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인터넷엔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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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인터넷엔 무슨 일이 있었나?
  • PC사랑
  • 승인 2006.12.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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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블로거들이 직접 적어 올리는 글을 기사화하는 ‘블로거 기자단’(//news.media.daum.net/blognews/)을 운영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이버 역시 첫 화면에 ‘요즘 뜨는 이야기’를 비롯해 주요 섹션을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지식인, 붐 등에서 가져온 UCC 알맹이로 채우고 있다. 이용자들이 만드는 알맹이가 재미만 주는 단순함에서 벗어나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는 미디어로 확장된 것이다.

다음의 ‘블로거 기자단’은 UCC를 이용한 언론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UCC의 종류도 글과 그림, 소리, 동영상의 네 가지 기본적인 형식에 지도를 비롯한 새로운 형식이 추가되고 있다. 네이버의 포스트맵(//maps.naver.com/postmap/)이나 싸이월드의 이야기 지도(map.cyworld.nate.com) 등은 지도 위에 이용자들이 이야기를 담고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서비스다. UCC 열기에 힘입어 이런 새로운 서비스들이 주목받고 있다. 윙버스(www.wingbus.com)와 월드시티 같은 사이트도 지도 위에 여행 정보와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정보와 추억을 함께 공유하는 서비스로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네이버의 포스트맵이나 싸이월드의 ‘이야기 지도’는 UCC의 형식을 지도로 확장시켰다.



이용자가 주제에 맞는 사진을 모으는 다음의 파이(pie.daum.net), 그림을 그려서 공유하는 네이버 툰(toon.naver.com), 유행 정보를 모으는 네이버 붐(boom.naver.com)과 같은 서비스를 비롯해 서평, 북마크, 뉴스, 위젯 등의 여러 형식을 공유하는 서비스를 보면 기존의 형식이 이용자 참여로 재포장되거나 새로운 형식으로 참여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브라우저 개발 경쟁과 웹접근성에 대한 인식 확산

UCC 경쟁의 시작과 함께 2006년 인터넷 분야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또 다른 분야는 브라우저 시장이다. 불여우(Firefox)의 급성장으로 인해 웹브라우저 독점 위치가 흔들리게 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5년에 다시 IE(Internet Explorer) 개발팀을 꾸려 몇 년 만에 IE7 개발을 시작했고, 마침내 2006년 11월에 완성작을 발표했다. 불여우를 개발하는 모질라 진영 역시 IE7에 앞서 불여우 2.0을 발표하며 브라우저 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미지 13~14> 올해는 불여우(Firefox) 2.0과 IE7의 개발 경쟁이 치열했던 해였다.
브라우저 논쟁이 전개되면서 함께 떠오른 주제는 웹표준과 웹접근성 문제다. IE만 접속할 수 있도록 개발된 국내 사이트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한국의 웹사이트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고, 매킨토시나 리눅스 이용자들도 인터넷뱅킹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야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한 한국 행정기관의 웹 접근성이 영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정부의 정보화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고, 고려대학교 김기창 교수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김기창 교수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금융결제원과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제공하는 공인 인증서가 익스플로러에만 최적화되어 있어서 다른 웹 브라우저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기 때문에 정부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브라우저 논쟁은 소수 이용자를 위한 관심으로 이어져 장애인이나 노약자, 경제적 빈곤층의 웹 접근성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확대되었다. 또 KS완성형 코드 중심의 국내 홈페이지를 UTF 코드 기반으로 바꿔가야 한다는 인식도 퍼져나갔고, 사이트의 브라우저 호환성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불여우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던 네이버, 싸이월드 등의 많은 사이트도 빛을 보게 되는 방향으로 변화하며 브라우저 호환성이 점차 높아졌다.

인수합병 열풍과 네띠앙의 몰락

산업적인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웹 2.0의 열풍을 타고 기업의 인수합병이 활발해진 점이다. 1월 18일에 오마이뉴스가 국내 최초 메타사이트인 블로그코리아를 인수하면서 블로거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3월 7일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온네트가 전문 블로그사이트 이글루스에 대한 조건부 영업양수도 계약을 맺어 블로거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또한 신생 검색 기업으로 출발한 첫눈이 6월 29일에 350억 원에 NHN에 인수되고, 10월 19일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총 820억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엠파스와 코난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등 대규모 인수 합병이 많이 이루어졌다. 당장은 포털과 인터넷 기업의 판도에 변화를 주지 않지만 2007년에는 이런 인수합병의 결과가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2006년 초에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되어 블로그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이글루스.

