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검색 엔진은 사람들의 삶을 바꿨다. 복잡한 상황이라도 검색 한 번만 하면, 필요한 정보를 금방 접할 수 있다. 검색뿐만이 아니다. 구글 맵, 구글 비디오, 구글 스트리트 뷰, 구글 어스 등 구글이 개발한 기능은 사람들의 삶을바꿔 놓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세상과 구글이 결합하는 방법은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조그만 스마트폰이었다. 그럼 스마트폰 다음에 올 차세대 주자는? 바로 증강현실이다. 증강현실은 현실과 가상을 융합시키는 기술이다.
김희철 기자
김희철 기자
증강현실의 발전과정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호기심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특성이라고 주장했다. 누구나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눈에 보이는 대로 궁금한 것을 끊임없이 물어보며 귀찮게 한 경험은 있을 것. 이렇게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가장 좋은 건 무엇보다‘보는 것’이다. 보는 대로 검색하고 해답을 얻으려 하는 것은 사람이 태어나 처음 만난 세상과 자연스럽게 소통해 가는 과정이며, 인간이 왜 생각하는 동물인지를 증명한다.
현재 원하는 정보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은 스마트폰 검색이다. 모르는 것을 봤을 때, 스마트폰을 들고 검색어를 입력해 원하는 답을 얻어낸다. 과거 반드시 PC를 거쳐 정보를 얻었던 것에 비해 스마트폰 검색은 정말 빠르고 편하다는 건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특정 기기’의 정해진 방식을 거쳐 정보를 접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지금 보는 대로 원하는 정보를 바로 얻을 수는 없을까?
먼저 증강현실의 사전적 의미를 말하자면‘,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정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현실 공간에 덧씌울 수 있게 되는 것. 인기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했던‘스카우터’를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라데츠와 함께 등장한 스카우터는 통신 기능, 추적 기능, 시계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투력 측정 기능이다. 라데츠는 현실 세계의 영상 인식을 통해 처음 만난 사냥꾼의 전투력을 파악해낸다. 총을 든 상대방이 전투력 5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간단하게 제압하는 라데츠.
라데츠가 등장한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스카우터는 현실 세계에 등장했다. 눈치 빠른 독자는 예상했겠지만, 이미 본지에 여러 번 언급됐던 구글 글라스다. 구글 글라스는 실시간 위치정보 제공, 음악 감상,시간 온도 체크, 음성 문자 송수신, 동영상 촬영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모든 기능은 증강현실 기반으로 작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물을 보고 현실공간과 상호 작용을 하는 인간의 능력에 그 이상의 것을 부여하는 것이다.
스카우터를 착용한 라데츠의 모습이다.
구글 글라스를 착용한 모습.
최첨단 기술을 품은 구글 글래스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기기가 아니다. 그동안 쌓여 온 증강현실 연구가 뒷받침한 것. 증강현실은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이반 서덜랜드부터 시작한다. 이반 서덜랜드는
CG와 인터랙티브 컴퓨팅 연구, 로봇 공학, 가상현실, 그리고 증강현실을 선도한 대표적인 기술자다. 이반 서덜랜드가 1965년 개발한‘The Ultimate Display’가 증강 현실의 시작이다. 세계 최초의 투시형 증강현실 시스템이며, 동시에 가상현실 의 원조가 된다.
The Ultimate Display는 머리에 쓰는 HMD 방식이며, 로드와 하프 미러가 장착돼 있다. 이 로드의 각도를 측정해 기계적으로 위치를 산출하는 방식. 하프 미러는 측면에 붙은 디스플레이 영상이 시계와 광학적으로 합성된다. 이 상태로 머리를 움직이면 현실세계와 CG로 이루어진 가상세계가 동시에 합성돼 보인다.
최초의 증강현실 시스템은 HMD 형태를 하고 있었다.
상황 인식 컴퓨팅, 본격적인 시작
상황 인식 서비스는 컴퓨터가 사람이 어디 있고, 무엇을 하며, 어떤 상태인지와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해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는 증강 현실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1994년 소니 컴퓨터 사이언스 연구소의 레키모토 준이치는 상황 인식 컴퓨팅 개념을 바탕으로 핸드헬드형 증강현실 기기‘Navicam’을 개발했다. 액정TV와 카메라가 조합된 Navicam은 케이블로 미국 SGI 컴퓨터에 연결되었다.
ID에 적은 계산량으로 사용이 가능한 1차원 바코드를 부착해 인식시키는 것이 Navicam의 사용 방법. 바코드에서 얻은 절대위치와 Navicam에 장착된 자이로 센서로 얻은 상대위치로 공간에 정보를 표시할 수있었으며, 공간과 특정 물체에 정보를 붙여 표현할 수 있었다. 이는 현재 상당부분 발전을 이룬 증강현실 기술의 근본이 된다.
Navicam으로 본 램브란트의 그림.
마커 기반 증강현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은 마커 기반 방식이다. 마커(marker)는 영단어 뜻 그대로 직역하면‘표시’다. 영상인식을 하도록 돕는 일종의 표식이며, 2차원 바코드와 같은 흑백 패턴이나 특정한 이미지를 타겟으로 삼아 증강현실을 구동시킨다. 이미 완성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1996년 레키모토 준이치는‘CyberCode’라는 세계 최초 비주얼 마커형 증강현실 시스템을 개발했다. 2차원 바코드를 마킹 후 CG를 그려내는 구조다. 현실에 마커만 존재한다면 카메라 인식으로 3차원 공간안에 증강현실을 간단하게 구동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1998년 소니의‘VAIO C1’에 탑재돼 기대를 모았으나 비즈니스적 용도로 구매한 소비자가 많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게 묻히긴 아까워소니 내부에서 CyberCode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많아졌다. 그 결과, 2007년 발매된 Playstation3용 소프트‘THE EYE OF JUDGMENT’로 상용화됐다. 비주얼 마커를 사용한 네트워크 대전으로 게이머들이 증강현실을 공유하는 게임이다.
