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이철호 기자] 2020년은 IT·PC 시장에 있어 중대한 시기가 될 것이다. 시장의 중심이 데스크톱 중심에서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포터블 디바이스 중심으로 완전히 옮겨가는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 Z세대가 IT 기기 소비의 중심이 될 것이다.
또한, 5세대 이동통신(5G)이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10기가 인터넷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이를 활용한 서비스와 IT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2020년에는 어떠한 디바이스가 IT·PC 시장에서 새로운 히트 상품으로 등극할까? 시장을 주도할 트렌드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20년 IT·PC 시장을 이끌어갈 주요 트렌드 여덟 가지를 살펴보자.
2020년, 스마트오피스 시대가 시작된다
개인용 컴퓨터, PC의 도입은 사무실에 커다란 혁명을 몰고 왔다. 2020년에는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바로 ‘스마트오피스’다.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제도를 혁신해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업무 방식을 도입할 환경을 조성하는 스마트오피스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IT·PC 시장의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이다.
스마트오피스 시대에서는 업무의 중심이 데스크톱에서 노트북으로 옮겨갈 것이다. 이에 따라 사무실은 물론 집에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노트북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다. 사무 환경에 적합한 저소음 키보드, 버티컬 마우스는 물론 노트북,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모니터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사무실에서 거추장스러운 선이 사라지고, 무선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공유기나 무선AP, 스위치 허브 등 네트워크 장비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인 업무 공간 배치를 위한 스마트 오피스 책상, 스마트 오피스 체어도 인기를 누릴 것이다.
스마트한 회의를 위한 솔루션도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터치로 보다 다채로운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한 전자칠판, 화상회의를 위한 컨퍼런스 카메라와 웹캠, 외부에서도 대화면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소형 프로젝터 등이 그것이다.
노트북도, TV도…디스플레이, 점점 커진다
세계는 텍스트와 이미지의 세계에서 동영상의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 이 흐름은 2020년에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8K 방송이 확대되는 한편,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등 OTT 서비스가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출시 첫날 가입차 1천만명을 돌파한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 진출하면 이 흐름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더 몰입감 있게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대화면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TV가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8K TV 시장에서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8K 방송을 시작한 일본과 가성비로 승부하는 중국 업체도 8K TV를 출시하면서 8K TV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PC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먼저 15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채택한 대화면 노트북을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화면 노트북은 동영상 시청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작업 공간이 넓어져 멀티태스킹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가 17인치 초경량 노트북에 힘을 쏟는가 하면, 애플도 16인치 맥북 프로를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모니터도 대화면 제품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인치에서 27인치로, 27인치에서 32인치 이상으로, 더 큰 화면으로 게임, 동영상을 즐기려는 유저가 늘 것이다. 이에 발맞춰 해상도도 FHD에서 QHD, 4K 등의 고해상도 중심으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듀얼 모니터를 대체할 수 있는 와이드 모니터도 더 많은 이들이 쓰게 될 것이다.
5G 대중화에 10기가 인터넷까지…더 빨라지는 네트워크
2019년 대한민국에서 처음 상용화가 시작된 5G는 가입자 400만명을 넘어 500만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0년에는 5G의 빠른 스피드를 누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에는 기존의 3.5GHz 대역보다 속도가 더 빠른 28GHz 대역이 상용화되어 5G의 초고속, 초지연성을 활용한 서비스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또한, 현재 출시된 5G 스마트폰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지닌 중급형 5G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될 것으로 관측된다. 퀄컴이 플래그십 AP보다 저렴하면서 5G를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765/765G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를 탑재한 중저가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한편, 5G 알뜰폰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더 저렴한 가격에 5G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에는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2020년부터 전 국민 누구나 전국 어디서든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 보편적 역무 제공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인터넷보다 더 빠른 속도를 지원하는 기가 인터넷, 10기가 인터넷 역시 서비스 지역이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유선은 물론 무선에서도 빠른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공유기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다. 특히 기가 와이파이 공유기 이상에서도 AC1200 이상의 고성능 공유기가 더 많이 출시될 전망이며, 와이파이 6를 지원하는 802.11ax 공유기도 많아질 것이다. 한편, 노트북에서도 기가 와이파이나 와이파이 6 지원 여부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디바이스 시대가 활짝 열린다
2019년은 갤럭시 폴드를 중심으로 폴더블 디바이스가 첫 발을 내딛은 해였다. 내년에는 폴더블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에 6백만개에 달하는 폴더블폰을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갤럭시 폴드의 차기작이 100만원선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폴더블폰이 접히는 방식을 두고도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폴드나 화웨이 메이트X 등은 세로로 접힌다. 이와 달리 내년에는 모토로라 레이저를 필두로 가로로 접히는 클램셸 타입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 샤오미나 LG전자 등은 두 번 접는 폴더블폰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노트북에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레노버가 2020년에 출시할 예정인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더블’은 안으로 접을 수 있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면을 펼치면 13.3인치 초대형 윈도우 태블릿으로, 접으면 9.6인치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폴더블에 대항할 듀얼 스크린 폼팩터 제품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V50, V50S 등의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도 듀얼 스크린 시장에 뛰어들면서 선택지가 늘어난 상황이다. ASUS 젠북 듀오처럼 듀얼 스크린을 채택한 노트북도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 이어폰에서 스마트워치까지…더 뜨거워지는 웨어러블 시장
내년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더 확대될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2021년에는 55% 성장한 629억 8,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 돈으로 무려 73조 6,8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다.