 

기업 인수가 활발해지면서 4월에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후코리아를 인수한다는 오보가 나와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4월 6일에 일부 신문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가 야후코리아를 인수함으로써 1위인 NHN의 네이버를 밀어내고 1위로 등극하게 될 것이라는 기사를 냈다. 이 기사로 인해 가장 놀란 사람은 이런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던 야후코리아 직원들이다. 인수 합병에 대한 논의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기사가 보도된 후 야후코리아를 비롯해 인터넷업계는 난리가 났다. 결국 이 기사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야후코리아의 해명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며 가장 큰 오보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인수합병 열풍의 반대편에서는 쇠락한 기업들이 사람의 기억에서 점차 잊혀지기 시작했다. 2006년에 사라진 기업 중에서 가장 큰 충격을 준 기업은 네띠앙이 될 것이다. 사실상 국내 최초의 포털 사이트라 할 수 있는 네띠앙은 7월 31일부터 나흘째 접속이 중단되었으며, 직원과의 연락도 끊겼다. 이후 다시 임시로 사이트를 열면서 잠깐 운영되긴 했지만 결국 접속 두절이 되면서 한 시대를 마감했다.

 

악플과 사이버범죄 증가는 여전히 큰 문제

한편 악성댓글(악플)과 스팸 등의 악성정보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사회적 대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1월 초 지율스님 단식 농성 기사에 달린 악플은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이후에도 어린이가 사망한 기사에 패륜을 뛰어넘는 악플이 달리는 것을 비롯해 조금 화제가 된 글이면 어김없이 악플이 달렸다. 댓글로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 무조건 이승엽 선수를 까 내리거나 한국인을 비하시키는 댓글을 달아 사람들을 낚는 악플러가 판을 치는 한 해가 되었다.
그러다 1월 23일에는 ‘임수경씨의 아들 사망’ 기사에 악플을 단 사람들을 임수경씨가 고소해 악플러들에게 일침을 놓은 사건이 있었다. 3월에 4명의 악플러에게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되었고, 2월에는 가수 비에게 악플을 단 네티즌 4명에게 70만 원의 벌금이 내려졌다. 9월 초에는 탤런트 김태희씨 기사에 악플을 단 악플러 11명이 입건되는 등 악플러에 대한 고소와 처벌이 강화되면서 악플러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특히 임수경씨가 고소한 25명의 악플러들 대다수가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었고, 대학교수 2명을 포함해 은행원, 대기업 직원, 공무원 등의 직업을 가진 식자층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흔히 악플을 다는 사람을 가리켜 ‘초딩’이라고 놀리는데, 아이 사망 기사에 악플을 단 사람들이 초딩이 아닌 식자층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악플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도 했다. 9월에 김태희씨 고소로 입건된 11명 역시 18~34살 대학생과 일반인으로 밝혀져 악플은 다는 사람은 어린 학생들이 아니라 오히려 식자층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네이버에 하루 평균 달리는 댓글은 10만여개 정도이고, 이 중에서 10%는 악성 댓글이라고 한다.


탤런트 김태희씨 등이 악플을 단 네티즌을 고소하면서 악플러에게 경종을 울렸다.


악플과 관련된 재미있는 사건도 있었다. 2월에는 친일작가 김완섭이 자신의 망언에 비난 댓글을 단 네티즌 천여 명을 고소한 사건이 있었는데,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독도가 일본땅이라는 망언을 한 김완섭은 네티즌 고소를 통해 자신의 책을 좀더 홍보하려고 했으나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서 관심 밖에서 멀어진 존재가 되었다.
악성댓글 외에도 갈수록 증가하는 사이버범죄가 점차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사이버사기 사건 등의 피해자가 고소고발 하는 일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경찰의 다른 업무가 방해를 받을 정도다. 반면 사이버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네티즌에게 화제가 된 사건의 확대 재생산

