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임병선 기자] 차세대 콘솔 게임기 전쟁이 조만간 시작된다. 먼저 포문을 여는 것은 MS(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이다. 엑스박스 시리즈는 강력한 성능을 가진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이하 XSX)’과 비교적 성능은 낮지만, 작고 FHD 해상도 환경에 최적화된 ‘엑스박스 시리즈 에스(이하 XSS)’로 나뉜다. 대체로 성능이 좋은 제품에 눈이 가기 마련이지만, XSS에 대한 수요도 분명히 존재한다. 개봉기에 이어 이번에는 XSS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작고 가벼운 콘솔 게임기
XSS는 정말 작고 가볍다. 일반 크기의 백팩에 기존 콘솔 게임기를 넣으면 공간이 가득 차지만, XSS는 백팩의 절반 정도만 차지하는 크기이다. 콘솔 게임기를 휴대한다는 것도 웃긴 이야기지만, XSS는 손쉽게 휴대가 가능한 콘솔 게임기이다. 사실 과거 PS1이나 PS2 당시 콘솔 게임기의 크기가 더 작지만, 별도로 게임 디스크를 휴대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XSS의 휴대성이 더 뛰어나다.
XSS는 기존 엑스박스 콘솔 게임기 중에서도 가장 작은 크기를 자랑한다. 기자는 초창기 엑스박스 때부터 계속 엑스박스 콘솔 게임기를 즐겨오고 있다. 다양한 엑스박스를 봐왔고 역대 가장 작은 크기에 강력한 성능을 자랑했던 ‘엑스박스 원 엑스(이하 XB1 X)’를 봤을 때보다 더 놀랍도록 작다. 특히 XB1 X는 작은 크기임에도 상당히 무거웠지만, XSS는 무게마저 가볍다.
장점을 더욱 살린 컨트롤러
컨트롤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새로운 무선 컨트롤러는 기본적인 모습을 유지하면서 업그레이드를 했다. 먼저 충전 단자는 USB Type-C로 변경되었다. 앞서 엘리트 패드 2에서도 USB Type-C 단자가 적용되었지만, 일반 패드에 적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의 충전 단자도 USB 마이크로 5핀에서 USB Type-C 통일되고 있어 상당히 반가운 부분이다.
디지털 스틱 디자인도 변경되었다. 엑스박스의 디지털 스틱은 XB360까지 원형 디자인이었다가 XB1에서 십자 디자인이 되었는데 XSX/XSS에서 다시 원형 디자인이 되었다. 물론 예전 원형 디자인과 달리 누르는데 구분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입력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십자 디자인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이전 XB1 패드 쪽이 더 낫다. 물론, 엘리트 패드 2를 쓴다면 디지털 패드를 변경할 수 있으니 이쪽이 제일 좋다.
버튼으로는 엑스박스 버튼이 유광에서 무광으로 변했고 컬러는 하나로 통일되었다. 기존 XB1의 기본 패드는 투톤 컬러였지만, XSX 컨트롤러는 본체와 같은 검은색, XSS 컨트롤러는 본체와 같은 흰색을 하고 있다. 범퍼와 트리거 색상도 모두 하나로 통일되었다.
가운데에는 새롭게 공유 버튼이 추가되어 게임 도중 멋진 순간을 쉽고 빠르게 캡처하고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범퍼 버튼과 트리거 버튼에 돌기 디자인을 추가해 버튼 조작 중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했으며, 손잡이 부분에도 돌기 디자인을 넣어 더욱 안정적인 파지가 가능하다.
자체적인 성능도 업그레이드되었다. 블루투스 저전력 프로토콜(BTLE) 및 Swift Pair를 지원하여 장치 호환성을 개선했으며, 입력 지연시간을 8ms에서 2ms로 대폭 줄였다. 보다 즉각적인 반응과 응답속도로 인해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호불호 갈리는 디지털 전용
오랫동안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라면 패키지가 주는 묘미가 있다. 특히 대체로 DL 방식으로 전환된 PC 게임과 달리 콘솔 게임은 아직도 패키지 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여전히 패키지를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기자도 30년 전부터 게임을 즐겨왔던 터라 패키지에 대한 애정이 있다. 하지만 PC 쪽은 스팀, 오리진, 유플레이, 에픽스토어 등 플랫폼만 다를 뿐 다 DL(다운로드)로만 즐기고 있으며, 그나마 PS4와 닌텐도 스위치 같은 콘솔 게임은 패키지와 DL을 병행해 구입하고 있다.
