’(외수명: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있게 만든 일등공신 ‘바이오 하자드 2’를 리메이크했다. 약 20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 ‘바이오 하자드 RE:2’는 최신 그래픽과 함께 그동안 액션 위주였던 ‘바이오 하자드’를 다시 ‘서바이벌 호러’로 돌려놓는 데 성공한다. 이 같은 성공은 리메이크 작품임에도 2019년 최다 GOTY 2위를 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약 1년 후, 캡콤은 ‘바이오 하자드 2’의 정식 후속작인 ‘바이오 하자드 3: 라스트 이스케이프’의 리메이크 작품인 ‘바이오 하자드 RE:3’를 출시했다. ‘바이오 하자드 RE:3’는 ‘바이오 하자드 RE:2’보다 액션성을 중시하면서 ‘서바이벌 호러’ 요소는 여전히 계승했다. 하지만, 적은 분량으로 인해 후속작보다 DLC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대거 삭제된 원작 부분
‘바이오 하자드 RE:3’의 아쉬운 점을 꼽자면 당연히 삭제된 부분일 것이다. 원작과 비교해 초반 부분이 대거 삭제되었고 물류 창고, 주차장, 신문사, 시청, 주유소, 시계탑 등 다양한 장소가 그냥 지나치거나 생략되었다.
‘바이오 하자드 3’는 경찰서라는 폐쇄된 공간의 공포를 보여줬던 ‘바이오 하자드 2’와 달리 라쿤 시티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어 전혀 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다. 하지만 ‘바이오 하자드 RE:3’는 ‘바이오 하자드 RE:2’와 크게 다른 점을 느낄 수가 없다. 게다가 이벤트가 진행되면 더 이상 이전 장소로 돌아갈 수 없는 일자진행이기 때문에 공간 제약은 더 크게 느껴진다.
이렇다보니 플레이 타임도 상당히 짧다. 원작도 전작에 비교하면 짧아진 편이었지만, ‘바이오 하자드 RE:3’는 더 짧게 느껴진다. ‘바이오 하자드 RE:2’의 경우, 레온 파트와 클레어 파트가 따로 있고 여기에 어나더 파트까지 있어 총 4번을 클리어해야 내용 자체를 전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바이오 하자드 RE:3’는 1번만 클리어해도 내용을 전부 볼 수 있고 다회차 요소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짧게 느껴진다.
또한, 전작에서 나온 경찰서를 그대로 재탕하거나 ‘바이오 하자드 3’에서 추가되었던 특수 좀비가 대거 삭제되면서 후속작이 아니라 DLC 확장팩 같은 느낌도 든다. 그나마 최신 그래픽으로 ‘질 발렌타인’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한다.
여전히 재밌는 게임 플레이
‘바이오 하자드 RE:3’는 분량 부분으로는 아쉬운 점투성이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는 전작을 능가해 더 긴장감 넘치고 재밌게 할 수 있다.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난이도 조절이다. ‘바이오 하자드 RE:2’에서는 3단계가 끝이었지만, ‘바이오 하자드 RE:3’는 5단계로 세분되었다. 가장 쉬운 ‘지원’ 모드는 누구나 쉽게 클리어할 수 있지만, ‘나이트메어’와 ‘인페르노’로 넘어가면 그야말로 도전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바이오 하자드 RE:2’의 경우, 난이도가 높아도 암기 방식으로 손쉽게 S랭크를 얻을 수 있었지만, ‘바이오 하자드 RE:3’는 ‘나이트메어’ 난이도부터는 메인 키 아이템을 제외하고 적과 아이템 위치가 랜덤으로 변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S랭크 클리어는커녕, 그야말로 살아남아 클리어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원작에서도 있었던 긴급회피도 ‘바이오 하자드 RE:3’에서도 추가되면서 전투의 다양성을 부여했다. 물론, 긴급회피를 연타한다고 해서 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타이밍을 마스터하지 않으면 거의 활용할 수 없지만, 긴급회피를 마스터하면 필수 전투 이외에는 거의 무시하고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무한 무기를 얻는 방법도 상당히 완화되었다. ‘바이오 하자드 RE:2’에서는 특정 난이도에서 고랭크를 받아야 했지만, ‘바이오 하자드 RE:3’에서는 게임 중 얻은 포인트로 상점 메뉴에서 구매할 수 있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포인트 노가다로 강력한 무기를 얻어 손쉽게 고난도에 도전할 수 있게 배려했다.
이렇듯 ‘바이오 하자드 RE:3’은 전작보다 액션성은 더 강화되었지만, 볼륨 부분은 상당히 아쉬운 수준으로 출시되었다. 전작을 즐겼던 사람이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적은 볼륨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재미는 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이 가장 큰 단점일 것이다. 가격이 비싼 이유가 온라인 전용인 ‘바이오 하자드 레지스턴스’를 함께 주는 건데 끼워 팔기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