그 중심에는 무선 이어폰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 세계 무선 이어폰 시장이 2020년 들어 전년보다 90%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애플, 삼성전자, 샤오미, QCY 등의 기존 브랜드는 물론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LG전자 등도 시장에 참가하면서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도 앞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분야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에 일가견이 있던 핏비트를 구글이 21억 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한 것이다. 구글이 핏비트를 통해 다양한 AI 관련 기능을 탑재한 웨어러블 제품을 출시하면 애플, 삼성전자 등의 기존 업체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2020년에 공개될 전망이다. 애플은 2020년에 AR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안경 ‘애플 글래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퀄컴은 스냅드래곤 XR2 5G 플랫폼을 적용한 스마트안경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의류, 신발 등에 IT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의류, 스마트신발도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1인 가구에 적합한 가전제품 전성시대
2020년에는 밀레니얼 세대, Z세대의 혼라이프와 더불어 싱글족이 늘면서 1인 소비가 중요한 트렌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원롬이나 오피스텔, 공유주택 등에 거주하는 1인 가구를 위한 IT 제품과 가전제품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는 소형 가전이 있다. 1인 가구가 거주하는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크기가 작아야 한다. 일부 업체는 이를 일찍 포착해 소형 냉장고, 소형 전기밥솥, 소형 공기청정기 등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2020년은 더 많은 브랜드에서 소형 가전제품이 출시돼 1인 가구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형가전 시장은 가성비를 무기로 한 저가형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기청정기, 가습기, 에어프라이어, 선풍기 등에서 수많은 저가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발뮤다 토스터기, 스메그 전기포트처럼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제품의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스스로 집을 돌봐주는 스마트 가전도 1인 가구 시대를 맞아 인기를 끌 것으로 관측된다. 직장인의 집안일을 돌봐주는 로봇청소기, 24시간 집을 감시해주는 IP카메라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소형가전에도 AI 플랫폼이 적용돼 바깥에서 간편하게 기기를 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험소비’의 시대…확장되는 렌탈 시장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 이전에는 제품을 소비하는 데 있어 물건을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제품을 이것저것 체험하고 경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커졌다. 제품을 구매하는 시대에서 렌탈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국내에서 렌탈 시장이 커지는 이유다. 2020년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전통적인 렌탈 업체뿐만 아니라 제조사도 직접 렌탈 서비스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케어솔루션’을 통해 정수기, 식기세척기, 수제맥주 제조기 등에 대한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PC에도 렌탈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렌탈의 렌탈 서비스 ‘묘미’는 맥북 프로를 비롯한 노트북은 물론 커세어 게이밍 기어, ASUS 게이밍 모니터 등을 렌탈 판매하고 있다. 용산의 PC 주변기기 업체들도 렌탈 서비스를 시작하는 분위기다. 제이웍스는 ASUS, ROCCAT 게이밍 기어와 Creative 사운드카드 등의 렌탈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런 렌탈 서비스에서는 얼마나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는가와 더불어 상품 배송, 사후관리 등 서비스가 얼마나 훌륭한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노트북, 게이밍 기어 등 PC 렌탈 서비스가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다만, 서비스 관리가 어려워 섣불리 렌탈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는 업체들이 많다”고 전했다.
2020년을 뒤흔들 게임 이슈는?
그동안 PC 시장을 이끌었던 게이밍 기어는 올해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웬만한 게이머들 모두가 게이밍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을 갖고 있는데다가 배틀그라운드 이후로 새로운 게이밍 기어를 장만하게 될 정도로 인기를 끈 신작 게임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럼에도 게이밍 기어가 아직 PC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은 분명하다.
우선 블리자드가 11월 블리즈컨에서 공개한 ‘디아블로 4’와 ‘오버워치 2’가 언제 출시될지가 관심사다. 오랜만에 정신 차린 모습을 보여준 블리자드가 신작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라이엇 게임즈가 10년 만에 출시하는 신작 ‘레전드 오브 룬테라’와 펄어비스의 ‘섀도우 아레나’, ‘붉은사막’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2020년에는 신작 콘솔 게임기 간의 경쟁이 아주 치열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니PC를 닮은 본체와 신형 패드로 구성된 ‘엑스박스 시리즈 X’를 공개했으며, 2020년 2월에는 소니의 새로운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5’가 공개될 예정이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사이버펑크: 2077’ 등의 신작 콘솔 게임도 화제다.
5G 상용화와 인터넷 속도 향상에 맞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미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가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구글 스타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클라우드 등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게임의 범용성과 접근성이 나아지면서 게이밍 기어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