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반품 막기 위한 스티커, 소비자 권리 침해로 이어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반품불가 스티커가 아무 이유 없이 부착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본디 소비자의 잘못으로 물건이 파손되거나 가치가 뚜렷하게 떨어진 경우가 아니면 물건을 받은 날로부터 일주일 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그러나 구매한지 1∼2일 만에 제품을 단순 반품하는 악용 사례가 많다 보니 이를 막기 위해 스티커를 붙이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스티커가 소비자의 권리를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제품에 환불/교환할 사유가 될만한 부분을 찾아내려면 포장을 개봉하고 제품을 살펴봐야 하는데, 막상 제품 포장을 개봉하면 실제로 문제가 있는 제품도 스티커를 훼손해서 환불하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실제 스티커 훼손을 이유로 업체가 제품 교환을 거부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에 따르면, 재화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에는 청약 철회 예외 사유에서 제외된다"며 "청약 철회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고지한 행위는 거짓된 사실을 알려 소비자들의 청약 철회 등을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소비자 권리 증대" 환영 속 '폭탄돌리기' 우려도
소비자들은 대체로 좋은 소식이라는 반응이 많다. 네티즌 B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제품을 반품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라면서 "이번 결정으로 소비자의 권리를 우선시하는 기조가 확실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무분별한 단순 반품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 재포장비 때문에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품된 물건을 새 제품으로 둔갑해 재판매하는 '폭탄돌리기'가 심해질 것이라는 염려도 있다. 실제로 일부 PC 주변기기 유통사들이 반품된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등을 보내는 대신 새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에게 판매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 C는 "소비자의 권리가 증대되는 것은 좋은 일이나, 반품된 제품을 새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한편으론, 단순 반품된 것일 뿐이고 실사용에는 아무 문제 없는 제품을 처리할 수 있는 리퍼비시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