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앞으로는 스마트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찾아볼 수 없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애플이 아이폰 12 시리즈에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충전기를 구성품으로 제공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28일(현지시간) 애플 관련 소식에 정통한 궈밍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 12 시리즈에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12 시리즈와 함께 20W 충전기를 별도 판매할 계획이다.
최근 유출된 아이폰 12의 패키지 내부도 이 루머에 힘을 실어준다. 트위터 유저 콘셉츠아이폰(ConceptsiPhone)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패키지 내부 트레이에 이어폰과 어댑터가 들어갈 별도의 공간이 없다. 라이트닝 케이블과 작은 종이 설명서가 들어갈 자리만 있을 뿐이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제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은 8일, 업계 소식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협력사와 함께 스마트폰 구성품에서 충전기를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은 내넌에 출시되는 일부 모델을 시작으로 충전기를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원가 절감에 환경보호도 노린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충전기를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스마트폰이 출시된 지 10년이 넘으면서 따로 충전기를 제공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전기가 충분히 많아졌다는 점이 크다. 날로 높아지는 스마트폰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구성품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려는 것 또한 이유로 작용됐다는 것에 업계의 해석이다.
스마트폰 구성품에 충전기를 빼는 것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디히터 본(Dieter Bohn) 더 버지 에디터는 "매년 100만 톤에 달하는 충전기가 불필요하게 많이 생산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자폐기물 문제는 소비자들이 충전기를 따로 사야 하는 불편함을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대부분 "스마트폰 충전기 구성품 제외에 불만"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결코 좋지 않다. 해외 IT매체 안드로이드 어소리티(Android Authority)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7%가 아이폰 12의 충전기 제외 소식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단말기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던 충전기가 제외된다는 소식이 소비자 반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충전기가 제외된 뒤에도 단말기 가격 상승폭에 변화가 없거나 다른 혜택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이러한 반감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스마트폰 관련 소식을 주로 다루는 해외 IT매체 샘모바일(Sammobile)은 "충전기를 제외해 얻는 원가 절감의 혜택이 실제로 단말기 가격 인하를 통해 고객에게 돌아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