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에는 하루에 약 60만 개의 동영상이 올라온다. 1분 동안 올라오는 동영상만 해도 약 10시간 분량, 전세계의 네티즌들이 1분당 2시간짜리 영화 5편을 만들어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 유투브는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18개 나라 이용자들을 위해 자국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 유투브가 지난 1월 23일‘(가칭)유튜브 코리아’(kr.youtube.com)를 오픈하고 마침내 한국에도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어느 나라 못지 않게 UCC 열기가 뜨거운 한국에 자국어 사이트를 운영하겠다는 발표는 오히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 구글도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자회사인 유투브가 모를 리 없을 터, 이번에는 그들만의 특별한 전략을 준비했을게 분명하다.
한국은 동영상 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시장 지난 1월 23일 서울에서 열린‘유투브코리아 오픈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알시왈라 총책임자는 유투브가 한국에 사이트를 오픈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한국의 네티즌들은 동영상 UCC 문화를 아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즐기고 있다. 그런 이용자들의 창의성을 돋우기 위한 플랫폼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고, 또“한국은 IT의 기초가 탄탄하고 다른 산업과도 연결이 잘 되어 있다. 거기에 초고속 인터넷까지 잘 갖춰져 있어 웹 2.0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세계 시장에 견줘 볼 때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먹거리나 문화 등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만한 컨텐츠들이 많아 글로벌 UCC 업체 입장에서는 호감을 가질 만한 나라다. 유튜브 내부에서도 이런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한국 시장 진출에 별다른 망설임이 없었다고 한다. 외국의 유명 서비스를 우리 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좋지만 사이트가 단순히 영문에서 한글로 바뀌는 것만으로는 이미 외국 사이트에 가입해서 유투브를 즐기고 있는 국내 이용자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에 따른 유투브의 핵심 전략은 사이트를 최대한 현지화하는 것이다. 유투브코리아는 노출 빈도가 가장 높은 즐겨찾기 동영상과 추천 동영상 코너의 영상을 모두 한국 컨텐츠로 구성했고, 화면 배치나 이용자 인터페이스도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했다. 이제 한국의 네티즌들은 국내 이용자들이 만들어 올린 동영상은 물론 종전처럼 전세계에서 시시각각으로 올라오는 수천 만개의 동영상까지 쉽고 빠르게 검색해 즐길 수 있다. 유투브는 완벽한 현지화를 위해 국내 동영상 업체인 엠군미디어, SM 온라인, CJ 미디어, 중앙방송, DDH, TU 미디어, 캐스트넷, JYP, 아이토닉 등 9개 회사와 컨텐츠 제휴를 맺었다. 파트너사의 동영상은 유투브 한글 사이트에서 검색이 되게끔 했다. 알시왈라 총책임자는“아직 조율중인 부분이 많아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컨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여러 업체들과 지속적으로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동영상의 최대 적은 저작권 유투브는 구글에 인수되자마자 미국에서 잇단 저작권 소송에 휘말렸다. 컨텐츠 저작권자와 겪는 저작권 침해문제는 국내 동영상 UCC 업체들도 안고 있는 숙제다. 유튜브도 이 같은 사항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알시왈라 총책임자는“저작권 문제를 해결하려고 우리가 들여온 것이 비디오 아이디 검증 기술이다. 유투브에 올린 컨텐츠에 대해 비디오 아이디를 신고하면 저작자가 만든 동영상을 쓰이는 곳을 모니터 해준다. 그 정보는 본인에게 알려주고, 지우거나 돈을 받거나 하는 이후의 조치는 저작자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저작권 침해가 있을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최대한 한국의 법을 따르면서도 이용자들이 저작권 걱정 없이 업로드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고 부단히 노력중이다”라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유투브는 서비스 약관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는 어떤 컨텐츠나 올릴 수 있게 하고, 이용자들의 사생활도 최대한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그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이 국내 UCC 업체와 경쟁이다. 우리나라 UCC의 활성화만 놓고 본다면 유투브의 한국 진출은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미 판도라 TV나 다음의 TV 팟 같은 사이트들이 입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단순 현지화 전략만으로는 조금 부족한 감이 느껴진다고 하자 그는 자료의 양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대규모의 비디오 라이브러리를 갖고 있는 유투브는 국내 사이트들과는 확연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유투브가 뛰어나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미 유투브를 통해 글로벌 동영상을 감상하고 파일을 업로드 하고 있는 국내 이용자들을 사로잡기에는 자료가 많은 쪽이 조금 더 낫지 않을까 한다는 말이다. “업체들과 경쟁구도를 생각한 적은 없다. 한국 내에서 다른 업체와 치를 경쟁이나 시장 점유율 같은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이용자의 시간이다. 이용자가 하루 24시간 중 일부만이라도 유투브를 이용하고, 재미있게 즐기고 체험한 뒤에 유투브에서 뭔가 얻어갈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창 캐논 변주곡을 기타로 멋지게 연주한 임정현씨의 동영상 조회수는 약 3천600만 건, 길 한가운데서 프리 허그 운동을 펼쳤던 신진우씨의 조회수는 약 170만 건이다. 이들은 유투브라는 다리를 통해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유투브코리아가 활성화 된다면 전체적으로 국내 UCC 시장이 성장하는 데도 크게 기여를 할 것이다.알시왈라 총책임자는“한국 시장 전략을 상품을 한국 시장에 맞게 준비시키고, 유저기반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이용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내용과 기능들을 갖춰 나가야만 계속 이야기했던 진정한 현지화 사이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국에서 어떤 방법으로 수익을 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단 현지 상황에 맞게 커뮤니티를 구축한 다음 유료화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아마 이미 한국에 진출해 있는 모회사 구글과 협력해 더 나은 컨텐츠와 효율적인 광고를 하게 될 것이라고만 귀뜸한다. 그는“지금은 수익모델보 다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때”라며“해외 UCC를 한국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UCC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유투브코리아 오픈이 동영상을 매개로 전세계와 소통하고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창(窓)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