MS의 차세대 콘솔 게임기 XSX는 디스크 삽입이 가능하지만, XSS가 오로지 DL만 가능한 디지털 전용인 점이 아쉽다. 하지만 그동안 엑스박스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유통구조의 변화일 것이다. 엑스박스도 XB360까지는 패키지를 구하기 쉬웠다. 하지만 이전 세대인 XB1의 패키지는 국내에서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XB1 패키지는 달랑 3개뿐이다.
패키지가 적더라도 게임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게임 패스 때문이었다. 구독형 DL 서비스인 게임 패스를 통해 다양한 신작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게임을 즐기다가 특별 할인이 있으면 DL 버전으로 구매하는 일도 생겼다. XSS는 이러한 XB1 생태계를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패키지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하위호환 관련으로 전 세대 게임 디스크를 넣을 수 없는 점은 상당히 불편하다.
DL 전용 콘솔 게임기이면서 용량이 512GB인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저장 공간은 364GB인데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의 용량이 크기 때문에 5~6개만 설치하면 공간이 부족하다. 외장하드를 연결해도 되지만, 기존 XB1 게임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엑스박스 시리즈 전용 게임을 위한 저장 공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비싼 가격의 전용 1TB 스토리지 확장 카드를 장착해야 한다. 더 가격이 저렴해지고 용량이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놀라운 FHD 게이밍 성능
이전 세대인 XB1 X는 4K UHD 해상도를 지원했지만, 기기의 성능 부족으로 인해 몇몇 게임에서는 30프레임 고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성능이 높아진 XSX에서는 4K UHD 해상도에서도 60프레임 고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추후 출시되는 게임의 필요 성능이 높아지면 다시 30프레임 고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XSS는 4K UHD 해상도가 아니라 FHD 해상도에 최적화된 콘솔 게임기이다. 물론, 같은 FHD 해상도라면 보다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은 XSS가 아닌 XSX이다. 그렇다고 FHD 해상도 환경에서 억지로 더 비싼 가격의 XSX를 살 필요는 없다. XSS로도 충분히 뛰어난 화면을 제공하기 때문에 당장 디스플레이를 4K UHD로 바꿀 예정이 없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의 XSS를 추천한다.
XSS는 작은 크기임에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엑스박스 벨로시티 아키텍쳐(Xbox Velocity Architecture)는 획기적인 하드웨어 조합, 커스텀 SSD 및 CPU, 긴밀한 소프트웨어 통합을 통해 이전보다 빨라진 속도와 높은 성능을 보여준다. 먼저 XB1 입출력 대역폭의 40배 이상의 속도를 지녀 로딩 시간이 개선되었으며, 여러 개의 게임을 빠르게 오가며 플레이할 수 있는 ‘퀵 리줌’을 지원한다.
그래픽 성능은 약 4.01테라플롭스로, XSX(약 12.15테라플롭스)의 1/3 수준이고 CPU 클럭은 0.2GHz 낮고, 램 용량은 10GB로 6GB나 적다. 하지만 게임을 구동하기 위한 성능으로는 부족하지 않다. XSS의 게임 구동 환경은 최대 QHD이며, FHD 환경에서도 뛰어난 비주얼을 보여준다. 실제 게임 구동 중 XSS는 켜있는 것도 모를 정도로 조용했으며, 팬 부분 온도는 최대 약 67도 정도로 측정되었다.
게임을 하는 도중 전원을 꺼버리고 다시 켜도
중단한 부분에서 바로 이어서 할 수가 있다.
XSS라도 4K UHD 디스플레이에 연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4K U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에서는 업스케일링을 통해 4K UHD로 표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네이티브 4K UHD 해상도와 비교하면 깔끔하지는 않다. 따라서 4K UH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XSX를 추천한다.
XSS는 DL 전용이고 저장 공간도 적고 성능도 낮아 하이엔드 게이머에게는 추천하기 애매한 콘솔 게임기이다. 하지만, 작고 가벼운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 콘솔 게임기이다.
엑스박스의 세계에 입문해보고자 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XSS과 게임 패스 조합이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다. 또한, 스마트 딜리버리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XSX가 있는 게이머라도 휴대성이 뛰어난 XSS를 함께 운용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