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고르는데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가장 많이 따지는 것은 당연히 가성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요소를 무시하고 구매 목록에 넣는 제품이 있다면 당연히 휴대성과 성능을 중시한 제품이다.
그동안 프리미엄 노트북은 성능 또는 휴대성을 강조해왔다. 고성능 노트북으로는 휴대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에일리언웨어’같은 게이밍 노트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업체나 소비자들은 고성능 노트북보다 가벼운 휴대성을 더 관심을 뒀다. 이에 인텔은 2011년 ‘울트라북’이라는 새로운 노트북 플랫폼을 제시하기에 이른다. 울트라북의 조건은 21mm(14인치 기준)의 얇은 두께로 ‘휴대성’과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성능’, 최소 배터리 수명 5시간 이상의 ‘사용성’을 두루 갖춰야 한다.
다양한 업체들이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매년 노력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 중에선 단연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니, 이젠 두 업체 모두 울트라북의 기준을 뛰어넘는 1kg 미만의 최경량 노트북을 만드는 데 주력 중이다.
그런데 몇 년 사이 두 업체의 발걸음은 상당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2016년에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최신형 노트북을 선보였는데 LG전자는 1kg 미만 무게에 화면 크기를 늘리는 데에 힘을 쏟았고 삼성전자는 기존 크기를 고수하는 대신 경량화와 최적화에 전력했다. 그 결과 LG는 980g에 15.6인치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고 삼성은 13.3인치를 840g까지 다이어트했다.
그럼 두 회사의 2016년 최신형 프리미엄 노트북인 ‘LG PC그램 15’와 ‘삼성 노트북 9’을 제대로 파헤쳐볼까 한다. 이 중에서도 다양한 제품이 있어 비슷한 가격대와 제원을 갖춘 ‘LG PC 그램 15ZD960-GX50K’ 모델과 ‘삼성 노트북 9 NT900X3L-K58S’를 비교해 보겠다.
1. 외관
LG PC 그램 15ZD960-GX50K
LG전자는 2014년 1kg이 안 되는 노트북을 출시하면서 ‘그램’이라는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다. 2014년 그램은 13.3인치였지만, 2015년에는 14인치, 2016년에는 15.6인치까지 화면이 커졌다. 하지만 무게는 여전히 980g을 유지했다.
그램의 디자인은 2~3년 동안 굳어지면서 노트북에 대해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외관만 봐도 ‘아, 저거 그램이구나’할 정도로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 이번 그램 15으로 오면서 색상은 ‘스노우화이트’와 ‘뉴골드’, ‘티탄블랙’ 등 3가지로 늘어났다.
그램 15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편의성을 빼놓을 수 없다. 16.8mm의 얇은 두께에도 표준 HDMI 포트를 탑재했으며, USB 3.0과 2.0은 물론 최신 규격인 USB 타입C까지 채택했다. 유선 랜 단자를 사용하려면 별도로 제공되는 젠더를 USB 타입C 포트에 장착하면 된다.
특히 15.6인치 노트북 중 풀사이즈 키보드를 장착하고도 1kg이 안 되는 제품은 현재까지 그램 15가 유일무이하다.
삼성 노트북 9 NT900X3L-K58S
삼성의 노트북 브랜드는 몇 년 사이 몇 번 변경됐다. 과거 삼성 노트북 브랜드는 ‘시리즈’였지만, 최근 몇 년간 ‘아티브북’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그러다가 다시 이름을 바꿔 ‘노트북’으로 명명됐다. 현재는 ‘노트북 5’, ‘노트북 9’ 이런 식으로 부른다.
노트북9에서도 13~15인치의 다양한 크기가 출시되고 있다. 15.6인치 모델은 무게가 1.29kg으로 그램 15보다 무겁고, 13.3인치 모델의 무게는 840g으로 그램 13보다 가볍다.
노트북9에서 NT900X3L-K58 모델은 13.3인치, NT900X5L-K58 모델은 15.6인치를 뜻한다. 끝에 S가 붙어있는 비교 모델인 NT900X3L-K58S는 SSD 용량이 128GB보다 큰 256GB가 장착된 것이 다르다.
