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PC 하드웨어 커뮤니티, 각종 가격비교 사이트를 살펴보면 ‘로지텍 마우스는 반드시 1년 안에 더블클릭이 발생한다’라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더블클릭’이란 사용자가 한 번만 클릭해도 실제 입력은 두 번으로 인식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런 더블클릭 현상이 게임 중 결정적인 순간에 발생하면 스트레스가 막심하다.
더블클릭 현상을 로지텍만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지만, 로지텍은 더블클릭 현상에 대한 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타 브랜드처럼 옴론 외의 스위치를 사용하거나 물리적인 접점을 없앤 옵티컬 스위치를 사용한 로지텍 마우스는 아직도 만나볼 수 없는 상태다.
로지텍 마우스의 내구성은 IT 매체에서도 대체로 평이 좋지 않다. 국내 하드웨어 커뮤니티 ‘기글하드웨어’도 ‘멀쩡하게 생긴 약골. 로지텍 G604 마우스’라는 제목의 공식 리뷰로 로지텍 마우스의 내구성을 비판했을 정도다. 또한, 게임 마니아인 타 IT 매체의 기자 2명도 로지텍 마우스의 내구성 이슈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블로거는 smartPC사랑에 “로지텍 게이밍 제품의 유가 리뷰를 진행한 적이 있는 입장이지만, 솔직히 내구성에 대한 불만이 많고 리뷰 내용에 대한 검열도 지나치다”라고 제보하기도 했다.
게다가 로지텍은 마우스 내구성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스위치 클릭 수명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게이밍 마우스 제조사가 스위치 클릭 수명을 밝히는 것과 대조되는 행보다. 기자도 클릭 수명 스펙이 명시되지 않은 로지텍 게이밍 마우스를 브랜드명만 믿고 구매한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더블클릭 현상이 빠르게 발생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로지텍은 1:1 교환 방식의 A/S를 진행하고 있는데, 재고가 없으면 1~2달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허다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득하다.
그렇다면 이런 더블클릭 현상을 소비자가 납땜 없이 손쉽게 수리할 수 있는 게이밍 마우스가 있다면 어떨까?
커스터마이징에 특화된 게이밍 마우스
ASUS ROG CHAKRAM
‘ASUS ROG CHAKRAM(이하 차크람)’은 ASUS ROG의 하이엔드 무선 게이밍 마우스다. 그런 포지션에 위치한 만큼 차크람은 구성품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마우스 본체 외에도 USB Type-A to C 케이블, 동글 연장 어댑터, ROG 스티커, 액세서리 박스, 파우치가 제공된다. 참고로 USB 케이블의 경우 고무 케이블만 고집하는 로지텍과 달리 빠른 무빙에 특화된 패브릭 소재로 제작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우스 본체를 살펴보자. 차크람은 오른손잡이 게이머를 타겟으로 출시된 비대칭 게이밍 마우스다. 성향은 어떨까? 차크람은 묵직하거나 손에 꽉 차는 느낌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직접 사용해 봐도 팜 그립이 가장 편안했다.
실제로 차크람은 크기가 132.7x76.6x42.8mm로 약간 큰 편이고 무게는 실측 기준 130g이다.
차크람은 다른 게이밍 마우스와 확연히 차별화된다. 마우스 왼쪽에 조이스틱이 탑재됐다. 기본 조이스틱 외에도 높이가 더 높은 조이스틱이 추가 제공되며, 조이스틱 사용을 원치 않으면 조이스틱 커버로 스틱을 덮을 수도 있다.
조이스틱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키보드나 마우스 기능을 할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게임패드로 작동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테스트를 위해 조이스틱에 W, A, S, D 키를 할당해보니 마우스만으로 게임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었다. RPG 게이머라면 자주 사용하는 스킬을 조이스틱에 할당하는 것도 유용할 것이라 생각된다.
