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고양이를 소재로 한 3인칭 어드벤쳐 게임 ‘Stray(스트레이)’는 트레일러가 공개되자마자 고양이 집사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보통 고양이를 소재로 한 게임이라면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밝은 배경을 지닌 경우가 많지만, Stray는 기존 고양이 게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화려한 네온사인에 오래된 듯한 건물, 그리고 SF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로봇 등이 더해져 마치 ‘고양이판 사이버펑크’ 같은 분위기를 특징으로 한다.
게임 제작사 ‘BlueTwelve Studio’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들은 게임 스튜디오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개발진의 80%가 고양이 집사라고 하니 고양이에 이보다 진심일 순 없을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독특한 인디 게임을 좋아한다면 이번 리뷰를 주목하길 바란다.
흥미롭게 구축된 세계관
Stray의 이야기는 길고양이 가족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배경은 어두워도 길고양이 가족은 매우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길고양이 가족이 함께 이동하던 중 주인공인 치즈색 고양이는 안타까운 사고로 가족들과 멀어지게 된다. 혼자 떠돌던 치즈색 고양이는 잊혀진 도시에 고립된다. 도시에는 사람이라고는 아예 찾아볼 수 없고 인공지능 로봇 주민인 ‘드로이드’들만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중 치즈색 고양이는 기억을 잃은 인공지능 드론 ‘B-12’를 만나게 되고 도시를 탈출할 방법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게임 플레이는 마치 ‘언차티드’의 모험 파트가 연상되는 느낌이다. 단서를 찾아야 진행이 가능한 퍼즐 요소나 높은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고, 좁은 공간을 아슬아슬하게 건너는 등의 조작이 필요하다. 수직 공간의 활용이 특히 잘된 편이고 고양이가 양동이 짚라인을 타는 등 독특하고 즐거운 연출도 찾아볼 수 있었다.
B-12는 평소에는 고양이가 매고 다니는 배낭 속에 있지만, 손전등이 필요하거나 힌트를 얻고 싶다면 B-12를 호출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플레이 자체는 꽤 흥미로웠으나, 일부 불편함도 있었다. 복잡한 도시를 이동해야 하지만, 미니맵 같은 요소가 없고 ‘주황색 네온사인이 켜진 건물로 가라’라는 식의 텍스트 설명만 있어 길치 게이머에게는 길 찾기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고양이의 습성을 잘 구현했다
Stray는 고양이의 습성을 굉장히 잘 구현해낸 게임이다. 고양이가 기지개를 켜는 모션이나 고양이 두 마리가 상호 작용하며 함께 놀 때의 모습, 높은 곳에서 착지할 때의 움직임,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놀라서 점프하는 동작 등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기자 입장에서 봐도 놀라울 정도다. 특히, 고양이가 달리던 중 급격히 방향을 바꿀 때의 우스꽝스러운 발동작도 현실의 고양이와 매우 유사했다.
버튼을 누르면 고양이가 울고 나무나 카펫을 스크래쳐 삼아 긁을 수도 있고 아늑한 박스 같은 곳에서 웅크린 자세로 잠을 자는 조작까지도 가능해 굉장히 흥미로웠다.
이러한 고양이의 특성을 게임 진행에도 녹여낸 점이 인상적이다. 예를 들면 높은 곳의 물건을 한 발로 툭툭 쳐서 떨어뜨려야 게임이 진행되는 부분도 있었고 높은 곳에 올라가도 겁이 없는 고양이의 특성도 잘 반영됐다.
마치며
Stray는 소규모 개발사가 개발한 첫 작품치고 제법 준수한 퀄리티로 출시된 어드벤쳐 게임이다. 고양이와 사이버펑크 같은 세계관을 결합해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다. 일반적인 게임이라면 올라갈 생각도 못할 장소를 고양이 입장에서 가볍게 뛰어다니는 재미가 쏠쏠했으며, 고양이의 습성을 잘 살린 점도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