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과거부터 IoT(사물인터넷) 시장에서는 플랫폼의 파편화가 지적되어 왔다. IoT 제조사마다 서로 다른 앱을 출시했기 때문에 제조사를 넘어서 하나의 앱만으로 통일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제적인 통합 오픈소스 IoT 표준 규격인 ‘Matter’ 지원 제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어 Matter가 지원되는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을 구매해 스마트홈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Matter는 유선 이더넷, Wi-Fi 및 스레드를 통해 로컬로 작동한다. 따라서 인터넷 연결이 끊긴 상황에서도 스마트홈의 자동화가 유지된다.
아마존, 애플, 구글, 삼성 등도 Matter를 지원하고 있으며, 기기 고유의 Matter 코드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기기를 추가할 수 있는 등 사용법 역시 간편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Matter 지원 제품을 사용해 기존 IoT 규격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를 살펴본다.
Matter 네이티브 IoT 허브
아카라 M3
아카라 M3는 아카라 브랜드의 ZigBee 기반 IoT 제품들의 허브는 물론 Matter 허브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제품이다.
구성품은 허브 본체, 매뉴얼, 벽걸이 고정용 마운트, USB Type-C to A 케이블이 동봉된다. 천장에 바로 고정해서 더욱 깔끔하게 설치할 수도 있다.
아카라 M3의 단자는 USB Type-C와 RJ45다. 기존 세대 제품과 다르게 아카라 M3는 PoE를 지원한다. PoE란 RJ45 케이블 하나로 데이터와 전원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규격이다. 최근 신축 아파트에는 PoE 지원 무선 AP가 사전 설치되는 경우가 있는데, 기존 무선 AP를 제거하고 아카라 M3를 천장에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카라 M3에 전원을 공급하면 노란색 LED가 점등된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아카라’ 앱을 설치하고 계정을 생성하면 아카라 M3를 등록할 수 있다.
아카라 앱에서 ‘+’ 아이콘을 터치하고 ‘장치 추가’를 선택하니 아카라 M3가 자동으로 검색됐다. 이어서 아카라 M3에 부착된 QR 코드 스티커를 스캔하고 Wi-Fi 정보를 등록하면 허브를 사용할 준비가 완료된다.
기존 세대 제품인 아카라 M2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카라 M3로 마이그레이션하는 것도 가능하다. 허브 마이그레이션 기능을 공식 지원하기 때문에 터치 한 번이면 허브를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아카라 M2에서 아카라 M3로 허브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해보니 아카라 M2에 연결된 ZigBee 장비들이 모두 계승됐다. 소요 시간도 길지 않아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아카라 M3에는 에어컨 제어를 위한 IR 리모컨 기능이 내장됐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의 에어컨 프리셋이 있어 더욱 쉽게 설정할 수 있다. 설정된 에어컨은 아카라 앱 상에서 별도의 에어컨 기기로 등록되기 때문에 제어가 간편하다.
아카라 M3에 등록된 ZigBee/Matter 기기를 Matter 규격으로 ‘스마트싱스’, ‘애플 홈’ 등과 로컬로 연동할 수 있다. 아카라 앱에서 아카라 M3 허브를 선택하고 ‘다른 Matter 생태계 연결’을 터치하면 Matter 페어링 코드를 발급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의 Matter 지원 허브인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에 아카라 M3 허브의 페어링 코드를 입력하니, 아카라 M3에 등록된 ZigBee 기기 및 에어컨이 스마트싱스에 등록됐다. 주목할 점은 아카라 M3에 IR 리모컨으로 등록된 에어컨까지도 스마트싱스에 연동된다는 것이다.
스마트싱스에서 아카라 M3를 통해 연동된 에어컨을 확인해보니, 에어컨의 운전 모드를 조절하거나 냉방 온도를 조절하는 등의 동작이 가능했다.
기사에서 연동된 에어컨은 LG ThinQ가 지원되는 시스템 에어컨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1.0 규격을 통해 스마트싱스와 ThinQ의 연동을 약속했지만, 에어컨의 연동 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스마트싱스로 LG 에어컨(또는 ThinQ에서 삼성 스마트싱스 에어컨)을 직접 제어하는 기능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IT 전시회에서도 스마트싱스로 LG 에어컨을 제어하는 기능이 시연되어 많은 IoT 사용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HCA 기능이 언제 업데이트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카라 M3와 함께라면 HCA 에어컨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도 스마트싱스에서 LG ThinQ 시스템 에어컨을 제어할 수 있다.
Matter 지원하는 스마트한 IoT 센서
아카라 열림 감지 센서 & 모션 센서 P2
Matter를 지원하는 IoT 센서 2종도 함께 살펴보자. 참고로 아카라 M2의 경우 Matter 허브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따라서 아카라 M2에는 연결할 수 없다. 센서 패키지에는 Matter 로고가 위치하고 ‘스레드 지원 보더 라우터’가 필요하다는 점이 표시되어 있다.
아카라 열림 감지 센서 P2를 먼저 사용해봤다. 우선 스마트싱스 스테이션과의 연결을 진행했다. 매뉴얼에 있는 Matter QR 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간편하게 등록된다.
스마트싱스 호환 인증을 받은 제품이 아님에도 아카라 허브에 연결하는 과정 없이 바로 등록됐으며, 스마트싱스에서 자동화를 구성하는 것에도 문제가 없었다.
