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인가 퇴보인가 '데드 오어 얼라이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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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인가 퇴보인가 '데드 오어 얼라이브 5'
  • PC사랑
  • 승인 2012.12.0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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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이 테크모의 개발 팀인 '팀닌자'에서 DOA 시리즈와 닌자가이덴 시리즈를 제작해온 '이타가키 토모노부(이하 이타가키)'가 퇴사를 하고나서 그 뒤를 '하야시 요스케(이하 하야시)'가 맡게 됐다. 하지만 하야시가 손을 댄 작품마다 좋은 소리를 듣기엔 모두 부족했다. 오리지널 닌자가이덴을 리메이크한 닌자가이덴 시그마 시리즈도 좋은 평을 받지 못했으며, 신작인 '닌자가이덴 3'는 최악의 평을 받았다. 더구나 7년 만에 정식 후속작이 나온 '데드 오어 얼라이브(이하 DOA)도 하야시가 맡는다는 소삭에 먼저 걱정부터 하는 게이머들 일색이었다.
 
임병선 [email protected]
 
 
데드 오어 얼라이브 5
출시일 2012년 9월 25일
장르 대전 격투
플랫폼 PS3, XBOX360
플레이어 1~2인
제작사 코에이 테크모
언어 일어, 영어
 
다소 부족했던 DOAD
 
하야시가 만든 DOA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식 발매는 되지 못했지만, 3DS로 나왔던 ‘DOAD(데드 오어 얼라이브 디멘션즈)’가 바로 그것. ‘DOAD’는 처음 나온 DOA 휴대용 격투 게임으로는 꽤 좋은 인상을 줬다. DOA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들에게도 DOA 시리즈의 스토리 이해를 돕기 위해 1부터 4까지 스토리를 함축해서 보여줬으며, 터치 패드를 이용해 간단하게 콤보를 이어나갈 수 있는 특징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처음 접하는 게이머에게만 해당하는 부분일 뿐, 기존 팬들에게 ‘DOAD’는 그저 밖에서 DOA를 할 수 있다는 것 이외엔 아무런 장점이 없었다. 스토리는 다 알고 있는 것을 짜깁기한 것이고, 게임 시스템도 간략하게 생략해서 이전 시리즈인 ‘DOA 4’와는 이질감이 있었다. 더구나 가장 중요한 온라인 매치는 렉이 너무 심해 제대로 된 게임이 불가능해 원성이 심했다. 사실 3DS같은 휴대용 게임기는 온라인 매치가 와이파이를 통한 무선 연결 방식이라 유선으로 랜선을 꽂고 해도 렉이 생기는 격투 게임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먼저 나왔던 '스트리트 파이터 4 3D'도 렉이 심해 제대로 된 매치를 하기 어려웠으니 말이다. 그나마 ‘DOAD’는 역대 최고 숫자의 캐릭터와 갤러리 모드, 추가 코스튬 무료로 배포하는 등 팬들을 위한 요소를 충실히 실어 선방은 했다. 사실 DOA 팬이었던 리뷰어도 이 ‘DOAD’ 때문에 당시 가격 인하도 안해 25,000엔의 일본판 3DS를 구매했다. ‘DOAD’는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대체적으로 만족스런 것일 뿐이지, 이것 때문에 3DS를 산 것은 돈 아까운 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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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히 바꾼 모델링
 
‘DOA 5’는 개발 도중 공개된 스크린샷으로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다. 기존 캐릭터 모델링을 버리고 새롭게 디자인했는데, 전에는 캐릭터들이 인형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DOA 5’에서는 실제 사람 같은 느낌이 들도록 변경됐다. 외모뿐만 아니라 비율까지 바꿔 어떻게 보면 이전까지 기억하고 있던 캐릭터에 대한 괴리감이 들 정도였다. 기존 팬들 사이에서도 인형 같던 모습을 싫어했던 팬들은 이번 변경에 대해 환영했지만, 기존 모습과 너무 달라 거부감을 나타내는 팬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래도 그동안 DOA 시리즈를 즐기지 않았던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변경된 모델링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더구나 최근 발매된 3D 격투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 X 철권’이나 ‘버츄어 파이터 5 파이널 쇼다운’, ‘철권 태그 토너먼트 2’ 등이 나왔지만, 재미는 둘째 치고 여자 캐릭터 모델링이 예쁘기보단 듬직하게 나와 그 부분에서 실망한 게이머들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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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함은 UP!
 