올려 놓은 손이 게임 화면에 표시된다.
국내 최초 마커클라우드 기반 증강현실 솔루션‘고릴라’
앞서 증강현실의 기술 발전에 대해 알아봤다. 시작이 있으면 결과물이 있기 마련이다. 현재는 좋은 성능의 스마트폰이 보급되어 증강현실 콘텐츠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구글 플레이, 애플앱스토어에서 증강현실 앱을 다운받고 마커 이미지를 스캔하면 된다. 이번에 소개할 GorealAR(이하 고릴라 AR)이 좋은 예다.
고릴라 AR은 ㈜아이아라에서 개발한 증강현실 브라우저다. 증강현실 브라우저 기술과 마커클라우드 기술을 함께 선보인 것이 특징. 증강현실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 유저를 위해 개발됐다. 누구나 쉽게‘GorealAR’솔루션을 활용해 증강현실 컨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다. GorealAR 사이트에서 사용신청 후‘마커등록사이트’를 통해 자신이 서비스하고 싶은 마커와 그 마커에 대응하는 음원, 영상, 3D 컨텐츠를 등록하는 것.
고릴라AR 증강현실 기술의 응용 방안은 다양하다. 영화 포스터에서 홍보 영상이 튀어나오거나, 인쇄물에 실린 사진을 영상과 소리가 담긴 컨텐츠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결혼식 청첩장에 마커 이미지를 삽입하면 영상 인사를 볼 수도 있다.
마커 이미지를 찾는 고릴라AR. 천원권 지폐를 스캔하고 있다.
천원권 지폐에서 고릴라가 튀어나왔다. 고릴라를 만지면 가슴을 두드린다.
지금까지 간단하게 고릴라AR를 사용해 봤다. 이미지(등록된 정보)에 따라 고릴라AR은 다른 결과를 보여 준다. 특히 인쇄 매체에 사진이 많은 것을 감안했을 때, 높은 활용성이 기대된다. 추가로 수록되는 이미지는 증강현실과 연결된 이미지다. 고릴라AR로 이미지를 스캔하면 각기 다른 영상을 볼 수 있다.
직접 사용해 보자
구글 플레이에서 고릴라AR을 찾아 설치했다.
로고 이미지를 찾아 스캔해야 한다. PC사랑 표지는 등록되지 않아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 증강현실 이미지가 등록된 천원권 지폐를 사용해 보자.
고릴라 AR로 스캔해 보자.
Interview
김희준 팀장
조인규 팀장
먼저 아이아라에서 하는 증강현실 기술에 대해 소개하자면?
증강현실 마커가 되는 이미지의 특징점을 추출시켜 고유 데이터를 가지는 DB가 있다. 해당되는 이미지를 카메라로 스캔했을 때, 실시간으로 가져오는 특징점을 DB에 등록된 마커와 비교한다. 특징점이 마커와 매칭되면 등록한 이벤트(동영상, 이미지슬라이드, 웹페이지, 버튼 등)를 구동시킨다.
증강현실이란 기술 자체에 어떤 매력을 느끼는지?
증강현실이란 기술은 어디서든 마커 이미지와 카메라가 장착된 기기(스마트폰, 태블릿 등)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이미지로 해당 정보를 기억함으로써 특정이벤트를 발동시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현재 아이아라가 구현한 기능은 동영상과 앱 연동 버튼, 이미지슬라이드 등이며 향후 더 추가될 계획이다.). 증강현실은 최근 의료 분야에서도 수술에 사용됐다는 사례가 있다. 이처럼 증강현실은 앞으로 다 방면에서 각광받는 미래 기술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이아라의 증강현실이 이용되는 사례는?
현재 디노마드, 루도스, 크램스키, 중앙HTA 등 여러 업체가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마커이미지(포스터나 책자 등)를 고릴라AR 서버에 등록하고, 고릴라AR 앱으로 해당 이미지를 인식시켜 동영상, 이미지슬라이드, 웹페이지, 버튼 등을 구동하고 있다.
디노마드는 대학생들이 만드는 월간 디자인 잡지다. 자신의 졸업작품을 사진으로 담아, 서버에 마커로 등록해 고릴라AR 앱으로 해당 사진를 인식할 수 있다. 인식된 사진은 동영상을 구동시켜 지면에 실린 정보보다 더 강렬하게 노출시켜 이용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동종 업체들도 이와 마찬가지로 비슷하게 사용 중이다. 무엇보다 기술 특성상 마케팅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지면에 실린 이미지를 인식해서 동영상을 틀어주는 기술은 평범한 독서 그 이상의 유동적인 화면을 제공해 이용자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게 된다.
끝으로 향후 계획과 국내 증강현실 산업에 대한 전망을 한다면?
향후 계획은 국내 점유율 80% 이상이다. 추가로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과거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감상한 사람들이 톰 크루즈가 손짓으로 컴퓨터를 조작하는 장면을 신기해하던 것이 인상 깊었다. 그것이 현실이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앞으로 구글 글래스와 같은 증강현실 기반 웨어러블 컴퓨터들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글 글래스는 세계 IT 시장의 중심 구글이 개발하는 증강현실 기기다. 이런 구글의 인지도와 사람들의 증강현실에 대한 관심으로 추정해 볼 때, 증강현실 기술의 미래는 밝다. 특히 눈으로 볼 수 있는 것 하나하나에 특정 이벤트를 발동시킬 수 있다면, 보다 즐거운 미래가 될 것이다.
고릴라AR로 로고를 스캔하면 천원권과 마찬가지로 증강현실 고릴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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