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일상의 철학자로 국내에서 인기 높은 알랭 드 보통은 이번 포럼에 인생학교의 교장 자격으로 참석해 초협력이라는 패러다임을 주제로 인생과 교육, 삶의 지혜에 관한 인생학 개론 수업을 진행했다.
2008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인생학교(The School of Life)’는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하면 현명한 삶을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삶의 의미와 살아가는 기술에 대해 토론하는 글로벌 지식 프로젝트다. 이미 영국과 미국은 물론, 스웨덴, 네덜란드,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터키 등으로 퍼져나가며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알랭 드 보통은 기조연설에서 먼저 현대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교육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좋은 교육이란 회계, 생물학, 엔진니어링 등 기술적인 실력이나 능력이 아니라 “인생의 도전 과제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관계를 키우는 방법, 사회에 대한 의무,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주입식 교육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교육 방식에서도 설득과 즐거움의 과정이 필요하며 자극과 지식을 제공하고 인내력과 공감, 희망, 지혜 등의 가치를 함께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성공의 기준에 관해서는 돈이 아닌 삶의 의미와 목적의식, 지혜를 얼마나 가졌는지가 성공의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대인들은 직장을 가졌는데 일에 만족하지 못하며, 결혼을 했는데 배우자를 사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일과 행복을 모두 성취할 수 있도록 창의력과 감성적 지식을 공유하는 인생학교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술의 발전은 아름답고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기조연설 후에는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의 대주제인 ‘초협력’과 관련해 사전 진행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대담이 이어졌다.
알랭 드 보통은 본인에게 가장 큰 위안을 주는 것은 ‘사랑과 예술’이라고 답하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돈에서 위안을 느낀다고 생각하는데 그 역시 과열된 경쟁심 때문이며 돈 자체보다는 존경 받고 싶은 마음과 지위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때문에 “모두의 인생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과 소외를 느낄 필요 없이 어떻게 자기 가치를 높일 것인지, 낮은 자존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심 있는 협업의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아이디어를 함께 공유하고 현실화시키는 사람과 꼭 함께 일하고 싶다”고 강조하며, 정부나 공공기관과의 협력 또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인생학교를 한국에도 설립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 3일 오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알랭 드 보통은 성공과 성과 중심의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어떻게 돈을 만드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돈을 쓰는지를 가르치고 부모가 만족하는 커리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대 사회의 성공의 개념에 대해서는 단지 돈과 권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며 “성공은 건강, 관계를 지속하는 방법, 여가 시간을 보내는 법,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까지 망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커뮤니케이션이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감정적인 소통”이라고 정의하며,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과 고통, 어려움에 대해서도 소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날 기자회견에서는 도서 ‘인생학교’ 수익금 일부를 유니세프 측에 전달하는 기념식도 진행됐다. 지난해 연말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인생학교’ 시리즈(쌤앤파커스 전 6권)는 책 1권이 판매될 때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 100명에게 하루 분의 깨끗한 식수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왔으며, 이 날 알랭 드 보통은 쌤앤파커스와 함께 유니세프에 3천만원을 기부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서울디지털포럼은 SBS가 2003년부터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개최해 온 비영리 포럼으로 ICT(정보통신기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한 발 앞서 다뤄왔다. 올해의 대 주제는 ‘초(超)협력’으로, 협업과 협력을 통해 만들어가는 협력적 생태계(Collaborative Ecosystem), 즉 에콜라보레이션(ECOllaboration)에 대한 연사들의 지식과 경험을 전달한다.
SDF 서울디지털포럼 2013은 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되며 서울디지털포럼 홈페이지()와 SDF 유튜브 채널,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POOQ) 등을 통해 시청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나 서울디지털포럼 사무국(02-2113-3455)으로 문의하면 된다.
PC사랑 정환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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