DOA 시리즈는 확실히 자기만의 색깔을 확립하고 완성된 격투 게임 시리즈다. 하지만 DOA 시리즈는 격투 게임의 완성도를 따지기 전에 언제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선정성’. 섹시한 여자 캐릭터를 앞세워 높은 수위로 존재감을 알린 DOA 시리즈는 아직도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격투 게임으로의 완성도가 떨어졌던 예전부터, 격투 게임 자체만 놓고 따졌을 때도 전혀 부족할 게 없는 현재까지도 이 ‘섹시함’은 DOA만의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DOA 5’에서는 섹시 요소가 더욱 강화됐다. 더욱 사실 같아진 모델링만큼이나 캐릭터가 땀을 흘리거나 옷이 물에 젖는 등 사실적인 요소가 적용된 것이다. 특히 캐릭터를 선택할 때, 캐릭터의 속옷도 변경이 가능한 것은 예전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는 몇몇 옷은 물에 젖으면 속옷이 비치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요소가 아님에도 새롭게 추가된 요소로 보임과 동시에 섹시함은 더욱 높였다.
 
가위바위보 시스템
 
DOA 시리즈는 가위바위보 시스템으로 유명한 격투 게임이다. 타격기와 잡기, 그리고 홀드로 이루어진 시스템은 서로 얽키고설킨 관계다. 홀드는 반격기로 다양한 격투 게임에 적용됐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반격기는 몇몇 캐릭터만의 특권이었지만, DOA는 반격기를 시스템으로 만들어 모든 캐릭터에게 반격기를 쓸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모든 캐릭터는 타격기와 잡기, 홀드의 상하관계에서 심리 싸움을 하게 했다. 타격기는 잡기에 강하고 홀드에 약하며, 잡기는 홀드에 강하고 타격기에 약하며, 홀드는 타격기에 강하고 잡기에는 약하다. 여기에 타이밍까지 더해지면, 카운터에 하이 카운터까지 더해져 평소보다 더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다. 게다가 타격기 종류에 따라 상·중·하단이 있듯이 홀드 또한 상·중·하단으로 나뉘어 있으며 잡기도 서서 잡기와 앉아 잡기가 존재한다. 특히 중단 공격이 많은 게임 특성상 중단 홀드는 중단 펀치 홀드와 중단 킥 홀드로 나뉜다. 게이머는 3종류의 타격기와 2종류의 잡기, 4종류의 홀드 중 하나를 골라 계속 선택을 하게 된다. 타격기는 일단 첫 타를 때렸다고 해서 계속 때릴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며, 양발이 땅에 붙어있기만 한다면 언제든지 발동시켜 상대의 타격기에 반격을 가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심리를 읽어내 타격기 콤보를 적당한 선에서 끊고 홀드를 쓰는 상대에게 카운터 잡기를 하는 심리전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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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스템 추가
 