노트북 9의 외관은 기존 시리즈 9과 큰 차이가 없다. 내부 성능은 변했지만, 외관 자체는 몇 년째 유지하고 있어 특별한 점은 없다. 다만 과거 디자인을 계속 그대로 사용해 불편한 점이 몇몇 보인다.
먼저 얇은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 마이크로 HDMI 단자는 물론 유선 랜 단자도 별도 젠더를 이용해야 한다. USB 단자도 좌우 하나씩 2개만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흔히 USB 3.0 포트에 사용되는 파란색 대신 검은색을 채택했는데 튀는 색을 배제한 듯하다.
2. 제원
3. 배터리
그램 15와 노트북 9 배터리 시간을 측정했다. 두 가지로 나눠 설정했는데, 우선 완충 후 절전 모드로 변경 후 계산되는 남은 시간을 캡처했다.
완충 후 약간 시간이 지난 상태며, 남은 시간은 9~10시간 정도로 측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UHD 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전원이 꺼진 시간을 측정했다. 상세 옵션은 전원 옵션 균형 조절 설정이며, 디스플레이 끄기와 컴퓨터를 절전 모드로 설정은 ‘해당 없음’으로 변경했다. 노트북 밝기는 두 제품 다 최대며, 소리도 최대 음량으로 설정했다. 인터넷 연결도 하지 않은 상태다.
UHD 영상 재생(밝기, 음량 최대)은 그램 15는 1시간 37분, 노트북 9는 1시간 39분을 구동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됐다.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단, 그램 15의 화면은 15.6형으로 노트북 9의 13.3형보다 더 크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보통 화면이 커질수록 소비전력이 높은데, 그램 15는 노트북 9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4. 성능
성능은 두 제품 다 i5-6200U, DDR3 8GB 메모리를 탑재했다. 256GB SSD를 사용한 것도 같으며 이렇게 놓고 보면 크게 차이가 날 사양은 아니다. 간단하게 확인해 보면 다음과 같다.
5. 생산성
휴대성과 생산성은 양립할 수 없는 관계나 다름없다. 아니, 이는 큰 화면과 가벼운 무게가 공존할 수 없었을 때나 있었던 말이다. 그렇다면 그램 15와 노트북 9는 어떨까? 두 노트북으로 간단한 엑셀 작업을 해봤다.
6. 가격
가격은 그램 15이 약 120만원, 노트북 9는 약 146만원 선이다. 그램 15에 운영체제가 포함돼 있지 않아 운영체제 가격(윈도우 10 홈 처음사용자용: 약 17만원)을 포함한 가격을 고려해도 노트북 9보다 약 9만원 정도 더 저렴하다.
애초에 처음 기획부터 비슷한 가격과 제원을 갖춘 두 제품을 비교했던 것이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
7. 총평
이제 두 제품에 대한 정리를 해볼까 한다. 두 제품 모두 비슷한 성능에 휴대성도 뛰어나지만, 세밀하게 따져보면 장단점이 보인다.
노트북 9은 13.3형 화면이지만 듀얼 채널 구성으로 그램 15보다 게임 성능에서 우위를 보였다. 840g의 가벼운 무게도 강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살짝 부실한 외부 단자는 아쉬운 부분이다.
반면, 그램 15는 1kg 미만의 휴대성과 15.6형 화면에 풀 배열 키보드로 뛰어난 생산성까지 잡은 제품이다. 이는 아직 어느 업체도 해내지 못한 것이다. 비록 성능은 노트북 9이 조금 좋다고 해도 두 제품 중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게임 플레이가 주요 목적은 아닐 것이다.
즉, 노트북 9은 기존 13.3인치 노트북의 휴대성을 더욱 향상시킨 제품이며, 그램 15는 휴대성과 생산성을 모두 만족시킨 신개념 15.6인치 노트북이라 봐야 할 것이다. 노트북 9이 더 가벼워 휴대하기 편하지만, 문서 작업 등 생산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램 15가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왜 그램 15인치랑 비굘하지... 그램 13인치랑 삼성꺼랑 비교해야 개처발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