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은 왜 단체로 절벽에서 다이빙이래?
‘레밍즈’는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한 게임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천정의 입구에서 시간차를 두고 레밍들이 하나씩 떨어진다. 레밍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그냥 걸어 다니는 기계일 뿐이다. 앞으로 걷다가 길이 막혀 있으면 뒤돌아서 또 걷는다. 게임의 목적은 동굴파기, 계단 만들기, 낙하산 등 다양한 명령으로 최대한 많은 레밍들을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시간제한도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명령도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다음 레벨로 넘어갈 때마다 더욱 어려워지고 머리를 써야 클리어 할 수 있다.
‘레밍즈’는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한 게임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천정의 입구에서 시간차를 두고 레밍들이 하나씩 떨어진다. 레밍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그냥 걸어 다니는 기계일 뿐이다. 앞으로 걷다가 길이 막혀 있으면 뒤돌아서 또 걷는다. 게임의 목적은 동굴파기, 계단 만들기, 낙하산 등 다양한 명령으로 최대한 많은 레밍들을 목적지에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시간제한도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명령도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다음 레벨로 넘어갈 때마다 더욱 어려워지고 머리를 써야 클리어 할 수 있다.
게임 소개에 앞서 오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 게임의 모티브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은 레밍을 집단 자살을 하는 특이한 동물로 알고 있다. 이건 잘못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레밍은 집단생활을 하지만 자살을 하는 것이 아니다. 먹이를 찾아다니다 절벽에 다다른 레밍은 멈추려 하지만, 수만 마리의 레밍들이 뒤에서 계속 밀고 올라오기 때문에 떠밀려서 떨어지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자살이 아니라 그저 ‘떠밀려 떨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작은 희생으로 큰 기쁨을 얻자
레밍즈는 1991년 초기작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스페셜, 홀리데이 레밍즈 등 총 5편이 출시됐다. 당시 인기를 바탕으로 3D 버전도 나오고 플레이스테이션 1, 2와 포터블에서도 타이틀이 발매됐지만 추억 되뇌어보기 이상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래픽은 월등히 나아졌지만 올드팬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 작품에 대한 향수란 기술보다 위대한가보다. 생각해보면 표정도 자세히 보이는 레밍보다는 도트 몇 개가 레밍이랍시고 이리저리 걸어 다니는 게 좀 더 귀엽게 느껴지긴 한다.
레밍즈는 1991년 초기작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스페셜, 홀리데이 레밍즈 등 총 5편이 출시됐다. 당시 인기를 바탕으로 3D 버전도 나오고 플레이스테이션 1, 2와 포터블에서도 타이틀이 발매됐지만 추억 되뇌어보기 이상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래픽은 월등히 나아졌지만 올드팬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 작품에 대한 향수란 기술보다 위대한가보다. 생각해보면 표정도 자세히 보이는 레밍보다는 도트 몇 개가 레밍이랍시고 이리저리 걸어 다니는 게 좀 더 귀엽게 느껴지긴 한다.
이 게임의 핵심은 더 적은 수의 레밍을 희생해서 더 많은 레밍들을 천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천국의 문 앞에 기둥이 가로막고 있다면 레밍을 선택해 ‘가로로 파기’를 명령하면 벽의 맞은편까지 맨손으로 열심히 동굴을 뚫고 나간다. ‘파기’는 가로, 대각선, 세로로 가능하다. 벽은 벽인데 위쪽이 뚫려 있다면 ‘기어오르기’를 선택하면 된다. 명령을 받고 벽에 도달한 레밍은 장비도 없이 열심히 기어오른다.
정상을 밟은 레밍은 등반의 정신을 까맣게 잊고 다시 앞으로 전진한다. 벽이 높다면 ‘잘못알고 있던’ 전설처럼 벽에서 떨어져 원치 않는 천국행을 하게 되기에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여간 귀찮은 녀석들이 아니다. 이 레밍을 살리고 싶다면 ‘낙하산’을 주면 된다. 아무리 높아도 우산만한 낙하산을 펼쳐들고 둥실둥실 내려와 또다시 ‘전진’하는 레밍이다.
레밍들과 천국의 문 사이에 끝이 안 보이는 구멍이 뚫려 있는 스테이지도 있다. 이때에는 레밍에게 ‘계단 만들기’ 명령을 내려 보자. 명령을 받은 레밍은 어디서 챙겨왔는지 등짐을 메고 블록을 하나씩 꺼내 쌓아 대각선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어 낸다. 구멍이 넓다면 계단을 만들던 레밍에게 반복해서 같은 명령을 내리면 된다. 레밍이 쌓는 블록은 개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 번 명령에 몇 개를 쌓는지 잘 파악해서 끝나는 타이밍에 맞춰 ‘멈추지 말라’고 노동을 시키자. 레밍들은 스테이지의 끝에서 끝까지 일을 시켜도 불평불만 하나 없이 열심히도 일한다. 다만 스테이지마다 사용할 수 있는 명령의 숫자가 정해져 있으니 적재적소에 맞는 명령을 내려야 천국의 문까지 도달할 수 있다.