사회, 문화적으로 2006년은 인터넷을 통해 특정 주제가 확대 재생산되는 경향이 점차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 한 해다. 예를 들어 3월 8일에 영화 <왕의 남자>가 관객 1천180만여명을 동원해 역대 한국영화 중 최고흥행기록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는데, 9월 2일에는 <괴물>이 그 기록을 6개월 만에 갈아 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스크린 수가 많이 늘어난 것을 비롯해 영화의 유통과정이 바뀐 것이 천만 관객 시대를 열게 된 기본 환경이지만, 네티즌을 통한 입소문의 힘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화제작을 보지 않으면 커뮤니티에서 끼기 어려운 분위기가 화제작을 보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11월 들어 마침내 1천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괴물>.
요즘은 네티즌들의 입소문과 영향력이 영화는 물론 문화 흥행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정치 사회면의 기사들도 네티즌에게 얼마나 확산되느냐에 따라서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거나 주목을 받게 된다. 2월의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 3월의 이명박 시장 공짜 테니스 의혹 사건, 5월의 대추리 대추분교 강제철거 문제와 ‘SBS 긴급출동 SOS 24’에 방영된 현대판 노예 할아버지 사건, JMS 성상납 파문, 6월의 월드컵, 7월의 동원호 피랍 선원 방송 후 반응, 8월의 노현정 아나운서 결혼 소식과 된장녀 파문, 10월의 정지영 아나운서 ‘마시멜로 이야기’ 번역 파문 등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네티즌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는 인터넷 에서 더욱 크게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동원호 선원은 방송 이후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한국으로 귀환되었다. 노현정 아나운서의 결혼 소식은 한 동안 된장녀라는 유행어를 만들면서 여성의 가식적 행동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된장녀 파문은 거꾸로 노현정 아나운서의 과거 남자친구 사진까지 등장시키며 노현정 아나운서를 된장녀로 몰고 가는 쪽으로 흘러가기까지 했다. 정지영 아나운서의 ‘마시멜로 이야기’ 파동은 출판사는 물론이고 정지영 아나운서의 사과와 DJ 사퇴 등으로 이어졌다.
정지영 아나운서의 대리번역 사건 등은 과거처럼 종이신문만 있던 시절이라면 아예 신문에 기사가 실리지 않거나, 기사로 한 번 실리더라도 사람들에게는 안 좋은 인상민 남기고 잠잠해질 이야기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대리번역과 아나운서의 도덕성 문제로 확대되었고, 결국 본인의 사과와 DJ 사퇴로 이어졌다. 인터넷의 감시 기능과 여론 기능, 압박 강도가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인터넷 이슈조차도 영화나 연예, 스포츠, 신상품 같은 대중적인 주제 위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이다. 연극, 전통문화, 수학 등의 다양한 주제로 확장되어 문화적 다양성을 갖춘다면 인터넷의 주제 확대생산 경향이 좀더 긍정적인 문화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 미수녀’ 사건을 주제로 쓴 블로그의 문서들.
이처럼 한 개인의 목소리도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다.

 

명의도용 문제 터진 게임업계

게임 분야에서는 올 초부터 불거진 1PC 2계정 문제가 큰 논쟁거리였다. 리니지의 명의도용 사태, 임요환의 군입대, PS3 발매 등도 주요 화제가 되었다. 명의도용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큰 파문을 가져왔는데, 2006년 2월에 300만 명이 가입해 즐기고 있는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대규모 명의도용 가입 사례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리니지 명의도용 피해신고 건수는 나흘 만에 6만 명을 넘어서면서 순식간에 큰 파문으로 확산되었다. 명의도용 사건은 그 동안 곪아있던 종기 중에서 작은 종기가 터진 것에 불과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네티즌들과 관련 업계는 크게 흔들렸다. 명의도용 사태는 도용이라는 주제 외에도 그동안 쉬쉬 하며 공개되지 않았던 작업장(작업방)에 대한 실체와 아이템 거래에 대한 내용까지도 언론에 공개되는 계기가 되었다. 몇십만 원짜리 칼과 방패는 워낙 일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흔한 품목이고, 어떤 게임에서는 지팡이 하나가 1천만 원, 문제가 된 리니지는 성 하나가 5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현실이 고발되면서 2차 충격을 주었다. 리니지 명의도용 사태는 온라인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을 외부로 드러낸 계기가 되었으며,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생활보호와 범죄 행위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리니지의 명의도용 사태는 게임업계가 가진 고질적 문제 중 일부가 노출된 것에 불과하다.

 

2007년은 분산형 서비스와 익명 커뮤니티가 화두로 떠오를 듯

2006년의 웹 2.0과 UCC 열풍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들의 본격적인 경쟁은 2007년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용자들의 참여는 더욱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Ajax, RIA와 같은 기술의 적용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불여우와 IE7의 치열한 브라우저 전쟁에서 마지막 승자가 누가 될 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2007년에는 또 다른 개념의 문화가 시작될 것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분산형 서비스가 확산될 것이고, 익명 커뮤니티가 2007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익명 커뮤니티는 yag(www.yagne.com)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선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이트를 방문해 혼자 문서를 보고 나오는 문화였지만 2007년부터는 다른 방문객들과 함께 문서를 보고 대화를 나누며 게임을 즐기는 문화가 시작될 것이다. 중앙집중식 게임도 분산식으로 확장될 것이다.
웹 2.0 서비스의 다양한 출발이 20006년의 특징이라면 2007년은 본격적으로 이들 서비스가 경쟁을 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또한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서비스도 나올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큰 변화 없이 흘러가던 인터넷 산업과 문화는 2007년부터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며 더욱 편한 인터넷 서비스로 업체와 이용자가 모두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지금 배포되고 있는 ‘야그’ 1.0은 태터출즈용 플러그인으로
접속자끼리 쪽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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