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회사라면 이제 모바일과 글로벌을 논하지 않을 수 없게 됐으며, 현재 게임 시장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게임회사들의 2분기 실적은 모바일과 글로벌에 얼마만큼 집중했느냐에 따라 명암이 크게 갈렸다. 모바일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게임사가 있는 반면, 기존 게임의 성장 정체와 새로운 게임의 실패 등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친 게임사도 있다. 순위싸움도 치열했는데 넥슨이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와 엔씨소프트가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활짝 웃은 게임사
2015년 2분기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게임업체는 크게 4곳으로 꼽을 수 있다. 먼저 이번에도 모바일 게임 부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넷마블’, 모바일 게임 부분을 강화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 증가한 ‘넥슨’, 창사 이후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컴투스’, ‘뮤 오리진’으로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이뤄낸 ‘웹젠’ 등이다. 4곳 모두 모바일 분야에서 큰 수익을 낸 것이 공통점이다.
넥슨은 올 2분기에 매출 426.6억엔(한화 4,079억원, 이하 8월 19일 환율 기준), 영업이익 113.2억엔(한화 1,082억원), 당기순이익은 130.1억엔(한화 1,2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기준 등에서 국내 게임 업계 중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5.6%, 영업이익은 13.2%, 당기순이익은 217.3% 증가했다. 지난 1분기(매출 519억엔, 영업이익 222억엔, 당기순이익 185억엔)보다 실적이 낮지만, 1·3분기는 방학이나 명절 연휴 등으로 게임업계의 성수기인 반면, 2·4분기는 그렇지 않은 비수기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넥슨의 매출 대부분은 해외에서 이뤄졌다. 한국 매출은 전체 매출 중 38%인 162억엔(한화 1,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나머지 62%는 해외 매출이며 이중 37%를 중국에서 차지했다. 이 외에 일본(13%), 북미(7%), 유럽 및 기타(5%)의 매출 점유율을 보였다. 부문별 비중은 PC게임이 76%(325억엔), 모바일 게임이 24%(101억엔)를 차지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일본 외 지역 매출이 크게 증가했는데 24.7억엔(한화 236억원)에서 60.8억엔(한화 581억원)으로 146%의 증가율을 보였다.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는 올 2분기에 매출 2,438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2.3%, 영업이익은 364.3% 성장한 수치다. 지난 1분기 매출과 합치면 올 상반기에만 4,4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 하반기 18개에 달하는 신작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어 연 매출 1조원도 바라보고 있다.
넷마블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한 이유는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 등 기존 모바일 게임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했으며, 여기에 ‘레이븐’과 ‘마블 퓨처파이트’ 등 새로 선보인 게임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2분기 모바일 게임 부분 매출은 2,205억원으로 지난 1분기 1,754억원보다 4,60억원 이상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 매출인 941억원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12%를 차지하는 2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인 107억원의 2배를 넘었다.
컴투스는 올 2분기 매출 1,083억원, 영업이익 403억원, 당기순이익 3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1.9%, 영업이익은 132.9%, 122.1% 증가해 모두 부분에서 2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특히 컴투스의 분기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렇듯 컴투스의 실적이 크게 향상된 것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전체 매출 중 82%인 883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03%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시장 실적을 견인한 타이틀은 ‘서머너즈 워’로 애플 앱스토어 85개국, 구글 플레이 94개국 RPG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신작이 아닌 기존 게임으로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 게임 인기가 커진 것은 모바일 게임 전문 회사인 컴투스에 호재로 작용했다.
웹젠은 올 2분기 매출 713억, 영업이익 235억, 당기순이익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2.7% 올랐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 하는 데 성공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도 246.1% 올랐고 영업이익은 197.5%, 당기순이익은 193.2% 상승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웹젠도 모바일 게임을 통해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웹젠에서 지난 4월 28일 출시한 모바일 MMORPG ‘뮤 오리진’은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순위 1위, 중국지역 매출을 제외한 글로벌 게임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순위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뮤 오리진의 중국버전인 ‘전민기적’도 큰 인기를 끌어 뮤 오리진만으로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번 2분기는 뮤 오리진의 매출이 약 2개월간의 실적만 반영돼 3분기에는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진했던 게임사
반면 신작 게임이 부진하거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게임사는 이번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부분 제자리를 유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지만, 몇몇 업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로 돌아서는 등 위기를 맞았다. 대체로 PC 온라인 게임에 주력하거나 모바일 게임 부분 수익이 급감한 게임사들이 이런 추세를 보였다.
엔씨소프트는 올 2분기 매출 2,175억원, 영업이익 671억원, 당기순이익 57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3.4%, 당기순이익은 9.5% 증가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넷마블의 성장세에 매출 순위도 전체 3위로 한 단계 밀려났다. 그래도 2분기가 1분기에 비해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6%, 49.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62.6% 늘었다.
엔씨소프트의 주요 매출은 ‘리니지’와 ‘아이온’ 등 기존 인기 PC 온라인 게임이다. 특히 리니지는 출시한 지 15년이 지났음에도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블레이드&소울 모바일’과 ‘아이온 레기온즈’ 등 신규 모바일 게임도 출시할 예정이라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 2분기 매출 449억원, 영업이익 48억원, 당기순손실 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7%, 39.2% 하락했고 당기순이익은 법인세비용 43억원이 반영돼 적자 전환했다.
부문별로는 국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82억원이었으며, 해외 매출은 같은 기간 7% 상승한 268억원이었다. 해외에서는 중국의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하락했지만, 일본 자회사 게임온의 신작 ‘검은사막’이 선전하며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현상유지를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편, 게임온에서 검은사막, ‘아키에이지’, ‘테라’의 여름 업데이트 및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 3분기에도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게임빌은 올 2분기 매출 373억원, 영업이익 2.4억원, 당기순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3% 감소했다. 반면, 관계 기업 투자 이익 확대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9%상승했다.
게임빌은 2분기에 ‘드래곤 블레이즈’, ‘던전링크’, ‘MLB 퍼펙트 이닝’ 등 게임 3개를 글로벌 출시했지만, 해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됐다. 게임빌은 2015년 2분기에 영업비용으로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371억원을 지출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7.8% 증가한 것이다. 대신 해외 매출 236억원을 올려 처음으로 해외 분기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의 올 2분기 실적은 매출 1256억원, 영업손실 82억원, 당기순이익은 24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적자폭이 9억원 늘었으며 당기순이익은 13% 늘었다.
부문별로는 PC온라인 게임이 전체 매출 중 52%, 모바일 게임은 48%를 차지했다. PC 온라인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한 469억원 정도였다.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 영향과 기존 PC 온라인 게임 매출 감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435억원이었다.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라인 디즈니 쯔무쯔무’와 ‘라인 팝2’의 매출은 늘었지만, ‘우파루사가’, ‘드리프트걸즈’ 등 일부 게임 매출이 부진했다. 지역별로는 국내 매출이 512억원으로 전체 중 57%, 해외 매출이 391억원으로 4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