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하나금융 없는 밸류업 지수...선별 기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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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하나금융 없는 밸류업 지수...선별 기준 논란
  • 김호정
  • 승인 2024.09.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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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 제외 소식에 업계 의외 반응
"고PBR 적용, 은행주 상대적 불리"
"주주환원 요소에 배당 질 고려 없어"
사진=국민은행
사진=국민은행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한국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공개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종목 선별 기준에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부정대출 의혹으로 경영진 책임론이 불거진 우리금융지주가 지수에 편입된 데 반해 밸류업 대장주로 꼽히는 KB금융그룹, 하나금융지주 등이 제외되며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적극적으로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 이행하며 오는 10월 밸류업 발표를 예고해 왔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고(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고 자기자본이익율(ROE) 종목이 지수에 포함되며 주주환원에 대한 평가는 낮았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종목 선정 기준에 대해 ▲시장 대표성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PBR) ▲자본효율성 등 5단계 스크리닝을 거쳐 종목 선별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환원 기준을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기업'으로 규정했다. 업계에서는 주주 환원 요소를 배당 유무로만 판단해 배당 수익률이나 배당 성향 등 질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iM증권은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지수의 주요 편입 요건은 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당기순이익), 주주환원(배당지급/자사주소각여부),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이었다"며 "결과적으로 밸류업지수는 코스피200과 비교했을 때 배당 성향은 소폭 상회했지만, 배당수익률은 저조한 모습을 보이는 등 기대보다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개별 기업들을 볼 때 주주 환원 및 수익성과 거리가 먼 종목들 역시 다수가 포진했다"고 분석했다.

신희철 iM 증권 연구원은 "세부 편입 요건에서 주주환원 조건을 보면 최근 2년 연속 배당을 지급하거나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들은 배당의 정도와 무관하게 주주환원 조건을 통과했다"며 "이에 이번에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개별 종목들로 보았을 때 배당수익률이 2%를 하회하는 종목이 53개로 과반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거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주요 종목이 빠지는 현상이 나왔다"며 미래 성장성이 반영되지 않아 KB금융 등이 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에 발표된 밸류업 지수는 2022년과 2023년의 PBR 수치를 기준으로 산출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KB금융의 경우는 2022~2023년과는 달리 2024년에는 PBR이 큰 폭으로 개선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에 예정된 밸류업 공시를 잘 준비해서 시장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부연했다. 

하나은행 건물 모습.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 건물 모습. 사진=하나은행

 

NH투자증권은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지수 미편입은 다소 의외"라며 "결과가 예상과 달랐던 가장 큰 이유는 시장 평가 기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의 미충족"이란 해석을 내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부동산 업종의 편입 종목 수는 10종목에 불과한데 이 중 최근 2년 평균 PBR이 금융·부동산 업종의 상위 50% 이내에 포함돼야 한다"며 "은행주는 작년까지 매우 부진했던 주가가 올해부터 조금씩 개선되는 상황으로, 최근 2년 평균 PBR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측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시장에서 밸류업 지수에서 제외된 것에 의외라는 반응이 여럿 있다고만 전했다.

전문가들도 밸류업 선정 기준에 의문을 제시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번 밸류업 지수에 대해 "밸류업에 꾸준히 노력해 온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았다고 포함하지 않은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밸류업 지수는 성장과 주주 환원의 조합을 잘 만드는 것인데, 밸류업의 가이드라인으로 언급된 총주주수익률(TSR)은 빠졌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밸류업 지수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중립적으로 판단하며 단기간 내 주가 부양을 끌어내기는 어렵다고 예측했다.

메리츠증권은 "밸류업 기업들이 이미 많이 알려져서 오히려 밸류업 지수 발표 자체가 단기 모멘텀의 일단락으로 볼 여지도 있다"며 "주가에 플러스보다는 중립 정도의 이벤트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더멘털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며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해서 관심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이벤트로 인한 단기 하락은 투자 측면에서 가격 메리트를 높여주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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