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서 삼성자산운용사 등 ETF 몰아주기 문제제기
작년 공정위 조사에 증권사 영업정지 사례 속출
[smartPC사랑=김호정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내 자산운용사를 검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업체의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감 몰아주기 혐의점과 관련 공정위 전달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장지수펀드(ETF) 물량 몰아주기 조사가 삼성·KB 등 자산운용사들에 대해 수차례 제기됐던 문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확인되면 화살은 자산운용 대표 등에게 향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삼성·KB·한국투자·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유력 자산운용사 4곳에 대한 서면 조사에 착수했다. 아울러 이 날 각 운용사 계열사인 증권사, 보험, 은행 등에도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서면 조사를 통해 자산운용사들이 ETF 순자산액을 늘리는 과정에서 같은 금융 계열사의 지원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를 위해 각 금융계열사의 랩어카운트 거래 내역, 주식 주문을 조건으로 한 상품 매입 등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ETF 상품을 고객에게 추천하면서 의도적으로 타사 상품을 배제했는지도 조사 범위에 올랐다.
ETF 몰아주기 의혹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금감원 업무보고에서 처음 의혹이 제기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자산운용 등을 지목하며 ETF 판매사가 같은 계열사 ETF를 우선순위로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삼성자산운용 'Kodex KOFR 금리 액티브' 및 'Kodex CD금리 액티브' 총 자산의 15%(1조5816억원)가 삼성금융 계열사 자금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상품에 대해서도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을 포함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삼성 못지 않게 계열사 지원 금액이 수조 원까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은행도 ETF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12년에는 은행의 계열사 운용사 펀드 판매액은 50% 이하였으나 2022년 들어 25% 수준으로 강화됐다. 그는 2020년 이후 점검 내역이 없는 만큼 금감원에서 이 부분을 들여다볼 것을 당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실제 몰아주기 이슈가 있었느냐가 관건인 부분인데, 사실과는 다른 부분"이라며 "현재 금감원이 조사 중인 만큼 성실히 조사에 임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금감원의 서면 조사 결과가 다음 달 중순쯤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서면 조사는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뼈아픈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조사 범위가 ETF를 넘어 그룹 회장과 다른 쪽을 향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공정위는 증권사 대상현장 주식매매 수수료 등 담합 현장 조사를 벌였는데 이후 금감원이 랩·신탁 불건전 운용 조사를 전방위로 확대했다. 그 결과 일부 증권사들은 기관 제재로 일부 영업정지를 맞기도 했다.