‘DOA 5’에서 새롭게 추가된 시스템이 있다. ‘크리티컬 버스트(Critical Burst)’와 ‘파워 블로(Power Blow)’가 그것이다. 모든 캐릭터는 크리티컬 스턴(Critical Stun)을 유발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크리티컬 스턴이 붉은색으로 점멸했을 때 ‘크리티컬 버스트’ 공격을 성공시키면 일정 시간 동안 조작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진다.
새롭게 생긴 ‘파워 블로(Power Blow)’는 일종의 초필살기같은 개념으로 모아서 공격을 적중시키면 화려한 연출과 함께 상대에게 강력한 데미지를 줄 수 있다. ‘파워 블로’가 발동되는 조건은 체력 게이지가 절반 이하로만 되면 된다. 체력게이지가 절반 이하가 되면 게이지 테두리가 붉게 반짝이는데 이때 ‘파워 블로’를 모아서 상대에게 적중시키면 되며, 한 번 적중시키면 그라운드에서는 더이상 사용할 수 없다. ‘파워 블로’는 발동이 느려서 쉽게 적중할 수 없지만, ‘크리티컬 버스트’로 상대가 조작할 수 없게 만들고 연계하는 방식으로 콤보 공격을 이어줄 수 있다.
‘DOA 2’부터 이어지고 있는 태그 시스템은 여전히 건재했다. 두 캐릭터를 제한 없이 계속 교대하며 콤보를 이어나가는 태그 콤보도 그대로며, 순식간에 큰 데미지를 주는 태그 잡기도 있다.
여기에 새로 생긴 ‘파워 블로’ 시스템도 태그일 때 적용되어 2명의 캐릭터가 모두 체력이 절반 이하라면 함께 ‘파워 블로’를 사용할 수 있는 ‘태그 파워 블로’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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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온라인 매치와 코스튬
 
‘DOA 5’의 스토리는 상당히 아쉬운 편이다. 전작인 ‘DOA 4’가 한글화가 됐고, 이번 ‘DOA 5’는 한글화가 되지 않은 단점도 있겠지만,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엉성하기 그지없는 스토리는 상당히 아쉽다. 이번 작품은 각 캐릭터의 스토리를 보여주는 형식이 아니라 큰 스토리에 각각의 캐릭터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형태로 구성됐다. 기존에도 중요 캐릭터를 제외하곤 스토리가 거의 없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캐릭터별로 엔딩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것조차 없이 그냥 들러리 신세라는 것이다.
물론 대전 격투에 스토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쳐도 중요한 온라인 매치가 엉망이라는 점은 불만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DOA 5’로 처음 온라인 매치를 접했다면 큰 불편을 느낄 순 없다. 다른 격투 게임에도 있는 온라인 매치 요소를 모두 탑재해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전작인 ‘DOA 4’와 비교하자면 크게 낙후된 환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DOA 4’에서 보여준 로비 시스템이 ‘DOA 5’에서는 그냥 사라져 버렸다. ‘DOA 4’의 로비는 단지 격투 게임이라고 해서 만나서 싸우기만 하는 틀에서 벗어나 함께 대화하며 노는 공간이었다. 차례를 대기하고 있는 게이머들은 로비 안에 있는 TV로 현재 대전 상황을 지켜보며 서로의 아바타를 조작해 제스쳐를 취하거나 대화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부수적인 재미를 ‘DOA 5’에서는 통째로 들어내 버렸다.
로비도 없애면서 게임 렉은 더 심해진 느낌마저도 들어 온라인 환경은 더 퇴보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코스튬 부분도 많이 아쉽다. DOA 시리즈는 항상 수많은 코스튬을 제공했지만, ‘DOA 5’ 에서는 코스튬이 크게 많지도 않으며 코스튬을 돈까지 받고 판매하기까지 한다. 10개가 넘는 코스튬을 제공했던 ‘DOA 2 얼티메이트’나 무료로 추가 코스튬을 제공했던 ‘DOAD’를 생각하면 정말 이랬어야 했느냐는 생각만 들 뿐이다.
그래도 ‘DOA 5’가 DOA 시리즈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으로 나온 것은 팬으로서 환영할 일이다. 여기에 ‘버츄어 파이터’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버츄어 파이터’의 캐릭터인 아키라, 사라, 파이가 등장하는 점에서 ‘버츄어 파이터’ 팬에게도 관심을 끌 요소는 충분하다. 세세한 부분을 따지자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작품이지만 DOA 자체로만 봤을 때, ‘DOA 5’ 는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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