게다가 명령하는 위치와 타이밍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열심히 산책 중인 레밍 중 누구에게나 명령을 내릴 순 있지만, 너무 일찍 명령을 내렸다가는 파면 안 될 맞은 편 벽을 뚫어 모든 레밍들이 화면 밖으로 떨어져 버리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재빠르게 벽을 뚫던 레밍에게 ‘가로막기’ 명령을 내리면 착굴을 중단하고 두 손을 번쩍 들어 ‘돌아가라’고 길을 막아선다. 조그만 도트 주제에 발 한쪽을 까딱이며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어찌어찌 레밍들을 움직여 천국의 문까지 도달했는가? 아직 주의할 점이 남았다. 게임 초반은 난이도가 높지 않아 서너 마리 정도의 레밍에게 명령을 내리면 천국의 문까지 가는 길을 닦을 수 있다. 하지만 매 스테이지마다 시간제한이 있어 느긋하게 레밍들의 산책을 구경하다가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지금도 무서운(?) 버섯구름 도구
모든 레밍들을 천국으로 보내고 클리어 조건도 달성했는데 시간은 계속 흐르고 스테이지가 끝나지 않는가? 조금 전에 실수로 벽을 파다가 길을 막는 잉여 레밍이 남아 있지 않은가. 맵 안에 레밍이 한 마리라도 살아 있으면 스테이지는 끝나지 않는다. 눈물을 머금고 ‘폭파’ 명령을 내리자. 다섯을 센 레밍은 머리를 감싸 쥐고 ‘이건 아니잖아’ 하는 듯 몸서리를 치며 ‘펑’ 터진다. 한 마리의 희생으로 수많은 레밍을 구했다는 일말의 희생정신이라도 부여해 주면 마음이 좀 편안해질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일정 비율의 레밍들을 천국으로 보냈다면 나머지 레밍들을 가지고 도구를 이용해 사방팔방으로 사라지게 해도 상관없다. 이 게임은 레밍의 생태계를 알기 위한 자연과학 체험학습이 아니니까.
만약 어려운 스테이지에서 시간제한이 끝나기 전에 레밍의 비율이 깨져서 클리어가 불가능해졌다면? 도구 메뉴의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버섯구름 모양의 도구를 클릭하자. 1991년 당시에도 핵폭발이 재앙이긴 매한가지였을 터. 이 도구는 맵에 있는 모든 레밍들을 ‘자폭’시키는 매우 잔인한 도구다. 하지만 수많은 레밍들이 터져나가며 펼쳐지는 도트의 향연들은 폭죽 같아 보이기도 한다. 재미있다고 자주 이용하지는 말자. 뒤에서 가족들의 혐오스러운 눈총을 받고 싶지 않다면.
점점 어려워지는 난이도, 시간과의 싸움까지?
레밍즈 오리지널은 ‘Fun’(재미)부터 ‘Mayhem’(아수라장)까지 네 단계의 난이도로 구성돼 있다.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사용할 수 있는 명령의 개수도 적어지고 시간의 압박도 심해진다. 기본적으로 퍼즐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와 달리 점점 머리를 감싸쥐는 시간이 많아진다. ‘씽크X’ 좀 했다고 하는 창의력 대장인 친구들도 중반 이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PSP로 발매된 버전도 즐겨 봤지만, 역시 DOS 시절 키보드만으로 즐겼던 투박한 도트 투성이의 매력을 넘어설 순 없다.
확장팩 형식으로 발매된 2편 ‘Oh no! More Lemmings’는 오리지널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전편에서 도구가 충분한 대신 맵을 복잡하게 만들어 최소한의 희생으로 탈출하는 방법을 모색했다면, 2편은 다소 간결한 맵에서 최소한의 도구를 가지고 탈출해야 하는 지능 싸움이다. 보통은 모든 도구를 20개, 혹은 무한대로 제공하지만, 2편의 고난이도 스테이지로 넘어가면 아예 사용할 수 없는 도구도 많고 고작 2개밖에 사용할 수 없는 도구도 있다. 주어진 도구만으로 최대한 많은 레밍을 살려야 하는 2편은 현재까지도 상당히 난이도와 완성도가 높은 퍼즐 게임으로 유명하다.
지금도 웹사이트에서 ‘레밍즈’를 검색해 보면 도스 버전과 윈도우 버전 등 게임 파일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개발 툴을 이용해 자기만의 스테이지를 만들어 공유하기도 한다. 잠시 시간을 내 고전 게임도 즐기고 다른 게이머가 만든 스테이지도 해보며 286 컴퓨터로 게임을 즐겼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추억 되새김질’을 한 번 해보는 것은 어떨까?
레밍즈 제작사는?
레밍즈의 제작사 Psygnosis는 1984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레밍즈를 비롯해 디스크 월드, 노바 스톰, 와이프아웃 등 액션, 슈팅 게임을 제작한 이 회사는 한 때 소니와 손을 잡고 플레이스테이션 1의 서양 런칭에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특히 굴지의 슈팅게임 ‘와이프아웃퓨전’은 PS2, PSP용 타이틀 모두 IGN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레밍즈의 제작사 Psygnosis는 1984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레밍즈를 비롯해 디스크 월드, 노바 스톰, 와이프아웃 등 액션, 슈팅 게임을 제작한 이 회사는 한 때 소니와 손을 잡고 플레이스테이션 1의 서양 런칭에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했다. 특히 굴지의 슈팅게임 ‘와이프아웃퓨전’은 PS2, PSP용 타이틀 모두 IGN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게임 평가는?
당시의 그래픽을 지금 보면 유치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속칭 ‘도트 노가다’로 완성된 이 게임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그래픽이 아니라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점이다. 비록 잘못된 정보에서 착안하기는 했지만 오리지널 이후 꾸준히 새로운 후속작이 출시됐고 3D 버전과 콘솔 플랫폼까지 확대됐으며 비슷한 장르의 다른 게임들까지 속속 출시됐으니, 이만하면 게임사(史)에 한 획을 그었다고 인정할만하지 않은가?
저작권자 © 디지털포스트(PC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