포트는 USB Type-C다. 일부 로지텍 게이밍 마우스가 아직도 마이크로 5핀을 고집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마우스 바닥에도 다양한 기능이 더해졌다. 블루투스/2.4GHz 무선 연결을 오가는 스위치와 블루투스 페어링 버튼, DPI 조절 버튼, 그리고 Qi 무선충전을 위한 코일도 탑재됐다. 범용적인 Qi 무선충전 규격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로도 차크람을 쉽게 충전할 수 있다.
파우치도 완성도가 좋다. 지퍼 손잡이에도 ASUS ROG 로고가 더해졌고 내부 파티션까지 있어 마우스와 케이블을 손쉽게 휴대할 수 있다.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는 어떨까? FPS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무선임에도 1,000Hz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연결성이 안정적인 점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는 무선 간섭 제거 기술인 ‘FHSS’가 적용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2.4GHz 무선 연결 기준 최대 79시간으로 충분한 편이다.
스위치 자가 교체도 가능하다. 별도의 공구 없이 자석으로 된 팜 커버와 버튼을 분리하기만 하면 마우스 스위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액세서리 박스에 교체용 스위치와 핀셋이 동봉되는데, 이것만으로도 마우스 스위치를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핀셋으로 스위치를 잡고 당겨보니 스위치가 쉽게 분리됐다.
ASUS가 제품 상세페이지를 통해 밝힌 호환 스위치 종류만 8종에 달하기 때문에 취향에 더블클릭이 발생해도 손쉽게 수리할 수 있으며, 클릭감 역시 취향에 따라 변경가능한 점이 인상적이다.
차크람은 스위치 자가 교환이 가능해 사실상 클릭 수명이 무한대인 무선 게이밍 마우스다. 유선, 블루투스, 2.4GHz까지 가능한 폭넓은 연결성을 갖췄고 다른 마우스에서 찾아보기 힘든 조이스틱도 차크람만의 장점이다. 더블클릭 증상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이들에게 차크람을 추천한다. 가격은 209,000원이다.
ROG 감성에 Qi 무선충전 더한 마우스패드
ASUS ROG Balteus Qi
‘ASUS ROG Balteus Qi(이하 발테우스 Qi)’는 ASUS ROG 감성이 듬뿍 담긴 마우스패드다. 발테우스 Qi는 일반적인 마우스패드와 달리 USB 케이블이 2개가 장착됐다. 이는 RGB LED와 USB 패스스루 포트를 위한 것이다.
발테우스 Qi에는 마이크로 텍스쳐 가공이 적용됐으며, 패드 표면이 넓고 단단하다. 따라서 천 재질의 마우스패드보다 긴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
패드 뒷면은 전체가 미끄럼방지용 고무로 되어있는데, 고무의 면적이 커서 게임 플레이 중 마우스패드가 밀릴 걱정이 없고 ASUS ROG 특유의 이색적인 문양도 더해졌다.
포트 구성은 어떨까? 패스스루용으로 사용되는 USB Type-A 포트와 마이크로 5핀 포트로 구성된다. 이중 마이크로 5핀 포트는 Qi 무선충전을 위한 것이다.
발테우스 Qi를 PC에 연결해보니 화려한 RGB LED가 눈길을 끌었다. 참고로 발테우스 Qi와 차크람은 모두 ‘Aura Sync’와 호환되는데, ASUS의 통합 제어 소프트웨어인 ‘Armoury Crate’로 조명 동기화가 가능했다.
차크람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도 있는데, 마우스패드 오른쪽 상단에 차크람을 올려두니 즉시 충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 플레이 후 정확한 위치에 올려두기만 하면 사실상 배터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어 굉장히 편리했다.
이외에도 ‘로지텍 파워플레이’와 달리 게임 중 Qi 무선충전이 지원되는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갤럭시 Z 폴드 3’도 충전할 수 있었으며, Qi 호환성을 지닌 ‘에어팟 프로’도 충전할 수 있다.
발테우스 Qi는 차크람 사용자에게 ‘로지텍 파워플레이’의 대안이 될 마우스패드다. USB 패스스루 포트 등의 부가 기능도 로지텍 파워플레이보다 뛰어나며, RGB LED도 훨씬 화려한 점도 주목할 가치가 있다. 가격은 12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