아카라 열림 감지 센서 P2는 문이나 서랍 같은 곳에 설치하면 좋다. 예를 들면 드레스룸 문에 설치하고 문이 열리면 IoT 조명이 바로 켜지고 5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어서 아카라 모션 센서 P2를 연결해봤다. 연결에 사용된 기기는 애플 TV 4K 3세대 모델인데, 스레드가 지원되는 128GB 제품이다. 64GB 모델의 경우 스레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애플 홈 앱에서 모션 센서 상단에 위치한 Matter 페어링 코드를 입력하거나 QR 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연결이 진행된다.
아카라 모션 센서 P2를 애플 홈킷으로 아카라 허브 없이 바로 연결할 수 있었다. 참고로 아카라 모션 센서 P2는 모션 감지뿐만 아니라 조도 감지 기능도 함께 품었다.
아카라 모션 센서 P2는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라 활용도가 폭넓다. 예를 들면 주방에 설치해서 움직임이 일정 시간 없으면 조명이 꺼지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플랫폼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제품들을 통해 Matter 지원 플랫폼을 사용하면 기기간의 연결이 더욱 자유로워진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타플랫폼과 연동하기 어려웠던 제품들도 일부 연동할 수 있다.
타 플랫폼과 연동성이 부족한 제품으로는 ‘아카라 FP2 재실 센서’가 있다. 재실 센서란 특정 공간에 사람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센서다. 모션 센서의 경우 사람이 가만히 있을 경우 사람이 있는지를 감지할 수 없지만, 재실 센서는 가만히 있는 사람까지 감지해낸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카라 FP2 재실 센서는 애플 홈킷과 연동되고 구글 홈, 아마존 알렉사와 호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굉장히 다양한 기능을 갖춘 재실 센서이기에 100% 활용하고 싶다면 아카라 앱 내에서 연동하는 것이 좋다.
아카라 FP2 재실 센서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재실 센서 본체, 설치를 위한 액세서리, 매뉴얼, USB Type-C to A 케이블이 제공된다. 전작인 아카라 FP1과 다르게 Wi-Fi 방식으로 연결되고 케이블 분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장소에 유연하게 설치할 수 있다.
아카라 FP2 재실 센서는 스탠드와 일체형으로 구성되며, 후면에 위치한 QR 코드를 스캔해서 앱에 등록할 수 있다.
천장 설치가 가능하고 높은 곳에 올려둔 상태로 사용할 수도 있다. 기사에서는 안방 스피커 위를 설치 장소로 선택했다.
아카라 FP2 재실 센서는 최대 12평 크기의 공간을 세세하게 나눠서 구역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최대 5명의 움직임을 동시에 감지한다. 안방에 설치할 경우 침대와 침대가 없는 공간을 구역별로 구분해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카라 FP2 재실 센서는 60GHz mmWave 레이더를 통해 사람을 감지해낸다. AI를 통해 작은 반려동물과 사람을 구분할 수 있고 선풍기나 커튼, 제습기 등이 사람으로 오감지되는 현상도 학습을 시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카라 FP2 재실 센서는 본격적인 활용을 원한다면, 아카라 앱 내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필립스 휴 제품군을 필립스 휴 허브와 함께 사용 중이라면, Matter를 통해 필립스 제품을 아카라 앱에서 제어할 수 있다. 아카라 M3 허브는 필립스 허브에 등록된 기기를 Matter를 통해 가져올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우선 필립스 휴 앱에서 Matter 페어링 코드를 발급해야 한다. 이어서 아카라 앱에서 수동 기기 등록을 터치한 뒤 Matter 페어링 코드를 입력하면 된다.
필립스 휴 허브가 아카라 앱에 등록됐으며, 사전 등록된 하위 장치 30개도 정상 인식됐다.
아카라 앱 상에서 필립스 휴 조명을 끄고 켜는 것은 물론이고 다채로운 색상 변경이나 색 온도를 변경하는 것도 가능했다.
놀라운 점은 조명뿐만 아니라 필립스 휴 탭 다이얼 스위치까지 아카라 앱에 등록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더욱 다채로운 스마트홈 구성이 가능하다.
아카라 앱에서 FP2와 필립스 휴 조명을 연계한 자동화 구성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안방에 사람이 감지되면 필립스 휴 천장등이 켜지고 사람이 없으면 꺼지게 할 수도 있다. 또한, 사람이 떠날 때나 들어올 때 등을 자동화 조건으로 선택할 수 있어 갖춰 타 플랫폼에서 사용할 때보다 훨씬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
직접 설정한 조명 자동화를 테스트해봤다. 안방에 사람이 없고 고양이만 침대에 있는 상태에서는 조명이 꺼진 상태로 유지됐다.
반면, 사람이 들어가자 앱 상에서도 사람 아이콘이 표시됐으며 조명이 자동으로 켜졌다. 참고로 아카라 FP2에는 조도 센서도 탑재됐다. 이를 통해 방의 밝기에 맞춘 더 상세한 자동화를 구현할 수도 있다.
마치며
아카라 M3 허브를 통해 IoT 규격인 Matter에 대해 살펴봤다. 호환되는 허브와 센서라면 제조사에 관계없이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고 기존에는 설정하기 힘든 자동화도 간단하게 설정할 수 있었다. Matter 규격의 제품군이 점차 확장되어 더욱 다양한 브랜드간의 연동이 가능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