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PC사랑=남지율 기자] SIE가 출시한 거치형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5(이하 PS5)’가 출시 1주년을 앞두고 있다. PS5는 초고속 SSD 탑재로 로딩을 거의 체감할 수 없다는 점과 ‘햅틱 피드백’, ‘적응형 트리거’가 적용된 신형 게임패드로 호평받은 바 있으며, 현재는 ‘리터널’, ‘라쳇 &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고스트 오브 쓰시마: 디렉터스 컷’ 등 강력한 독점 타이틀로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PS5는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S/X’ 대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확장 스토리지에서 PS5 전용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PS5의 내장 스토리지는 가용 용량이 약 660GB에 불과해 대용량 게임 설치 시 제약이 컸다.
그러나 스토리지의 제약은 곧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SIE가 공개한 PS5 베타 펌웨어를 설치하면, PS5 본체에 내장된 M.2 슬롯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IE가 요구하는 PS5용 SSD의 조건은?
아무 M.2 SSD나 PS5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IE가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PCIe 4.0 NVMe 인터페이스에 용량은 250GB~4TB, 연속 읽기 속도는 5500MB/s 이상의 SSD를 PS5용으로 추천한다고 한다. 또한, ‘연속 읽기 속도가 5500MB/s급이라 하더라도 모든 게임이 PS5 내장 SSD와 같은 속도로 로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언급도 있기에 조금이라도 빠른 로딩을 원한다면 연속 읽기 속도가 높은 제품이 유리할 것이다.
이외에도 SSD용 히트싱크가 필요하다. PCIe 4.0 NVMe 자체가 발열이 심한 편이고 내부 공간이 좁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히트싱크도 SIE가 제시한 규격을 충족해야 한다. SIE는 히트싱크 내장 SSD 기준 가로 길이가 30~110mm, 세로 길이는 25mm, 두께는 SSD를 포함해 11.25mm 이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PS5 수석 설계자가 언급한 M.2 SSD
WD BLACK SN850 히트싱크 M.2 NVMe
제원
브랜드: Western Digital
제품명: WD BLACK SN850 히트싱크 M.2 NVMe
용량: 500GB/1TB/2TB
크기: 80x23.4x8.8mm
무게: 24g
작동 온도: 0~70도
인터페이스: PCIe Gen4 M.2 2280 NVMe 1.4
최대 읽기 성능: 7000MB/s
최대 쓰기 성능: 4100MB/s(500GB)/5300MB/s(1TB)/5100MB/s(2TB)
TBW: 300(500GB)/600(1TB)/1,200(2TB)
부가 기능: RGB LED
제한적 보증 기간: 5년
‘WD BLACK SN850 히트싱크 M.2 NVMe(이하 SN850 히트싱크)’를 소개하기 전에 ‘마크 서니’라는 인물에 대해 언급해볼까 한다. 마크 서니는 17살 때 ‘아타리’에 입사할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지닌 게임 개발자다. 하드웨어 설계 능력도 갖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 ‘플레이스테이션 4’, 그리고 PS5의 수석 설계자로 활약했다.
PS5의 공식 이벤트인 ‘The Road to PS5’에서도 마크 서니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담당한 바 있다.
PS5 설계의 핵심 인물 마크 서니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언급한 SSD가 있는데, 바로 SN850 히트싱크다.
SN850 히트싱크는 패키지만 살펴봐도 하이엔드 SSD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제품이다. PCIe 4.0 NVMe 인터페이스를 지닌 것은 물론 연속 읽기 속도가 최대 7000MB/s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서 사용된 모델은 1TB 제품이며, 필요에 따라 500GB, 2TB 모델도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히트싱크가 없는 모델도 출시됐는데, PS5에서 할 예정이라면 히트싱크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SN850 히트싱크는 ‘Western Digital(웨스턴 디지털)’의 게이밍 브랜드 ‘WD BLACK’에 속하는 만큼 히트싱크 디자인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컨테이너 상자를 보는 것 같은 강렬한 디자인에 WD BLACK 로고가 각인됐다.
두께는 8.8mm에 달하는데, 아이폰 11 프로를 옆에 두고 비교해보니 이를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효율적인 발열 제어를 위해 충분한 두께를 지녔으면서 PS5에 사용해도 문제없는 11.25mm 이하의 두께다.
히트싱크를 측면에서 살펴보니 발열을 더욱 효율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타공이 적용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게이밍’하면 RGB LED가 빠질 수 없는데, SN850 히트싱크에도 RGB LED가 탑재됐다. 참고로 일반 NVMe SSD에 RGB LED 히트싱크를 구매해도 SSD에 RGB LED를 추가할 수 있지만, ARGB 케이블을 추가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선 정리가 복잡해진다.
반면, SN850 히트싱크는 ARGB 케이블 없이 M.2 슬롯에 장착하기만 하면 RGB LED가 점등된다.
RGB LED는 ‘WD Black Dashboard’를 통해 제어할 수 있다. 게이밍 기어처럼 전용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조명 효과를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중요한 점은 WD Black 제품이 아닌 타사의 RGB LED 제품과도 동기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ASUS ROG, Razer, MSI 등의 주요 게이밍 브랜드와 RGB 연동도 지원된다.
PS5는 물론 PC에서 사용할 하이엔드 게이밍 SSD로도 SN850 히트싱크가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9월 3일 오픈마켓 최저가 기준 296,300원(1TB)이다.
성능은 어떨까?
SN850 히트싱크가 PS5에 적합한 크기, 속도, 용량을 지닌 제품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PS5 수석 설계자가 언급한 제품인 만큼 PS5와 좋은 궁합을 보일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SN850 히트싱크를 PS5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SIEK측에 베타 펌웨어를 요청했으나,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일부 지역에서만 베타 펌웨어 제공이 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따라서 안타깝게도 이번 기사에서 실제 PS5에서의 테스트를 진행할 수 없었고 대신 SN850 히트싱크를 PS5에 장착하는 과정과 PC에서의 성능 테스트를 진행할까 한다.
PS5에 SSD를 추가하는 과정은 PC와 유사하다. PS5를 ‘대기 모드’가 아닌 ‘전원 끄기’로 완전히 종료하고 AC 케이블을 분리한 후 PS5의 상판(PS로고 없는 쪽)을 뜯어야 한다. 상판은 공구 없이 맨손으로 쉽게 뜯을 수 있었다.
상판이 분리됐다면, 드라이버로 확장 슬롯 커버를 열고 SN850 히트싱크를 장착하면 된다. 장착이 완료되면 확장 슬롯 커버를 다시 닫아줘야 하는데, 히트싱크가 장착된 모델임에도 간섭없이 장착할 수 있었다. 참고로 해외 스토리지 전문 웹진 ‘NAS Compares’의 테스트에 따르면 PCIe 4.0 NVMe SSD 19개 중 SN850 히트싱크를 포함한 4개만이 별도의 히트싱크 구매 또는 히트싱크 교체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PC에서는 어떨까? SSD를 설치한 뒤 CrystalDiskInfo를 실행해보니 PCIe 4.0 x4, NVMe 1.4 인터페이스 기반으로 S.M.A.R.T와 TRIM, VolatileWriteCache를 지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rystalDiskMark로 속도를 측정했는데, SN850 히트싱크의 연속 읽기 속도는 6967MB/s, 연속 쓰기 속도는 5211MB/s로 확인됐다. AS SSD 테스트에서는 읽기 점수 3,400점, 쓰기 점수 3,522점, 종합 점수는 8,633점을 기록했다.
스펙상 기재된 성능과 큰 차이가 없으며, PS5에서 사용하기에도 충분한 성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