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감성 텐키리스
G80-3000S TKL은 화이트 무광 바디를 지닌 기계식 키보드다.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클래식한 편이다. 실제로 해당 제품은 지금으로부터 약 30여 년 전에 출시된 ‘G80-3000’으로부터 끊임없이 진화한 제품이기도 하다. 그런 포지션에 있는 만큼 부가적인 볼륨 노브나 미디어 전용 키, RGB LED 등은 찾아볼 수 없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깔끔한 디자인과 타이핑 자체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방향키 상단에 음각 체리 로고를 더해 포인트를 줬으며, ‘Fn 키’와 펑션 키를 조합해 볼륨 조절, 웹 브라우저 실행 등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LED 인디케이터 대신 ‘캡스락 키’와 ‘스크롤락 키’에만 화이트 LED가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고급 기계식 키보드에 주로 탑재되는 PBT 키캡이 기본 적용됐다는 것. 간혹 ABS 키캡이 불만족스러워 PBT 키캡을 추가 구매해 교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는 상당한 메리트다. PBT 키캡의 장점은 장시간 타건 시 키캡의 번들거림 현상이 최소화된다는 점이다. 재질의 특성상 ABS 키캡보다 거친 느낌이 드는 편이지만, 기자가 사용해본 다른 PBT 키캡과 비교하면 부드러운 편에 속했다.
스텝스컬쳐2가 적용됐으며, 높이 조절 받침대도 탑재됐다. 따라서 사용자가 원하는 높이로 조절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오리지널 체리 스위치가 선사하는 타건감
G80-3000S TKL은 취향에 따라 체리 MX 청축, 적축, 갈축, 그리고 흑축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이번 리뷰에서 사용된 스위치는 체리 MX 적축이다. 체리 MX 적축의 특징은 걸림 없이 부드럽게 눌리고 비교적 조용하다는 것이다.
보통 키보드의 키감은 어떤 스위치를 사용했느냐에 따라 크게 바뀐다. 하지만 G80-3000S TKL는 일반적인 체리 MX 적축 탑재 키보드와는 또 다른 타건감을 선사한다. 키보드 하판에 금속판이 없는 무보강 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일반적인 적축 MX 키보드보다 부드러운 타건이 가능하다.
타이핑 경험도 일반 키보드와 다르다. 오른쪽 컨트롤키와 왼쪽 방향키가 거의 붙어 있을 정도로 가깝게 제작됐다. 처음에는 오타가 자주 발생할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손의 동선이 줄어 더 빠른 타이핑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게임도 가능하다
G80-3000S TKL은 게임용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키보드다. 특히, 마우스를 많이 움직여야 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콜 오브 듀티’ 같은 게임을 즐긴다면 더욱 좋다. 숫자키가 제외된 텐키리스 폼팩터를 지녀 마우스를 더 넓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펙도 게임에 적합하다. 1,000Hz 폴링레이트를 지원해 입력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고 ‘안티 고스팅’도 탑재됐다. 안티고스팅이란 여러 키를 동시에 눌러도 충돌 없이 전부 입력되는 기능을 뜻한다. 직접 동시 입력 테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40여 개의 키를 눌러봤는데, 모두 정상적으로 입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리듬 게임 같이 동시 입력이 많은 장르도 키충돌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다.
이 가격에 전용 소프트웨어가?!
보통 가성비 기계식 키보드에는 전용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G80-3000S TKL은 예외다. ‘Cherry Assistant’라는 체리 키보드 제어 소프트웨어와 호환되기 때문에 키보드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RGB LED가 탑재되지 않아 이를 제어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전용 소프트웨어는 유용하다. 매크로 기능이나 폴링 레이트, 매핑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ESC 키와 F1 사이에 위치한 체리 키’를 누르면 Cherry Assistant가 실행되기 때문에 편의성도 우수하다.
마치며
합리적인 가격에 타건감도 챙긴 기계식 키보드를 찾고 있다면 G80-3000S TKL에 주목하자. 가격이 저렴함에도 체리 MX 적축 스위치를 탑재했고 PBT 키캡을 적용해 높은 만족감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체리 특유의 무보강 구조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가격은 7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